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내산악회 목요산행팀 계획에 따라 '두목마을 입구 → 엄씨묘 → 장군바위 → 시루산 → 주왕지맥 합류(분덕재 갈림길) → 발산 → 발산 정상석 → 삼호아파트 → 장릉 주차장'의 11km 구간을 5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1
[정의] 강원도 영월군 북면 문곡리에 있는 산.
[개설] 시루산은 강원도 영월군 북면 문곡리에 있는 해발 685m의 산이다. 시루산이 있는 영월군 북면 문곡리(文谷里)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문포(文浦)[개간이]와 세곡리(細谷里)[가느골]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문곡리’라고 하였다. 문포는 북면의 면 소재지였고, 세곡은 넓은 들이다.
[명칭 유래] 시루산은 산의 모양이 음식을 찌는 데 쓰는 시루처럼 생겼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전국적으로 시루산의 한자음인 증산(甑山)이라는 지명을 가진 산이 많다. 증산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있는데, 영월의 시루산에는 시루떡을 하여 고사를 지내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아들을 낳기 바라는 한 아낙네가 산꼭대기에 시루떡을 해 놓고 고사를 지냈더니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고사를 지내던 바위만 남기고 온 세상이 물에 잠겨 버렸다는 이야기이다.
[자연환경] 시루산의 서쪽으로는 문곡천이 흐른다. 문곡천은 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류의 하나이다. 동쪽으로는 과거에 영월읍에서 북면 마차리로 가는 중요 도로였던 봉래산로에 분덕치라는 고개가 있다.
[현황] 시루산을 찾는 등산객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시루산만이 아니라 발산과 연계한 등반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시루산의 산행을 시작하는 곳은 대체로 국도 제31호선에서 시루산길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시루산에 올라 발산을 거쳐 영월 읍내로 내려가거나, 또는 반대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시루산의 서쪽 사면은 오래전부터 석회석 광산의 채굴이 이루어져서, 현재 가로 300m 세로 700m 정도의 면적이 드러나 있다. 앞으로도 광산 채굴은 계속될 것이므로, 자연환경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광석을 캐낼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이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정의]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에 있는 산.
[개설] 발산(鉢山)은 영월의 진산(鎭山)에 해당하는 해발 675m의 산이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일대에 조선 시대 영월군의 읍치(邑治)[군수의 사무실이 있던 곳]가 있었는데, 발산은 바로 영흥리의 북쪽에 있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영월의 진산은 발산’이라는 내용이 있다. 발산의 남쪽 자락에는 단종의 묘소인 장릉이 있고, 보덕사라는 불교 사찰이 있다.
[명칭 유래] 발산은 산의 모양이 바리때 모양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918년 간행된 50,000분의 1 지도에는 ‘바리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바리산은 발산의 순우리말이다. 전국적으로 발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산은 매우 많다. 근래에 발산은 ‘바리산’보다는 ‘삼각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영월읍에서 북쪽으로 올려다보면 산의 모양이 삼각형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환경] 발산은 아주 높은 산은 아니나 영월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장릉, 영모전, 보덕사, 금몽암 등 많은 유적이 있다. 정상의 조망이 매우 뛰어나 동강과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현황] 발산 등산 코스는 영월고등학교에서 영모전을 거쳐 바위 구간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길이다. 