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뭘로 할까?
희망이에 대해서도 써 봐라!
얼마 전 신이 내게 “희망이에 대해서도 써 봐라.”라고 말했지.
희망인 마르티스이고 5살이야. 아주 귀엽고 사랑스럽게 생긴 아이지.
그런데 지금까지 버티며 미루고 있었네. 뭘? 글 쓰는 걸.
내가 이렇게 게으르고 말도 드럽게 안 들어 쳐 먹는 족속이야.
이러다가 한 방 또 꿀밤을 ‘꾹~’하고 된통 맞아야 정신 차리겠지.
그러다가 좀전에 어떤 숫자가 눈에 보이는 거야.
참고로 오늘은 8월 25일 아침 9시 15분!
1123인가 봐. 그 의미는 ‘11시 23분’까지 라는 시한이 정해졌다는 의미야.
그때까지 뭔가를 필히 꼭 해야한다는 뜻이지.
‘그게 뭘까?’ 라고 난 생각할 필요도 사실 전혀 없어.
그리고 눈을 뜨려는 찰라에 ‘톡’하고 톡도 동시에 들어 왔지.
그 톡은 희망이를 내게 맡긴 희망이 보호자한테 온 거야.
지난 2019년 7월 1일부로 희망인 나와 한 가족이 되었고, 한 열 흘 뒤에는 희망이 짐이 다 내게로 옮겨 오게 됐어.
이젠 빼도 박도 못 하고 완전히 나랑 콕~살아야 하는 거지.
먼저 희망이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해야 순서겠지?
작년 6월 달이야! 2018년 6월!
그 당시 희망이 보호자에게서 톡이 왔는데, 희망이가 미용을 하러 가면 사납게 해서 동물병원에서도 미용을 거부한다는 거야.
‘노노노’ 한다는 소리지.
희망인 평소엔 아주 얌전하고, 명랑하고, 밝고, 쾌활한데…말이지.
‘왜 동물병원에만 가면 질겁하고 표독스러워지면서 애가 사시 나무 떨듯 할까?’
아마도 이런 걸 거야.
동물병원에서 미용하는 중 어떤 절박한 상황 속으로 이 애를 몰아넣은 거지.
그건 동물병원에 근무하거나 관련된 이들은 그 속사정을 알겠지? 우리는 모르지만, 아니 우리는 모르는 척하고 있지만…
희망이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동물들이 그래. 왜 그렇게 하는 지는 알만하잖아?
아이들이 동물병원에만 가서 미용하고 오면 이상하게도 성격이 달라지고, 포악스러워지더라고, 예민해져!
그리고 동물병원 앞에만 데려가도 바들바들 두려워 떨지. 그걸 꼭 말로 해야 알겠어? 왜 그런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아닌까?
그 애들만 그런 것은 아니야.
며칠 전에 산보하러 갔지. 한 아이가 얼굴 부분만 털이 와글와글 자라 쭉쭉 뻗어있더군. 고슴도치처럼. 또 마치 꼬마 사자처럼 보여 웃기더라고.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아이는 내가 가까이 가서 만지려고 하니 막 짖는 거야. 악착같이…주인이 목줄을 꽉 잡고 있더라고.
“얼굴에는 왜 털을 안 깎아 줬어요?”
이 애는 얼굴은 손도 못 되게 한다는 거야. ‘어마나, 우리 희망이랑 똑같네.” 미용을 하러 가지도 못 한다는 거야. 그래서 집에서 해 준다고 했어.
애견 센터에서 미용 중 크게 겁을 먹었었나 보네요. 주인은 웃었어.
그리고 아이가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없어 이렇게 누가 관심만 보여줘도 으르렁거리며 짖는 다는 거야.
아이고 맙소사~
‘동물들 잘못이 아니잖는가? 그 애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들이 잘못해서 생긴 일들이 아닌가?’ 라고 난 반문했지.
사실 정말 동물들 탓이 아니란 걸 희망이를 보면 알 거야.
단 1년만에 희망인 그 나쁜 버릇이 싹 고쳐졌지.
내가 희망이와 그 동안도 계속 살았다면 금방 달라졌겠지만, 잠깐 잠깐 만났을 뿐이었는 데도 희망인 완전히 180도 달라졌어.
난 주변에서 그런 강쥐들을 만나면 말하지.
혹시 주위에 강쥐들이 미용하러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 있으면 제가 데려다 미용해 줄 게요.
미용비를 받는 것도 아니고요. 능수능란하게 미용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편안하게 깍아 줄 수 있어요. 적어도 몸에 상처는 전혀 나지 않게 해 줄 수 있어요. 전 그저 그 아이가 미용을 앞으로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그래요.
그러면서 내 연락처를 가르쳐 주고 그런 아이가 주변에 있으면 꼭 알려 달라고 신신 당부 하지.
또 샛길로 빠졌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알겠지.
