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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화끈거릴 때가 있다. 어떨 땐 가만히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을 느낄 때가 있다.
이렇게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한데 묶어 ‘항문소양증’이라고 한다. 항문이나 항문 주변에는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매우 예민한 부위라 특히 잘 관리해야 한다.
여성보다 남성, 특히 40세 이상 중년남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며 생활습관에 연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원인을 금방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것도 있다.
◇원인
① 항문 주변 피부 질환
배변 후 제대로 닦지 않거나 항문 주변을 지나치게 강하게 문지르면 피부가 자극을 받아 일어날 수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 접촉성 피부염 등이 대표적이다. 또 성병 등을 통한 피부 감염일 수도 있다.
② 대장 및 항문 질환
만성 설사(무른변과 설사변)나 만성 변비, 치질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③ 전신 질환
당뇨, 황달 등 간 질환, 백혈병 등에서도 유발된다.
④ 원인 알 수 없는 항문소양증
여러 검사를 통해서도 밝히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청결하게 하고자 목욕을 할 때 비누로 너무 많이 닦아서 항문소양증이 악화된 경우도 있고,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물(향신료, 커피, 알코올 등)을 과다 섭취하여 항문소양증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누적된 스트레스도 원인일 수 있다. 스트레스가 쌓여 항문주위 근육이 긴장돼있고, 땀이 많이 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일어난다. 이런 경우는 근원 치료가 되지 않는 한 약물치료로 호전되기 어렵다.
가려워서 항문 주변을 긁으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더욱 소양감이 증가되어 다시 긁는 행위가 유발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 생활습관을 통한 예방 및 치료
1) 항문 주변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한다
배변 후,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 전 항상 항문 주변을 닦아서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비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커다란 대야나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우고 엉덩이를 담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항문 주변 피부의 갈라진 틈새에 낀 작은 이물질들이 모두 빠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운동 후에는 바로 샤워를 하도록 한다.
2) 비누나 화장실 휴지로 항문 주변을 문지르지 않는다
항문 피부 틈새에 남아 있는 비눗기는 매우 자극이 될 수 있다. 약간의 비누 거품을 가지고 부드럽게 항문 주변을 손가락 끝으로 닦고, 순면 헝겊 등 수건이나 아주 부드러운 종이로 두드려 닦는 것이 좋다.
특히 치료를 시작한 직후에는 배변 후 화장실 휴지로 항문을 닦으면 피부가 쓸리게 되어 아플 수 있으므로, 면으로 된 헝겊을 따뜻한 물에 적신 후 짜고 나서 항문 주변을 닦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거칠게 문지르는 것은 피해야 하며, 가능한 ‘톡, 톡’ 두드려 닦는 것이 좋다.
3) 지나치게 항문을 축축하게 하는 것을 피한다
샤워를 하고 나선 항문 주변을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후 어린이들 땀띠나 습진 방지용으로 사용되는 베이비 파우더를 뿌려준다.
항문 피부에 축축한 상태로 연고나 물약을 발라 남겨 놓지 않는다. 항상 면으로 된 속옷을 입고, 나일론으로 된 것은 입지 않는다. 엉덩이를 조이는 꽉 끼는 옷을 입지 않는다.
항문 부위가 통풍이 잘되어야 항문이 축축하지 않게 유지 할 수 있다. 꽉 끼는 청바지보다는 헐렁한 치마가 낫고, 팬티스타킹은 입지 않는다.
하루 중 몇 시간 이상 계속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엉덩이가 통풍이 잘 되도록 대나무로 엮은 방석이나 구슬로 된 방석을 이용한다.
4) 의사에게 처방 받지 않는 연고나 크림은 바르지 않는다
항문소양증 치료 연고 및 로션은 매우 다양하나 조심해야 한다. 국소 마취용 크림과 연고는 증상을 일시적으로만 완화시킬 뿐이고,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할만하지는 않다.
연고보다는 피부 진정용 크림이나 콜로이드 오트밀 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효과가 없을 때는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면 증상은 바로 완화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연고 역시 오래 사용하면 항문 피부가 위축되기 때문에 증상이 가라앉으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연고 중 기름기가 너무 많이 포함된 것은 피부를 축축하게 한다. 그리고 많은 종류의 도표 용제들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소양증이 한창 심할 때는 로션을 사용하는데 항문을 닦고 나서 말리기 전에 바른다.
5) 배변을 규칙적으로 하고,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
변비와 무른 변 및 설사가 항문소양증을 가장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때문에 변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항문에 자극이 되는 음식이나 변을 무르게 하게 하는 음식은 삼간다. 배변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앉아서 항문에 힘을 주지 않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더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도록 한다.
6) 음식을 가려서 먹는다
항문소양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물은 다음과 같으므로 되도록 피한다.
- 커피, 차, 탄산음료(특히 카페인이 함유된 콜라), 유제품, 알코올(특히 와인과 맥주), 치즈, 초콜릿, 흡연, 견과류 등.
또한 개인에 따라 특별히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도록 한다.
7) 증상이 호전되면 위에 열거된 지켜야 할 원칙들을 하나씩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야 하는 원칙은 ▲항문 주변을 깨끗하게 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하며, ▲문지르거나 약을 발라서 항문 피부를 손상시키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상이 재발하면 다시 원칙들을 처음부터 모두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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