하산은 북쪽의 주 능선으로 가다가 서쪽의 가파른 길을 내려가서 금몽암 입구를 지나 보덕사를 경유하는 코스이다. 금몽암으로 올라가서 구경할 수도 있다. 최근 외지에서 오는 등반객들은 발산에만 오르지 않고, 주변의 봉래산과 시루산을 연계하여 좀 더 긴 산행을 즐기기도 한다. 영월의 중심지 영흥리는 현재 국도 제31호선과 국도 제38호선이 지나가는데, 과거에는 국도 이외에 현재 봉래산로도 중요한 도로였다. 발산을 중심으로 영월을 지나는 3개의 중요한 도로인 셈이다. 발산과 봉래산 사이로 난 봉래산로는 분덕치(分德峙)를 넘어 마차리를 지나 율치(栗峙)[밤고개]를 거쳐 평창으로 가는 길이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2024년 10월 3주 차 목요 산행은 17일 목요방 산행 계획에 따라, 강원 영월의 시루산과 발산을 연계해 달리기로 했다. 당연히 두 산 모두 초면이고, 시루봉은 많이 들어봤으나, 시루산은 처음 듣는다. 해서 더 볼 것도 없이 동행하기로 한 산이다. 와중에 발산은 영월의 진산이라 불리는, 즉 영월읍의 뒷산이다. 어쨌든 11km에 불과한 코스에 해발 700m가 채 안 되는 산이라, 오지 산행이라기보다는 동네 뒷산을 오르는 느낌이라, 평소와 달라 특별하게 준비하는 건 없다. 물론 체력 유지를 위해 사당역표 김밥은 준비한다. 다만, 산행 계획에 따르면, '장릉보리밥집'에서 늦은 점심 겸 하산주를 마실 예정이지만, 날머리가 영월읍이라, 고정된 식당은 아닌 듯해, '영월탄광촌'이라는 식당에서 마시자고 권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당일 시루산과 가까운 청옥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산행 내내 맑고, 기온은 영상 14℃~22℃, 바람은 0㎧~2㎧로 다소 더울 거 같다.
2 – 1
이제는 일상화된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산이거나, 다른 중요한 산행이 전날 또는 다음날 있는 게 아니면 두말하지 않고 따라나서는 목요방 산행이라, 시루산행 역시 5시에 알람을 맞추고 자, 정말 오랜만에 알람에 놀라 잠에서 깼다. 그리고 핸드폰의 알람을 종료하며, 왜 알람을 맞추고 잤는지 잠깐 기억을 더듬고서야 오늘이 목요 산행 날이라는 걸 깨달았다. 평소라면 4시 반경 자동 기상인데, 알람에 놀라 깼으니, 시간이 촉박해 서둘러 아지트로 나와 볼일을 보며,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했다. 일단 목요방의 핵심 선수 중 하나인 여성 산꾼이 밤사이 취소했다. 고로 현재는 알 수 없으나, 무언가 중요한 일이 발생했다. 그 외는 변함이 없다. 고로 만석에서 한 자리가 빈 인솔 대장 포함 27명이 시루산행에 동행한다. 이후 늘 그렇듯이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5시 45분경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갔다. 그리고 열차를 타고 삼각지역으로 가 4호선 오이도행으로 갈아타고, 6시 43분경 사당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개찰구로 나가 즉석 빵집의 틈새 상품인 김밥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갔다.
사당역 1번 출구로 나와 바쁘게 움직이는 직장인들을 관찰하며, 공영주차장으로 가, 6시 46분 영월 시루산행 버스가 대기 중인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친한 산꾼과 지난주 육백산행에서 낙오 사람들에 관해 얘기를 나눈 후 차에 올라, 친숙한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며 내 자리로 가, 먼저 배낭을 벗어, 슬링백과 생수, 슬리퍼를 꺼낸 후, 앞자리 의자 밑에 넣으려고 보니, 스피커다. 해서 내 자리 밑에 넣으려고 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니 뒷바퀴와 관련된 무언가가 역시 방해하지만, 그래도 억지로 밀어 놓고,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은 후 책을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지난밤 숙취 덕인 거 같다. 꿈결에서 양재나,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이 타는 걸 어렴풋이 알았다. 그리고 인솔 대장의 마이크 소리에 깨어보니, 휴게소라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후 버스 옆에서 일행 몇과 날씨와 이번 산행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다시 버스에 탔다.
