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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에,
출근을 포기하고,
주차장을 찾았습니다.
오늘은,
황석산을 가는 팀이 있어서,
무조건 따라가기로...
출발지는,
사당이고,
목적지는,
황석산입니다.
7시에 출발했는데,
11시가 조금 못돼서 황석산 입구에 도착을...
황석산 주변에는,
크고 작은 산이 많은데,
오늘은 황석산을 들러 거망산이 목표이고...
참고로,
황석산은 덕유산의 끝자락으로,
산세가 험해서 전쟁의 흔적이 도처에 있다고...
시골 농가 뒤로,
황석산 줄기가 눈에 들어오네요.
얼핏 보면,
그냥 평범한 산인데,
막상 올라보니,
결코 만만치 않았고..
산의 높이는 1,200 정도이고,
주변 산도 1200에서 1,300 정도로,
꽤 높은 산들입니다.
황석산을 올라가며,
맞은편에 있는 기백산을 바라보니,
이런 모습입니다.
산행은,
황석 코스도 있고,
기백을 갈 수도 있었는데,
멀리서 바라보니 기백산도 나쁘지 않을 듯...
속담에,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하는데,
산 욕심이 있어서 그런지,
별게다 부러워지네요. ㅎㅎ
마을을 지나고,
신속으로 접어드는데...
초반부터,
쉽지가 않네요.
사람의 왕래가 적고,
숲이 우거져서,
힘든 것이 아니라...
정말,
희한한 이유로,
산행이 어려웠는데...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부터 고로쇠 받을 준비를...
이번 산행은,
산의 경사가 급해서도 힘들었지만...
온 산이,
고로쇠 채취를 위하여,
여기저기에 사람의 흔적이 많았고...
길은,
어디가 등산로이고,
어디가 고로쇠 받으러 다니는 길인지,
구분이 힘들었네요.
그나마 다행은,
등산로는 산악회에서 걸어둔,
리본이 있어서...
누군가,
산에서 길을 잃게 되면,
고로쇠 호스를 따라가면 된다고 했는데...
내 생각은,
고로쇠 호스를 따라가면,
힘들어서 죽을 수 있으니,
반듯이 리본을 따라서 다니 길...
이 사진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어떨 수 없이 찍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웃지 못할 사연은...
사진의 좌측으로,
커다란 바위가 있었고...
난,
생각 없이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바위 아래서,
볼일 보는 아주머니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 처서,
급하게 방향을 돌려서 찍느라...
내 의지와 무관하게,
볼일 보는 아주머니 엉덩이가 아른거려서,
히죽거리며 올라가는데...
가파른 경사가,
웃음을 멈추게 했고...
그런데,
어디가 등산로 인지,
구분이 되나요??
개인적으로,
늦가을과 초겨울 산행은,
낙엽으로 인해 길 찾기가 너무 힘드네요.
절반쯤 올랐는데,
잘 조림된 낙엽송(일본 입 갈나무)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시원시원하게 자랐네요.
그리고,
이 산의 특징은,
멧돼지의 흔적이,
단 한 곳도 없었고...
아마,
고로쇠 채취를 위해서,
농부들이 온산을 휘젓고 다녀서,
돼지들이 어디론가 피했을 듯...
이제는,
계곡을 지나고,
능선으로 접어드는데...
적당한 눈과,
선명한 오솔길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고...
산에는,
철쭉나무가 많은 걸 보니,
늦음 봄 철쭉 산행지로,
나쁘지 않을 듯...
이어지는 등산로는,
크고 작은 봉우리를,
수도 없이 지났고...
길이 어렵다기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니,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았고...
힘도 없는데,
저 봉우리만 지나면,
정상일 거라는 기대는,
자꾸만 실망으로 다가왔네요.
높아가는 실망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금세 어디론가 사라지고...
왜냐하면,
주변 경치가,
너무 멋있어서... ㅎㅎ
맞은편 능선은,
기백산 능선이고...
먹구름도 있지만,
산과 구름이,
잘 어울렸네요.
드디어,
황석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보이는 암벽 능선이,
오늘 1차 목표인 황석산인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바위와 암벽이,
훨씬 심각하네요.
