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유다의 왕으로 등극했지만, 아직 이스라엘은 다윗을 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브넬은 사울 왕의 아들이 이스보셋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고 유다와 이스라엘이 서로 대결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개됩니다. 결국 이 두 세력은 기브온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입니다(12절, 13절). 이스라엘은 사울 왕의 군사령관이었던 넬의 아들인 아브넬을 중심으로 이스보셋의 신복들이 나섰고, 유다에서는 요압과 다윗의 신복들이 나섰습니다. 이 두 세력은 기브온에서 만나 각 진영에서 열두 명씩 나서게 하여 서로 겨루자고 하여 결국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데, 결과는 아브넬과 이스라엘 사람들의 패배였습니다(17절).
결국 아브넬과 이스라엘 사람들은 도망가기 시작하고,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을 비롯한 유다 진양의 병사들은 아브넬을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아사헬은 들노루처럼 발이 빨라서 가장 빠르게 아브넬을 뒤쫓습니다(18절, 19절). 오히려 이것 때문에 아사헬은 아브넬에게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18절~23절). 아사헬은 좌우는 보지 않고 오로지 이스라엘 진영의 실세인 아브넬을 쫓는 데 집중했습니다(19절). 20절부터 22절의 말씀을 볼 때 아브넬을 아사헬과 맞서 싸우길 원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브넬은 아사헬을 넉넉히 이기고도 남을 정도의 실력이었기에, 21절에 말하고 있는 것처럼, 좌우에 있는 다른 병사들을 처치하고 그 군복을 전리품으로 챙겨 돌아가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22절을 볼 때 아브넬은 요압의 형제들을 이미 잘 알고 있으며, 요압과도 굳이 개인적으로는 나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음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아사헬이 빠른 속도로 달려왔기에 아브넬이 창의 뒤 끝으로 배를 찔렀음에도 아사헬의 몸을 관통하여 죽고 맙니다. 이로 인해 전쟁은 소강상태가 됩니다(23절).
결국 요압을 중심으로 한 유다 진영의 병사들과 아브넬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 진영의 병사들은 서로 마주 보는 산에 올라 협상을 하게 됩니다(24절, 25절). 먼저 아브넬이 언제까지 이 전쟁을 지속하여 희생자를 내겠느냐고 휴전을 의미하는 제안을 하고(26절), 아브넬은 전쟁의 책임이 아브넬에 있음을 고지(告知)하면서 아브넬의 제안을 받아들여(27절) 휴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 세력은 각기 자기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30절과 31절은 두 진영의 피해를 수치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유다 진영이 승리한 전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전쟁은 안타까운 싸움이었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싸움이었습니다. 물론 두 세력이 서로 패권(霸權)을 두고 벌인 전쟁이었지만, 그들은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이었고, 하나님께서 선택한 민족이었기에 이 전쟁은 말 그대로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헤아렸다면 일어나지 않아도 될 전쟁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왕을 구하여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그러나 사울이 하나님께 불순종하여 결국 처절한 죽음을 당했다면,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그 다음의 왕이 누구인지를 하나님께 진지하게 물었다면 이러한 전쟁의 아픔 없이 이스라엘 전체가 하나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넬과 이스보셋은 그 권력을 내어주고 싶지 않은 탐욕으로 불필요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집중하지 않고, 내 욕심에 초점을 맞추면 비극적인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내 욕심에 집중하고 있는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그 뜻을 따르려고 하는지 자신을 잘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