이후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오지 같지 않은 이정표나 등산로가 잘 정비된 오지라고 얘기를 시작해, 시루산이나, 발산이나, 실제 정상과 정상석이 있는 정상이 다르고, 특히 발산은 실제 정상이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으니, 꼭 갈 사람만 가라고 했다. 그리고 정규 등산로는 아파트로 내려가지만, 그 전에 길이라 부르기에 민망한 빠른 등산로로 있으니, 급한 산꾼은 그리로 내려가라고 했다. 그리고 이후 이번 산행에 관한 건 아니나, 선두 조의 지시를 잘 따라줄 것과 마감 시간을 엄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육백산행에서 발생한 낙오 때문에 꺼낸 얘기인 듯했다[산행기]. 그리고 늦은 점심 겸 하산주는 장릉보리밥집이 맛집으로 유명하나, 주변에 식당이 많으니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하라는 말로 설명을 끝냈다. 이후 들머리 도착 10분 전 다시 마이크를 잡고, 도착 10분 전이니 잠을 깨우고 산행 준비를 하라고 해,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은 후 물가방과 슬링백을 크로스로 메고 기다려, 예정보다 10분 이른 9시 50분 들머리에 도착했다. 고로 마감도 10분 당긴 3시 50분이 됐다.
2 – 2
버스에서 내리며 현 위치, 즉 들머리의 날씨를 확인하니, 구름 낀 흐린 날씨에, 기온은 영상 15℃~23℃, 바람은 1㎧~2㎧로 추웠던 휴게소와는 달리, 다소 더운 날씨라는 예보지만, 산행하기에는 최적의 날씨가 될 듯하다. 이후 버스에서 내려, 두 등산 앱으로 현 위치의 고로를 확인했다. 246m~247m, 오늘 오를 최고봉인 시루산의 높이가 685m, 고로 고도차는 439m로 영월이라는 걸 고려하면, 올려야 고도는 별로 높지 않다. 그걸 확인한 후 벌써 저만치 앞서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 임도로 시루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9시 51분경이다. 그리고 9시 58분 엄 씨 묘를 지나, 9시 59분 임도 갈림길에 도착했다. 정상, 즉 시루산 정상은 우회전으로 1.8km, 직진은 임도로 자물쇠를 채운 출문이 막고 있다. 등산로 입구 역시 철문이 막고 있으나, 손을 쓸 수 있는 동물이라면, 누구나 쉽게 풀고 잠글 수 있는 구조라, 네발 동물을 막기 위함이지, 두발짐승을 막기 위한 건 아니다. 어쨌든 선두가 자물쇠를 풀고, 철문을 열고 들어갔고 나머지도 그 뒤를 따라갔다. 당연히 후미, 즉 인솔 대장이 철문을 원위치하고 다시 자물쇠를 채웠다.
비록 동네 뒷산이지만, 한국 산이 대부분 그렇듯이 시루산 또한 시작부터 급경사 깔딱이나, 동네 뒷산답게 곳곳에 나무를 땅에 박은 계단과 이정표 등 등산로 상태는 좋다. 해서 선두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급경사를 올라, 10시 12분경 지금까지와는 달리 완만한 능선으로 바뀌어 거칠었던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결과적인 얘기로 이번 시루산, 발산 산행은 급경사를 어느 정도 오르면, 호흡을 고르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완만한 능선으로 바뀌기를 반복했다. 해서 선두, 후미 가릴 거 없이 거의 한 줄로 서서 가는 산행이 됐다. 물론 힘들어서가 아니라, 급한 거 없는 산행이라, 일행의 반 정도는 유유자적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에 담느라, 의도적으로 뒤에서 따라오는 여유까지 부렸다. 하지만 초반에는 안개가 잔뜩 껴 주변에 보이는 게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갔다. 그러다 보니, 수시로 현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의 꺼내 앱의 지도를 찾아봤다. 그렇게 달려, 그리고 다시 급경사 깔딱을 올라, 10시 38분 갈림길에 도착했다.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정상까지는 480m가 남았으나,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에 관해서는 어떠한 정보도 없어, 다시 앱의 지도를 찾아봤다. 램블러의 네이버 지도에는 이정표와 같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에 관한 정보가 없으나, 산경표에는 분명 등산로가 있다. 그것도 우리가 올라온 것보다 짧다. 그래서 더 급경사일 태지만. 어쨌든 깔딱이 끝나자, 다시 완만한 경사의 능선이라, 얼마 남지 않은 정상을 향해 50여 미터를 가자, 앞의 울창한 숲에 녹색 봉우리의 실루엣이 보인다. 정상이다! 신이 나서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걸음을 재촉하는데, 앞서가던 일행이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사진을 찍는 게 무언가 있는 듯해 바로 그곳으로 가 봤다. 인솔 대장이 코스 설명 때 언급한 장군바위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 투구를 쓴 사람 얼굴 모습인듯한데, 안개 속이라, 전혀 구분이 안 된다. 