부지런히 걸어서,
정상 바로 아래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걷는 동안에는,
봉우리가 엄청 많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렇지도 않고...
암튼,
5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부지런히 걸어서,
정상이 코앞이고...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그런데,
엄청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은 다소 초라한 모습으로...
바위가 많아,
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일부러 정상석을 만들지 않았으리 몰라도,
산세에 비해 정상은 너무 단출했고...
오히려,
정상 아래에는,
쉴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주변 조망도 좋았습니다.
잠시 쉬면서,
두 번째 목표를 바라보는데...
갈 곳은,
바위 능선을 넘고,
봉우리도 여러 개 넘어서,
맨 뒤에 보이는 거망산까지 가야 하고...
거망산을 가기 위해,
북봉 능선을 지나 가는데...
누군가,
힘이 남아서,
이렇게 멋진 돌탑을...
나도,
시간 된다면,
돕고 싶었지만,
갈 길이 바빠서,
돕지는 못했고... ㅎㅎ
사실,
바위 이름이 있다면,
뭐라 말할 수 있으나,
이름 없는 바위가 너무 멋있어서 농담을.. ㅎㅎ
이 바위는,
조금 전 바위보다,
운치가 덜 함에도 불구하고,
그럴싸한 이름이...
내 눈에는,
거북이라는 느낌이 없는데,
거북 바위로 너무 유명하네요.
암튼,
북봉을 지나는 길에,
이런저런 멋진 바위도 구경하면서,
조금은 여유롭게 걸었습니다.
내가,
거북이가 아니라고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좀 더 현장감 있는 사진을...
아무리 살펴봐도,
거북이라는 느낌은 없고...
오히려,
바위 뒤로 보이는 황석산은,
위용이 장대 하기만...
암튼,
황석산은 육산의 포근함과,
암벽의 거친 모습을,
한 번에 보여줬고..
거망산을 향하는 길에,
오래된 참나무가,
산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당산나무 역할을...
한 사람이 하나씩 쌓은 돌은,
소원이 이루어지지는 않더라도,
고목나무의 생명을 연장해주는,
선한 행동이 되었고...
나도,
커다란 바위를 올리고,
로또 한 장 부탁했네요. ㅎㅎ
드디어,
두 번째 목표도,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고...
갈 곳이 여기라고,
구름이 정확하게 찍어주는데,
내 다리는 저기 어떻게 가느냐고 하소연을...
암튼,
가야 하므로,
힘내자고 달래가며,
거망산으로 가는데...
앞서가는 산객이 없었는데,
갑자기 몇 사람이 모여 있고...
이유는 모르지만,
조심하라는 소리와,
비명에 가까운 괴성이...
큰 사고라고 생각하고,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니,
소소한 문제로 인해,
산객들의 아우성이었고...
아우성을 치던 산객이 떠나고,
빈자리에서 현장을 살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격한 공감을...
왜냐하면,
내려가는 길이는 짧지만,
줄을 부여잡고,
힘들게 내려가야 하므로...
그런데,
이런 정도로,
비명까지야 할지 모르지만...
밧줄과,
급한 경사가 문제가 아니라,
바위에 얼음이 범인이라서...
바위 한편에,
살짝 얼음이 있지만,
한 번의 실수로,
주르륵 미끄러져서,
바위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상황이...
암튼,
웃을 일이 아니라,
겨울 산행의 최대 적은,
눈이 아니라 얼음임으로,
조심 또 조심해야...
어려운 구간을 지나니,
이제는 고속도로의 느낌으로,
거망산을 향해서 달려갑니다.
잔설이 남아서,
미끄럽기도 하고,
질척이는 구간이 있지만,
이 정도는 사뿐사뿐.. ㅎㅎ
이 구간은,
철쭉으로 유명한데,
겨울이라서 꽃은 그렇네요...
암튼,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모처럼 편안한 길을...
산행 중에 만난,
신기한 발자국인데...
크기는,
내 주먹 정도이고...
멧돼지와 고라니는 아니고,
개 종류도 아닌 것 같고...
발자국은,
고양잇과 동물이라고 추정되는데...
