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캠프에서 젊은 엄마가 죽었습니다! (동북인도에서 온 19번째 편지)
사랑하는 선생님!
평안하시지요. 그 동안 소식이 적조하였습니다.
오늘 안타깝게도 랄빠니 난민캠프에서 열기로 한 사랑의 식탁, 공동식사를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간밤에 난민 캠프에서 아기를 낳은 지 3개월 되는 젊은 엄마가 죽었습니다. 그는 폭동으로 집을 잃고 난민캠프에서 아기를 낳게 된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된 후유증으로 죽은 것으로 보입니다. 인근에 병원도 없고 병원에 갈 돈도 없어서 혼자 앓다가 죽은 것입니다. 우리 난민들은 날마다 삶이 고달파서 젊은 엄마의 필요와 그의 산후 조리와 산후병을 돌보지 못하였습니다. 참으로 슬프고 가슴이 아픕니다. 더 큰 문제는 3개월 된 아기를 계속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난민캠프에서 돌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두가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오늘 젊은 아빠의 오열 속에서 캠프의 모든 난민들이 함께 울며 예배를 드렸습니다.
선생님,
그 사이에 3곳에서 사랑의 식탁을 배설하며 난민캠프에 사는 난민들 상호 간에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난민들 모두가 처음으로 먹는 여러 가지 반찬과 고기 카레에 만족하였습니다. 모두들 공동식사를 제공해주신 한국 교회 교우님들과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여유를 가지고 다음 주 토요일에 랄빠니 난민캠프에 가서 유족과 난민들을 위로하기로 하였습니다.
선생님,
우리지역 난민캠프에서 겨울옷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략 60명입니다.
자켓 가격을 문의하기 위해 실차르시에 갔습니다. 보내주신 사진에서 본 패딩은 찾지 못하였습니다. 패딩보다 반코트 스타일의 옷을 찾았습니다. 이 옷을 한 개당 900루피입니다. 결코 싼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제품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추르찬드푸르의 것과 같은 것이 구매가 가능한지를 알아보고자 플러톨시에 갔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찾지 못하였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추르찬드푸르와 같은 패딩을 계속해서 찾아볼까요? 아니면 900루피 반코트 스타일의 옷을 주문해야할까요?
선생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선생님의 신속한 답변과 시골지역의 상황을 이해하여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한 번 더 같은 종류의 패딩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옷을 주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까지 결과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오늘 오후에 저는 전기가 없는 산지에 갑니다. 물론 인터넷도 안됩니다. 정글에서 숨어 지내는 우리 교회 성도들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한 달여 전에 1가정 당 쌀 2포대씩 전달한 곳입니다. 산이라서 폭동으로부터는 안전하지만 평지보다 춥고 마실 것과 먹을 것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들과 함께 하룻밤을 머물고 내려올 겁니다. 그들이 겨울을 어디서 날 것인지? 겨울을 산지에서 보낸다면 양식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각입니다.
그리고 내려와서 바로 겨울옷을 주문할 예정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선생님께 말씀을 드린 것보다 겨울옷 주문 개수가 늘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폭동 이전에는 선생님을 막연히 신학교를 돕는 자로만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선생님이 저희들이 당한 억울한 불행과 고통을 이해하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누어 주며 저희를 인격적으로 섬겨주시는 분임을 알았습니다. 선생님은 난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섬세하게 배려하며주님의 얼굴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저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선생님과의 구호 동행을 하면서 폭동으로 입은 상처를 치유받았습니다. 그 동안 받은 감동이 참으로 큽니다.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안타깝게도 아주 작습니다. 겨우 선생님과 한국 교회와 한국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과 선생님처럼 작은 자들을 겸손히 섬기기로 다짐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건강과 평화를 빕니다.
2023년 11월 1일, 수요일, 자시
사무엘 형제가 10여일 사이에 보내준 카톡 글을
우담초라하니가 정리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