그래도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정상으로 향하자. 갈림길 이정표다. 현재 시각 10시 46분, 시루산 정상은 직진으로 거리 정보가 없는 거로 봐서 코 앞이다. 그리고 오른쪽은 '마차 시내'로 3.94km 거리다. 그런데, 우리가 출발한 '두목'에도 거리 정보가 없다. 이정표를 만들 때 거리를 몰랐나?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시루산 정상 방향으로 몇 미터 가자, 왼쪽으로 철봉을 땅에 박고 밧줄을 건 안전시설이고, 그 반대편에는 쉴 수 있는 의자다. 고로 정상 쉼터다. 그런데, 정상 반경 50m 내라면 반응하는 등산 앱이 조용해, 혹시 앱의 문제인지 이것저것 확인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해서 앱은 무시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0시 47분 '시루산 정상, 해발 685m' 정상석이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다들 고개를 갸우뚱한다. 여기가 정말 정상이냐는 거다. 정확히는 장군바위 정상이다. 어쨌든 그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걸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진행 방향을 혼동한, 일행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길을 확인하기 위해 바위 위에 올랐다가, 놀라운 광경을 발견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운해(雲海), 즉 구름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섬이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가 가야 할 진정한 시루산을 발견하고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모두에게 알려줬다. 이후 바위 위에서 본 대로 갈림길로 돌아가, 마차 시내 방향으로 가며 가끔 뒤로 돌아 전망대 시루산, 정상석이 있는 시루산, 또는 장군바위 정상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진정한 시루산으로 향하는데, 또 왼쪽으로 소개문 서 있어 이번에는 뭘까 궁금해하며 가까이 다가갔다.
미녀송(美女松)이다. 해서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봤으나. 미녀를 찾지 못해 다시 소개문의 사진을 보고, 응? 이게 왜 미인송이지 궁금해하며, 다시 둘러보니, 앞에 사진의 소나무가 있다. 굳이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하자면 물구나무서서 다리를 180도 벌린 모습이다. 그 모습이 미녀와 무슨 상관인지 궁금해, 소개문을 읽어 봤으나, 애초 옛사람이 미녀라고 부른 이유는 감추고 현대에 맞게 그럴듯하게 해설하기는 했으나, 행간에는 옛사람이 미녀라 부른 이유가 드러난다. 물론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다시 시루산으로 향해 전진하자, 10시 54분 등산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알려준다. 진정한 시루산이라, 당연히 그 지점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0시 55분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이라고 해봐야, 갈림길이라, 이정표가 서 있을 뿐, 그 어디에도 여기가 진정한 시루산이라는 걸 알려줄 만한 어떠한 표지도 없어, 앱의 지도를 확인하고서야 정상임을 알 수 있다. 인솔 대장이 코스를 설명할 때 발산은 정상과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가 다르다고 언급했으나, 시루산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었는데. 시루산도 마찬가지다
후미와 다음 등산객을 위해 선두 조 산꾼이 평소 가지고 다니던 매직으로 나무에 기대 있던 등산로 표지 뒷면에 '시루산, 685m'라 쓰고 이정표 기둥에 기대어 놓았다. 그리고 그걸 배경으로 다들 인증을 남긴 후 좌회전해 2.64km 거리의 발산으로 향했다. 10시 58분 시루산을 떠나, 3분가량 가자, 갑자기 눈앞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개활지다. 벌목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벌목지로, 일정한 간격으로 낙엽송을 심었으나, 대부분 말라죽은 듯했다. 어쨌든 개활지에 안개가 올라오는 모습은 또 다른 풍경이라 다들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모습을 기록으로 사진에 담기 바빴다. 개활지라 등산로고 뭐고 무시하고 지나기는 했으나, 등산로는 아직 나무가 남은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결과적인 얘기로 처음 벌목 지대를 만났을 때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라, 감탄했지만, 이후 관리하지 않은 벌목 지대를 지날 때는 잡목에 치를 떨어야 했다. 이후 다시 숲으로 들어가, 발산을 향해 5분가량 가자, 의자가 있는 쉼터다. 