중증근무력증(MG: Myasthenia Gravis)은 400명당 한 명 꼴로 발병하며, 미국의 경우 약 12만명의 환자가 있다. 중증근무력증은 면역계가 운동종말판(motor endplate)의 아세틸콜린수용체(AChR)를 공격하여 손상시키는 항체를 생성함으로써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의 중심에 있는 면역반응은 보체연쇄반응(complement cascade)이다. 보체연쇄반응이란 보체단백질이 결합하여 세균의 세포벽에 구멍을 뚫는 일련의 화학반응을 말한다. 아세틸콜린수용체는 전기자극을 전달함으로써 근육을 움직이고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세틸콜린수용체가 보체의 공격으로 손상되면 근육운동이 심각하게 손상된다.
MG에 의한 심각한 근육약화는 많은 합병증(호흡곤란, 저작 및 연하곤란, 언어장애, 안검하수, 시야불선명)을 야기한다. 근육약화를 예방하거나 역전시키면 다른 합병증들도 예방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 MG는 완치될 수 없지만, 수술을 통하여 흉선을 제거하거나 다양한 약물을 투여하면 치료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수술을 해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약물요법은 시간이 흐르면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면역억제제나 부신피질호르몬제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인트루이스 의대의 연구진은 MG모델 랫트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보체연쇄반응 경로의 핵심단계를 차단함으로써 MG에 의한 심각한 근육약화를 예방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지금까지 세 가지의 보체활성화 과정이 알려져 있다. 이들은 각각 고전경로, 대체경로, 렉틴경로라고 불리는 과정으로, 이들 과정은 보체 활성화의 초기단계인 C3 전환효소(C3 convertase)를 활성화시키는 과정만이 서로 다르고, 그 이후의 과정은 서로 같다. 이들 보체활성화 과정은 결국 막공격복합체(MAC: membrane attack complex)라는 구조를 세균의 세포벽에 형성하여 세균이 파괴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고전경로, 대체경로, 또는 렉틴경로를 통하여 활성화된 C5 전환효소(C5 convertase)는 모두 같은 형태의 MAC의 형성을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C5 단백질은 C5 전환효소의 C3b에 결합하여 C5a와 C5b로 분해된다. C5a 조각은 확산되어 이동하며, C5b 조각은 근처의 세포 표면에 결합한다. 세포 표면에 결합된 C5b에 C6, 7, 8, 9 단백질들이 연쇄적으로 결합하도록 유도하며, 이들이 모여서 세포에 구멍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를 MAC라고 부르며, 세균의 표면에 형성된 MAC 때문에 세균은 삼투압을 견디지 못하고 분해되어 죽게된다.
연구진은 보체경로를 C5 단계에서 차단함으로써 MG의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지, 완화시킬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연구를 기획하였다. 연구진은 MG가 발병되도록 유도된 랫트에 抗-C5 단클론항체(anti-C5 mAb)를 투여한 결과, 보체연쇄반응 경로가 완료되기 전에 C5의 단계에서 중단시킴으로써 근육약화를 예방하거나 근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anti-C5 mAb로 치료받지 않은 랫트들은 24시간 경과후 안락사를 요할 정도의 심각한 근육약화가 진행된 데 반하여, anti-C5 mAb로 치료받은 랫트들은 48시간이 경과되어도 근육약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한편 이미 MG가 유도된 랫트에게 anti-C5 mAb를 투여한 결과 24시간 후에 2/3가 근력을 회복하였다.
연구진이 치료군 랫트의 운동종말판을 면역형광염색한 결과 AChR에서 C9의 축적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고, 초미세구조분석(ultrastructural analyses) 결과 종말판이 온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는 C5가 MG의 치료표적이며, 이러한 접근방법이 특히 근무력증위기(myasthenic crisis)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므로, anti-C5 mAb 제제인 에쿨리주맙(eculizumab)에 대한 임상시험이 1년 이내에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번 연구가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삶을 개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임상시험이 성공적인 것으로 확인된다면 류마티스관절염이나 루프스와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에쿨리주맙(솔리리스)은 알렉시온社에 의해 개발된 인간 단클론 항체로서,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치료제로서 올해 4월 미 FDA의 승인을 받았다. PNH는 유전적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적혈구가 보체 시스템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용혈과 혈색소뇨증이 발생하는데, 이는 혈액의 pH 변화로 인해 보체가 좀더 활성화되는 야간에 특징적으로 악화된다.(GTB2004020422) 이번 연구는 MG의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시하였을 뿐 아니라, 에쿨리주맙이 PNH 뿐만이 아니라 MG를 비롯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SOURCE: "Anti-C5 Antibody Treatment Ameliorates Weakness in Experimentally Acquired Myasthenia Gravis", J. Immunol., the Jouranl of Immunology, Dec 2007; 179: 8562 - 8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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