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섭리를 믿습니까?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를 위한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그것을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섭리(攝理, divine providence)라고 부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거룩함과 완전함으로 이끄시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그 하느님의 섭리를 느끼지 못하고, 불평을 늘어놓거나 절망하고 좌절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엘리야 예언자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하느님께 죽기를 간청합니다.
하지만 잠에서 깬 엘리야 앞에는 뜨겁게 달군 돌에 구운 빵과 물 한 병이 놓여 있습니다.
엘리야는 이 빵과 물로 힘을 얻어 사십 일 동안 걸어서 하느님의 산으로 갑니다.
오늘 독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엘리야가 도착한 그 하느님의 산인 호렙산에서 엘리야는 고요 속에 하느님을 만납니다.
절망과 두려움 속에 죽기를 원한 엘리야에게 하느님께서는 천사를 통해 걸어 나갈 힘을 주시고
나아가 당신의 계획을 알려주십니다.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를 걸으며
먹을 것이 없다고 하느님께 불평을 늘어놓습니다.(탈출 16, 2-3 참조)
그들은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대한 기대와 희망보다는
자신들이 이집트에서 노예로 지냈을 때 먹던 고기를 더 그리워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메추라기와 만나를 내려주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약속의 땅에 다다를 때까지 그 만나를 내어주십니다.
오늘 복음은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께 사람들은 그분을 두고 수군거렸다고 전해줍니다.
이집트에서 약속의 땅으로 이끄신 하느님께 불평을 늘어놓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반응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불평하는 이들에게 만나를 내려주신 모습과 같이,
자신 앞에서 불평하고 있는 이들에게 믿음을 요구하시며,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신 자신을 믿는 이들이 영원히 살도록 내어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한 계획을 마련해 두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체성사 안에서 생명의 양식,
그분의 살을 통하여 이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고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습니다.
나아가,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가 전하 듯,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 것과 같이 우리도 그 사랑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 다.
그분의 섭리 안에서, 엘리야 예언자의 이야기처럼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지라도,
우리가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주님께서는 우리의 삶 안에서 계획하시고 또 이루십니다.
이에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과 같이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그분께 대한 믿음과 희망을 두고 그분의 이끄심과 그분 사랑에 우리 자신을 맡겨야 할 것입니다.
강영식 바오로 신부 심곡본동 본당 주임
연중 제19주일 주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