해서 뭐 특별한 게 있나, 궁금해 지도를 확인해 봤으나, 별다른 건 없다. 해서 쉼터의 모습만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전진하다가, 나무에 기어올라, ‘노루궁뎅이’를 따오기도 하며 가, 이번 산행에서는 처음 보는 현무암 바위를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길을 계속 가, 11시 24분경 주왕지맥에 들어서고 조금 있어 마의 벌목 지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벌목 후 관리를 하지 않아, 잡목이 개활지를 차지하고 있어, 넝쿨이 산꾼의 발목을 잡고, 앞길을 막는 가시를 뚫고 가느라,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물론 나는 그게 좋았지만. 어쨌든 잡목지대 건너편은 다시 울창한 숲이라 보이는 게 없지만, 뒤로는 지나온 능선이 보여 중간중간 뒤로 돌아, 그걸 사진에 담았다. 마의 벌목 지대의 잡목을 뚫고, 숲으로 들어가, 11시 31분경 주왕지맥의 주요 고개인 분덕치 갈림길에 도착했다.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발산까지 남은 거리는 1.0km, 다 왔다!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는 잡목을 뚫고 오면서 뒤로 돌아서 봤던 지나온 능선의 모습이 더 잘 보여 역시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늦은 점심과 하산주를 마시기로 한 날머리가 멀지 않아, 준비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길목의 또 다른 개활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대략 10분 정도 점심을 먹은 후 다시 길을 재촉해, 11시 50분 또 다른 벌목 지대를 만나, 선두를 번갈아 보며 잡목을 뚫고 가, 12시 3분경 다시 숲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와중에 쉬면서 주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여유도 부렸지만.
세 번의 잡목이 우거진 벌목 지대를 통과한 이후로는 날머리에 도착할 때까지 다시 벌목 지대 없이, 울창한 숲속으로 난 지맥을 따라 발산으로 향해, 12시 21분 두 개의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정표 하나는 엄흥도 기념관 갈림길과 발산의 방향만 알려줄 뿐이고, 또 다른 건 엄흥도 기념관과 같은 방향에 단종의 묘인 장릉 있다는 걸 알려준다. 거리는 1.85km, 이번 산행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장릉이니, 여기서 우회전해 내려가도 되나, 그럼 주요 산 중 하나인 발산을 버리는 거라, 애초 계획대로 좌회전해 발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두 이정표 모두 발산까지의 거리에 관한 정보가 없는 게 시루산처럼 발산이라 불리는 두 봉우리 중 어디를 발산으로 표기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 비워둔 듯하다. 해서 두 앱의 지도로 확인한 결과 진정한 발산은 '발산'으로, 그리고 정상석이 있는 발산은 '전망'이라 표기했다. 그걸 확인하고 발산을 향해 가는데, 갑자기 앞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철계단이라, 이게 웬일이냐며 올라서서 보니, 철계단이 아니라, 철 전망대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왼쪽을 조망할 수 있다. 파노라마의 오른쪽 끝 봉우리 정상에는 천문대도 보인다.
천문대까지 사진에 담고, 길을 재촉하자, 앱이 고지가 멀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는데. 앞에 또 다른 철 전망대다. 이번에는 오른쪽, 즉 영월 방향을 조망할 수 있어, 역시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12시 25분경 발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직진은 진정한 발산을 우회해 정상석이 있는 전망대로 바로 가는 거고, 좌회전해 급경사를 올라가면 지도가 인정하는 발산이다. 물론 지맥 산행을 하는 것도 아니라, 지나쳐도 되지만, 그래도 산꾼이라 자처하는 인간이 중의 밥그릇인 발우를 닮아 발산이라 이름 붙여진 봉우리를 지나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좌회전해 급경사를 올라갔다. 사실 그 갈림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며 전진했으나, 나도 모르게 지나쳤고 뒤에서 따라오던 일행이 알려줘 갈림길로 되돌아가는 촌극도 있었다. 어쨌든 길 상태가 좋지 않은 급경사를 올라, 12시 28분 삼각점이 있는 발산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주왕지맥의 주요 봉우리 중 하나라, 나뭇가지에는 다양한 산악회의 리본이 매달려 있으나, 발산 명패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해서 삼각점과 앱의 지도로 발산 정상임을 인증하고, 바로 떠났다.