너도 머리 자르려고 미용실 가면 바들바들 떨면서 가나? 그렇지 않잖아? 그러면 내가 말하는 의미를 알겠지?
우리도 그렇잖아!
한 번 공포스러운 경험, 진절이 나는 체험을 하고 나면 그 때의 상황들이 지워지지 않고 메모리가 돼 내 머릿 속에 콕 박혀 버리지. 트라우마가 돼 버리는 거야. 영원히~
그와 같이 똑같은 분위기와 상황이 도래하게 되면 또다시 그 아픔과 통증으로 면도날처럼 곧두서고 날카로워지지. 삐죽삐죽~
동물들은 자기 표현을 말로 할 수 없으니 몸으로 저항하는 거야, 소리로 주장하느냐 짖어대고 사나와 지는 건 당연한 거겠지?
그건 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보호 본능 때문이니까.
발악 하는 거지. 살기 위해서 말이지. 그걸 나무랄 수 있나? 사납다고 할 수 있나? 포악하다고 할 수 있어?
하물며 어린 동물들은 어떻겠어. 난 그 심정을 충분히 공감할 것 같더라고.
지인이 내게 희망이 미용을 해 줄 수 있느냐고 묻더군.
그래서 난 얼른 대답했지. “네” 라고.(7분)
난 애견 미용을 배운 것도 아니야. 그저 집에 강쥐들이 여러 마리 있다보니 매번 2~3개월마다 미용하러 동물 병원에 가는 게 부담스러웠지. 경제적으로…
그러나, 날 더 절박하게 미용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몰아 붙였던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어.
바로 ‘비용’이 아니라, 우리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구름이 미용하고 왔을 때야.
구름이를 잠시 소개하면 구름이는 주워 온 아이야. 미니 푸들이고, 다리 한 쪽을 다쳐서 절더군. 한 마디로 말하면 장애자지. 나이는 5살 정도 됐었지.
그 녀석 샤워를 하려고 하다보니 온 몸에 상처 투성이더라고. 왜 그 애견 센터에서는 그런 게 눈에 안 띄었을까?
그런데 목욕을 하려고 하다보면 꼭 눈에 띄더라고 이상하게?
우리 강아지들은 미용을 집에서 해 줘도 얼만 얌전하게 있는 지 몰라, 그러니까 단 30분도 안 걸려 뚝 딱 하는 것 아니겠어.
그 계기로 내게 미용을 꼭 집에서 해 줘야겠다는 용기가 생겼지. 자신감이… ‘이젠 정말로 미용을 해 주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절박한 심정이 되었어.
지금 당장 서툴러 보여도 좀 숙달되면 되는 것 아니겠어.
‘집에서 가능하면 미용을 하도록 하자!’ 라고 굳게 다짐 했지.
미용 도구를 구입한 지가 벌써 한~20년도 넘는 것 같네.
최근에 안 일이지만, 면도기가 그 다시 위험한 것은 아니더군.
조금만 조심한다면 말이지…
나도 미용 도구에 대해 겁을 심하게 내는 편이긴 한데 이제는 그런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났어.
희망이 덕분이지. 희망이에게 보여주려고 면도기를 내 손에 막 문질러 봤어. “이렇게 해도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겁 하나도 안 나~”라고 하면서. 그런데 상처가 안 나더라고…남자들이 하는 그 면도기와 똑같았어. 여자들이 눈썹을 미는 것도 마찬가지고…
하물며 미용 도구에 대한 공포를 경험한 아이로서는 얼마나 끔찍하겠어. 나도 20년를 미용을 했어도 두려워했었는데 말이지. 오줌을 질질질 지릴 정도면 겁이 났겠어. 죽기보다 싫은 일일 거 아니야.
희망이는 정말 너무 순수하고 깨끗했어. 이쁘게 키워서 때가 묻지 않은 애였지만 미용 만큼은 진저리를 쳤다지.
내가 보기에도 포독스럽게 으르렁대는 모습을 보면 무서울 정도의 표정을 지었어. 그 정도면 혹독하게 뭔가가 있었던 게 분명해. 알만하지.
그렇게 해서 희망이와 난 인연이 됐지.
그런데 말이지…
희망이가 우리 집에 오는 첫 날, 하늘이 내게 뭔가를 보여줬어. 오래 전 일이라 정확지는 않아도 말이지. 이런 거야!
희망이가 현관에 서서 밖으로 나가려는 거야. 난 가지 못 하게 팔을 잡아 끌었지. (10분)
그렇게 우린 줄다리기를 하듯 하고 있는 모습을 환영으로 봤어.
희망인 우리 집이 싫어서가 아니라, 이 세상이 너무 싫은 거야. 희망이 영혼이 떠나고 싶어한다는 걸 그 당시 그래서 알게 되었지.