호랑이는 아니고,
표범도 아니고,
삵도 아니면,
나처럼 뚱뚱한 고양이... ㅎㅎ
거망봉을 가는 길은,
일부는 눈길이고,
일부는 눈이 녹아서 질척이고,
나머지 구간은 낙엽이 많아서 미끄럽고...
즉,
길은 사진처럼 가파른 곳은 없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쉽지 않았다는... ㅎㅎ
암튼,
눈은 즈려밟고,
질척이는 구간은 돌아가고,
낙엽은 피해서 걸었습니다.
어디까지???
사진 속 봉우리까지...
잠시 물 한잔 마시며,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결코 짧지 않은 구간을,
어렵게 걸었네요.
아쉽지만,
이쯤에서 황석산의,
엄청난 위용은 보이질 않았고...
기회가 된다면,
기백산을 찾아와서,
먼발치에서 안부 전하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거망산은,
이제 지척에서 모습을...
지척이라 해도,
한 시간은 걸어야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반가웠고...
오래전에,
지리산을 좋아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여기는 끌고 왔으면...
왜냐하면,
이젠 지리산 종주는 어렵지만,
여기 코스가 지리산 축약한 느낌이 강해서...
가는 길은,
고산지대로 인해,
나무들도 예사롭지 않고...
산죽들은,
등산로 주변에서,
바람과 함께 청량한 소리를...
물론,
당일은 혼자라서,
청량보다는 처량했지만... ㅠ ㅠ
오늘도,
눈을 걸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는데...
올 겨울에도,
눈과 함께 하는 시간이,
자주 있었으면...
그리고,
나의 소소한 소망은,
발자국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함께 했으면...
거망봉은,
주변을 조망할 것도 없는데,
정상석은 엄청난 규모로...
아마도,
주변이 빈약하니,
정상석이라도 즐기라는... ㅎㅎ
암튼,
붉고 선명한 글씨는,
산객을 압도하며 자리했고..
대신,
내가 읽을 수 있는 한글은,
너무나 쪼맨하게...
이젠,
산을 내려가서,
막걸리와 소주를 만날 시간인데...
거망산과 푸른 하늘이,
발걸음을 붙잡고...
평소에는,
시간을 쪼개서,
잠시라도 머물렀는데...
오늘은,
너무 허기가 심하고,
알콜 부족으로 인한 금단현상이 심해서,
사진만 남기고 바로 하산을...
하산 코스가 두 곳인데,
빨리 가려고,
거리가 짧은 곳을 선택했는데...
역시나,
돌아가면 쉽지만,
질러가면 어렵다는 명언이,
너무나 정확했고...
사람들이 쉬운 곳을 찾다 보니,
내 키보다 큰 산죽을 헤치며,
술집을 향해서 한발 두발 내려갑니다.
한참을 내려왔음에도,
아직도 술집은 멀기만...
그런데,
너무 신기한 것은,
멧돼지의 흔적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
어떤 연유인지 몰라도,
여기는 돼지가 살기에는,
너무 힘든 환경이 분명하고...
나무에 걸린 것은,
고로쇠 채취를 위한,
고무호스인데...
벌써부터,
농부의 부지런한 손길이,
온 산에 가득하네요.
아마도,
멧돼지는 농부를 돕기 위해,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듯...
아님,
부지런한 농부가,
모조리 먹었거나...
내려가는 길은,
쌓인 낙엽으로 인해,
길을 찾기가 어렵네요.
정상이나,
사람의 왕래가 있는 곳은,
등산로가 선명한데...
빨리 가려는 욕심에,
이상한 곳을 왔더니,
새로운 복병이,
바쁜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그래도,
산악회 리본 덕분에,
헤매지는 않았네요.
이제,
산행은 1킬로 남짓 남았는데...
산악회 리본과,
고로쇠 채취용 호스는,
일심동체가 되었고...
그런데,
그 둘이 하나 되어,
내려가는 방향은 알려줬으나,
미끄러움은 어찌할 수가 없었고...
다 왔다 싶었는데,
문제의 구간은 여기부터였는데...
사진처럼,
땅이 있으면,
어떻게든 걸으면 되는데...
낙엽 아래에,
얼음이 있으니,
미끄러움은,
정말 심했고...
