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묵상 19-47
-낡은 가죽성경-
7~80년대 우일교회 목회초기
불청객 밤손님
낡은 성경찬송만 들어있는
목회심방용 가방을
연락처도 안 남기고
장소 이동시킨 후
오늘까지 무소식
도둑님!
앞으로는 꼭 연락처를!
오랫동안 읽으면서
줄치고, 메모하고,
접어놓고,
색인간지 끼어넣은 성경
참고도서 없이도
오경과 계시록 강해를 쓸 수 있었던
셀프자작주석 성경.
돈이 될 만한 것이 없어서
그 손님에겐 좀 미안하지만
혹 목사였다면 횡재(?)
다시 성경책을 사서
옛날 못지않게
많은 표식을 해 놨는데
또 밤손님께서 그만-
아마 다른 손님이었겠지요.
처음 그 손님
다시는 안 왔을 거야
운반비도 안 되었을 테니-
두 번이나
밤손님 접대를 하고나니
이젠 담장을 높이고,
창틀도, 자물쇠도-
손님! 이젠 포기하세요.
또 다시 줄치고 메모하여
처음만은 못해도
세 번째 셀프주석으로 활용 중.
손님! 혹 또 오시면
큰집으로 모실 수도-
세 번째 성경
표지가죽이 낡아져서
새 가죽성경 구입
알맹이는 달리 처리
가죽표지만 뜯어서 교체
또 네 번째
교체해야할 때가 된 것 같다.
내게
성경이 없었다면
말씀이 없었다면
말씀을 읽지 못했다면
말씀을 듣지 못했다면
말씀을 멀리 했다면
어느 공허하고
흑암이 가득한 험지에서
혼돈된 삯꾼이 되어
지렁이만도 못하고,
벌레만도 못하게
꿈틀거리고 있지 않았을까?
아버지께서 보시던 낡은 성경
가보로 보존,
나도 후손에게 물려줄
보물이 있어야하니
밤손님!
이젠 전업하시길 부탁합니다.
그때 그 밤손님!
그 성경 많이 읽으시고
한 번 연락하고 오세요.
회포 한 번 풀어봅시다.
선교중앙교회
World Mission Center
김윤식 목사
www.wccc.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