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94. 2019년의 마지막 달
다시 필리핀에 돌아왔다.
마닐라 공항 출국장에는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율동을 하며 크리스마스 캐롤을 불러준다.
내일부터 12월이 시작 되는데 벌써 시내 가로등이며, 트리며, 건물 벽들이 요란한 네온사인으로 번쩍인다.
무사히 잘 돌아온 건 다행인데 다음 날부터 우리는 힘들어진다.
한국사람인 인터넷 사장에게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불통이다. 신호가 한참을 가면 영락없이 끊어진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유심을 건네 받아야 인터넷을 쓰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 갈 때 유심을 반납하지 말고 그냥 계속 사용료를 내고 있을 걸 그랬다는 후회조차 된다.
인터넷이 끊겼으니 이틀 동안 전화도, 카톡도, 컴퓨터도, TV도 못 보고 절벽 속에 지낸다.
필리핀 폰으로 전화를 하루 스무 통도 넘게 했나 보다.
오늘 아침 새벽에 혹시나 하고 또 걸었더니 잠결의 목소리로 통화가 된다.
멀리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그래도 그렇지 전화는 받아야지, 서로가 사정을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야속하지만 거듭 부탁을 하니 우편으로 보내주겎다고 주소며 인적사항을 영문으로 넣어달리고 한다.
가까스로 보내긴 했는데 그래도 앞으로의 장기적인 문제가 못 믿어워 현지 인터넷 회사인 PLDT사무실에 다른 인터넷을 신청해 놓기로 했다.
3년 약정에 쓰건 안 쓰건, 계속 돈을 내는 조건이다. 그런 것까지는 다 좋은데, 그것도 설치하기 까지는 3~4주는 걸린다니 그 안에 우리가 쓰던 인터넷 유심이라도 오게 해 놓은 건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이렇게 깜깜이 속에서 서너 주간을 더 살아야 하는 건 생각만으로도 고행이다.
아무튼 뭔가 조치를 취하긴 했으니 이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웃집 크리스티나 집에서 급한 대로 컴퓨터도 카콕도 보내본다.
어제 저녁은 모처럼 지인들이 모여 저녁을 먹는다기에 우리도 함께 했다. 역시 글라시아의 음식솜씨는 최고이다. 게다가 멀리까지 가서 싱싱한 해물을 사다가 푸짐한 횟감과 해물 한 상을 차려주니 우선 마음이 풍성하고 좋은분듷과 오랜 만의 만남에 행복하다.
도로가 느닷없이 일방통행으로 바뀐 곳이 많아서 돌아오는 밤길에는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그간의 정보도 얻고 대화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또 필리핀의 생활이 다시 이어진다.
첫댓글 정보화시대의 편의에 물들어 있는 현재
정보 매체의 부실은 불이 없는 암흑 세계와 같은
답답함이 .......................
김선석
얼굴이 가끔
조금씩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