더 중요한 것은,
얼음이라는 녀석이,
낙엽 아래 있어서,
눈으로 확인이 어렵다는 것...
그나마,
고드름이라도 있다면,
조심조심했으나...
고드름도 없이,
땅이 얼어있는 곳은,
정말 힘들었고...
그래도,
지팡이로 땅을 두드려 가면서,
천천히 내려왔고...
내려오는 동안,
여러 개의 폭포(??)가 있었는데,
얼음에 집중하느라고,
사진도 찍지 못했네요.
암튼,
폭포인지,
폭포라면 이름이 있는지도 모른 채,
그냥 무심결에 셔터를 눌렀고...
그런데,
이 정도 수량의 계곡이면,
찾는 사람도 많고,
쉴 곳도 많을 것 같은데...
산속은,
흔한 멧돼지의 흔적도 없고,
오로지 고로쇠 채취용 호스뿐이고...
이제는,
사람 사는 곳이 가까워지니,
산세도 평온해지고...
날 괴롭히던,
낙엽도 부드럽고,
얼음은 어딜 가고,
평온한 산길에 새소리가 가끔씩...
참고로.
다시 찾아간다면,
지장골로 하산하지 않고,
거망산에서 조금 더 직진한 다음,
태장골로 하산하기로...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장골을 선호하고,
길도 좋다고 해서...
이 냇가를 건너면,
지루한 산행은 마무리되고,
드디어 술과 함께할 수가... ㅎㅎ
참고로,
냇가에 있는 안내판에는,
거망산은 억새가 유명하다고 했으나...
산행하는 동안,
어디에도 억새는 없었는데...
심지어,
집에 돌아와서,
찍어놓은 사진을 몇 번을 돌려봐도,
억새는 없었네요.
황석산과,
기백산의 골짜기를,
용추 계곡리라 하는데...
계곡에는,
휴양림도 있고,
캠핑장도 있다고 하니,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찾아보기로...
암튼,
1,000미터가 넘는 고산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계곡은,
한적하고 고요하기만...
계곡이 끝나고,
속세가 시작하는 지점에,
무지한 백성을 구하기 위한,
조그만 절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는데...
가는 길은,
요즘 절과 다르게,
조그만 오솔길로...
참고로,
이런 오솔길은,
전시용이었을 뿐이고,
대문은 따로 있었지만...
암튼,
이 절은,
고려 말 무학대사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모습일지...
절에 왔는데,
두 가지 때문에,
잠시 멍하니 바라만 보았고...
우선,
대웅전을 가는 길에,
우측 왕벚나무와,
좌측 전나무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고...
왕벚나무의 두께가,
성인 서너 명이 팔을 벌려야 될 정도고,
전나무는 키가 30미터는 되어 보였네요...
두 번 째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소음에도 불구하고,
불경을 외우고,
수도생활이 가능한지 의문이...
절 바로 아래에는,
이렇게 큰 폭포가 있어서,
폭포수 소리가,
절을 가득 메우고 있네요.
용추사 스님에게,
용추폭포의 물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불경으로 들리는 듯...
그래서,
나도 잠시 물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데...
역시,
나처럼 속세에 찌는 사람은,
그냥 시끄러운 물소리로만...
산행을 마치고,
조그만 식당을 찾아갔는데...
주말에는,
식사를 팔지만,
평일에는 라면만 판다고...
그래서,
소주 한 병과 라면을 주문했더니...
주인아주머니가 먹으려고,
김치전을 하고 있는데,
그거라도 안주하라고 하네요...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라면과 소주 한 병으로 한 끼를...
굶주린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계속되는데,
집으로 가는 버스는 더디기만...
이렇게 배가 고프면,
라면을 한 봉지 더 달라고 할걸... ㅠ.ㅠ
암튼,
배가 고파서,
잠도 오지 않는데,
차창 너머로는,
저녁노을이 물들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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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데,
눈과 눈꽃이 기다리는 곳으로...
물론,
완벽한 준비를 하고,
안전한 곳을 찾아가야 하고...
암튼,
많은 사람들과,
눈꽃을 즐기고,
시원한 소주를 곁들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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