울창한 숲속의 주왕지맥인 능선을 따라, 8분가량 가자, 다시 봉우리로 올라가는 형세가 아무래도 저 위가 발산 정상석이 있는 전망대로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2시 37분 두 개의 정상석이 있는 발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조망을 보고, 지자체에서 정상을 바꿀 정도로 전망이 좋은 건 인정했다. 영월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영월읍을 둘러싸고 있는 산도. 해서 일단 영월읍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남긴 후 정상석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후 각자 인증을 남긴 후, 마지막으로 영월의 모습을 다시 감상하고 아래에 보이는 읍내를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해, 1시 1분 날머리인 장릉으로 향하는 지름길에 도착했다. 직진은 네이버 지도에는 없는 지름길이고, 좌회전은 주왕지맥을 따라, 읍내로 내려가는 길이다. 말인즉 주왕지맥의 종점이다. 사실 그때는 그걸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주왕지맥을 종주하는 건 아니나, 그래도 지맥의 종점이라는 의미가 있어 좌회전해 지맥을 따라갔을 거다. 와중에 직진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독도 실수로 좌회전해 지맥을 따라, 20여 미터를 내려가다가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고 다시 급경사를 올라가는 것도 싫어, 계속 지맥을 따라 급경사가 끝나는 지점까지 내려간 후 나와 같은 산꾼의 인적을 따라 우회전해 지름길로 들어섰다.
애초 장릉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공식 지도에는 표기되지 않은 등산로라, 가끔 사라지기도 하는 인적을 찾아 내려가야 해, 당연히 그나마 등산로가 표기된 산경표의 지도를 확인하며 갔다. 그런데, 어차피 능선 위로 난 등산로라 인적이 없거나, 지도가 없어도 하산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능선이 끝나고 마을로 들어서는 지점에서는 얘기가 달라지는 게, 산을 깎아 집을 지었을 뿐만 아니라, 분명 등산로였던 곳을 담장이 가로막기 일쑤다. 그렇다고 남의 집 담장을 넘어갈 수도 없고, 벌목 지대의 잡목은 저리 가라 수준의 잡목이 길을 막아 전진도 쉽지 않다. 해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찾아 헤매다가, 공터에 있는 컨테이너를 보고, 발목을 잡는 잡목을 뚫고 그곳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컨테이너를 돌아보니, 지금 내려온 곳이 과거 등산로가 맞고 컨테이너는 산불 감시초소로 쓰였던 거로 보인다. 아니면, 등산로를 막고, 지은 주변의 전원주택을 만든 공사장 사무실이었던가. 후자가 맞나?