희망인 우리 집에 처음 오는 날도 온 집안을 다 구석구석 냄새를 맡고 다니면서 둘러 보더군. ‘흠흠 여기 좋은데…’글구 조금도 어색해하거나 낯설어하지 않고 자기 집인양 편안해 했어.
다른 애들같지 않게 주인을 찾지도 않더라고. 울 강쥐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어. 그때는 그게 사실 너무 놀랐지.
그렇게 모든 면에서 희망인 좋은 애였지만, 얼굴 부분과 앞 다리, 배, 가슴 부분에는 누구도 손을 못 되게 하는 거야.
그 주인도 희망일 안을 때는 대형 타올로 희망일 둘둘 감싸서 안고 다녔어, ‘앙’하고 무니까.
그때는 으르렁대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지. 그리고 만지는 순간 ‘앙~’하고 물었어. 사납게….나도 물리기는 했었지.
내가 보기엔 그걸 누가 사납다고 할 수 있지? 그걸 보고 누가 나쁜 강아지라고 할 수 있느냐고? 난 그런 의문이 들었어.
그런 부분도 나랑 몇 개월에 한 번씩 만나면서 조금씩 개선되어 가더군.
이제서야 말하지만, 지난 7월에 온 이후 희망인 완전하게, 완벽하게 그런 싸나운 행동이 다 치유됐어.
놀랍지 않아? 이건 기적이야 기적!
희망이 첫 미용을 해 주는 날이야. 나도 긴장하고 희망이도 역시 엄청 긴장했지.
희망인 사시나무 떨듯 정말 바들바들 떨었어. 아무리 달래려고 해도 희망인 계속 성을 냈지. 으르렁으르렁….
별 것도 아닌데 그러는 게 난 도리어 이상했어.
울 강쥐들에게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었거든.
요란법석을 떠는 바람에 진땀을 흘리고 털부스러기들이 날아와 나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로 감투를 썼지.
베란다 전체는 털로 뒤덮혔어.
난 그런 희망이가 도리어 안쓰러워서 희망일 끌어안고
“내가 사람들 대신해서 사과할 게. 널 이렇게 해 놔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해...”라고만 하며 오랫동안 울었어.
이 애가 어떤 아픔을 당했길래 이렇게 발광 할까? 자기 몸에 손도 못 되게 할까? 결국 우여곡절 끝에 겨우 끝 마치기는 했어. 미용을…앞 다리 두 개의 발은 엉성하게 털이 들숙날숙하게 쥐가 파먹은 듯해놨지만. 발톱도 깍지 못 했지만 나중엔 어렵사리 어찌어찌해서 깍기는 했어.
그것만 해도 천만다행이지….뭐~
울 강아지들은 단 30분이면 미용도 목욕도 다 마치는데 이에는 미용만도 한 시간 이상이 걸렸었다면, 말 다한 거지.
또 희망인 나를 만날 때마다 보면 늘 엉덩이에 똥이 묻어 있었어. 털이 자라고 그 털 속에 감춰져 닦아주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아마도 똥구녕을 신경을 전혀 안 쓰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지. 목욕할 때만 깨끗해지는 건 아닌가?
이건 내 생각이지만 언제나 엉덩이에 똥이 딱딱하게 덩어리져서 털에 묻어 있었어.
희망인 또 대소변도 아무 데나 막 싸고 다녔지.
훈련이 안 된 게 틀림없었어. 이불, 요 위까지 다 싸고 다녔어.
처음엔 당혹스러웠어. 난 집에서 화장실도, 방문도, 베란다로 통하는 문도…이렇게 어떤 문도 한 겨울에도 다 열어놓고 살지. 현관문만 제외하고.
그런데 희망이가 집에 오는 날은 드레스 룸도 꼭 닫아 놔야 했어. 거기 가서 몰래 응가도 하고 소변도 보고 오거든.
또 용변를 보러 갈려치면 눈치를 살살 보는 거야. 이 애가 눈치가 백 단이라 자기를 본다는 낌새를 채기라도 하면 절대로 오줌도 대변도 참아. 인내력 끝내줘. 그리고 안심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에 가서 어딘가에 몰래 싸고 오지.
희망인 그 집에서 대소변을 보는 것에 대한 심각한, 아주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걸 알았어. 그때!
그런 경험을 해 봐. 똥 마려운데 못 눠 봐. 미친다. 미쳐!
또 소변 마려울 때 못 누면 누가 보든 말든 아무 데나 싸고 싶어져. 안 그래? 그런 경험없어? 난 너무 많은데…
그런데 이 애는 그 대소변에 대해서 매번 크나큰 스트레스가 있었어. 일상이고, 늘 수시로 봐야하는 용변인데 말이지.
그걸 제대로 못 보고 산다는 게 말이나 돼. 그걸 이해하도록 노력해 봤어?
그러니 애가 점점 날카로워지고 사나워지고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살 수 밖에 없었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