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케어(문케어)를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하고, “재정 파탄을 가져와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사실상 폐기를 선언한 것이다.
정말 건강보험이 재정위기이고, 문케어가 재정위기의 주범일까? 전혀 아니다. 2017년 문케어를 시작할 때 20조원이었던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은 문케어가 끝나가는 2021년 말 기준 여전히 20조원으로 변화가 없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저축한 돈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건강보험이 재정위기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혹시 건강보험료를 너무 많이 걷어 적립금이 안 줄어든 것일까? 이도 사실이 아니다. 문케어 기간 5년(2017~2021)간 인상률은 2.3%로 문케어 이전 10년(2007~2016)간 건강보험료 인상률 3.4%에 비해 높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동안 인상률이 1.4%로 낮았으나 이명박 정부 동안 4.0%로 높았다. 보수 정권에서도 보장성 강화를 했고 건강보험료는 올랐다.
2040년 건강보험 누적적자가 678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주장도 가짜뉴스에 가깝다. 이는 2026년 건강보험료율이 법정 상한선인 8%에 도달한 이후 15년 동안 건강보험료율은 전혀 올리지 않는 반면 지출은 예전처럼 증가할 것이라는 매우 비현실적인 가정에 근거한 예측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어느 정부와 국회가 건강보험이 적자인데 15년 동안 지출도 줄이지 않고 보험료도 인상하지 않는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