어쨌든 컨테이너 앞으로 난 길로 20여 미터를 가니, 마을 포장도로고, 그 길을 따라 우회전 조금 내려가면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다. 그 도로를 따라 우회전해 가면 장릉이다. 해서 도로를 따라 장릉을 향해 가는데, 뒤에서 따라오던 3명이 내 앞에서 가고 있다. 역시 같은 이유로 마을로 진입하는 길을 찾다가 나와는 다른 길을 발견한 거다.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고 기록으로도 남기며, 장릉으로 향해, 1시 40분경 입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입장료가 2,000원이다. 솔직히 입장료까지 내면서 남의 무덤 구경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나, 일행이 설득하는 바람에 장릉 영내로 들어갔다. 사실 장릉 구경이 목적이 아니라, 장릉 영내 화장실에서 씻는 게 주목적이었던 듯하다. 목적이야 뭐든 집안싸움에서 지고 요절한 왕의 무덤을 구경하고, 그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이후 왔던 길로 돌아가기 싫어 급경사로, 화장실로 향해, 우리가 원하는 세면대가 아니라, 대충 씻고 장릉 영내를 벗어나 하산주 식당인 장릉 보리밥집으로 향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3
2시 2분 장릉보리밥집에 도착해 보니, 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라, 수도에서 발을 씻고, 주인장에게 부탁한 슬리퍼를 신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까지 산악회 버스가 도착하지 않아, 다들 버스에 두고 내린 슬리퍼나, 여분의 옷으로 갈아 신거나 갈아입지 못했다. 어쨌든 식당의 슬리퍼를 신고 먼저 도착해 주문하고, 장릉에 들른 우리를 기다린 일행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동동주 외에 다른 술은 주문이 안 된다. 그럼, 소주는 어떻게 마실 수 있는지 묻자, 사다 마시란다. 응? 그럼 더 싼데? 어쨌든 먼저 도착한 일행이 주문한 '도토리묵', '감자·메밀 부침'과 밑반찬을 안주로 동동주를 마셨다. 그런데, 동동주에 취하도록 마시려면 돈도 돈이나, 배가 불러 다른 걸 먹을 수 없어, 걸려 온 전화를 받으러 나간 김에 빨갱이를 사 와서 마셨다. 그리고 이 식당의 주 음식인 보리밥이 나와 밑반찬 겸 비빔 재료인 채소를 넣고 감자보리밥을 비벼 그것도 안주로 빨갱이를 마시다, 금방 떨어져 다시 편의점에서 빨갱이 3, 이슬이 1을 사와 마셨다. 그리고 남은 한 병은 내 배낭에 넣고, 3시 40분경 식당에서 나왔다.
애초 인솔 대장이 산행과 식사에 주어진 6시간 중 10분을 단축하며, 기사에게 부탁해 영월에서 유명한 선돌 감상 시간을 갖겠다고 해 다들 동의했었다. 해서 다들 계획된 소요 시간보다 일찍 버스로 돌아왔고, 3시 45분경 정릉 주차장을 떠난, 버스는 3시 58분경 선돌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처음 '선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석기 시대의 선돌을 얘기하는 거로 알아들어, 뭐 그런 거까지 감상하러 가냐? 했는데, 아니다. 다른 바위는 선바위로 부른데, 왜 이건 선돌이라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우뚝 선 바위를 칭하는 거다. 다른 선바위와 다른 점은 마주 보고 있는 암봉과의 사이에 한강 아니, 서강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안내산악회에서는 드문 단체 사진을 찍고, 4시 5분경 선돌 전망대들 떠나기 전, 인솔 대장이 계획에 없던 선돌 관광에 시간이 들어,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 바로 서울로 갈 거니, 볼일을 보고 오라고 해 다들 볼일을 보고 버스에 탔다. 나야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죽전에서 승객이 내리는 소리에 잠이 깨, 널브러져 있는 짐을 정리한 후 6시 51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정차한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 있던 배낭을 꺼내 둘러메고, 2차를 피해 서둘러 집으로 도망갔다.
안내산악회 목요방 계획대로 '두목마을 입구 → 엄씨묘 → 장군바위 → 시루산 정상석 → 시루산 → 주왕지맥 합류 → 발산 → 발산 정상석 → 장릉 주차장 → 장릉 → 장릉보리밥집'의 12.7km(램블러) 오지를 4시간 17분 동안 달렸다. 이동 4시간 14분, 휴식 3분! 이동 거리 및 시간에는 장릉 영내 관람 포함!
산행 시작할 때만 해도 짙은 안개로 장군바위에서 장군의 얼굴 구별하지 못했으나, 그 조금 위 전망대에서 그 안개 아니 구름의 바다, 즉 운해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어 대단히 좋았다. 지리산 반야봉에서 본 운해 이후 최고의 운해였다.
벌목 후 관리를 하지 않아, 잡목이 자리 잡은 주왕지맥 일부 구간을 뚫고 가느라고 다들 체력 소모가 많았으나, 개인적으로는 그것 때문에 동네 뒷산이 아니라, 오지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잡목 지대를 통과해야 하는 난관이 있기는 하나, 과히 힘들지 않고, 탁월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코스라 기회가 되면 다들 한 번쯤 달려 보기를 권하는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