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의사가 병을 만들고 환자를 만든다[PART1]-2.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일수록 빨리 죽는다
의료 서비스에 만족할수록
사망률은 높아진다
흥미로운 최근의 데이터 한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한다. 2012년 미국 의사회가 발간하는 어느 잡지에 ‘만족의 대상’이라는 기사가 실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의료보험에 가입한 미국인 5만 명의 의료비와 건강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그들을 5년 동안 추적 조사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인 5만 명이 병원에 간 횟수는 1년에 평균 5회 정도이고, 1년 동안 받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항목별로 평가했다.
①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는가
②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하는가
③ 환자가 이야기한 것을 존중해 주는가
④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진찰하는가
⑤ 직원들의 서비스는 만족스러운가
당연한 말이지만, 친절한 병원이나 의사에게 정성스러운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람일수록 만족도는 높다.
위 설문조사 결과를 4등급으로 나눴더니, 만족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입원 일수가 9퍼센트 많았고, 의료나 약에 소비하는 돈도 9퍼센트가 많았다. 의료 서비스에 만족하는 사람의 경우, 유비무환의 마음으로 몸에 어떤 이상이 있으면 곧장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좋은 약을 먹거나 빨리 입원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4~5년 동안 전체 조사 대상자를 추적 조사한 결과, 만족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만족도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26퍼센트나 높았다.
병원이나 약에 많은 돈을 쓰고, 입원 기간이 길수록 수명이 단축되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미국 의사회는 이런 결과를 세상에 밝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40년 동안 의사로서 일을 해온 내가 무엇보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병원에 자주 갈수록 약이나 의료 행위로 수명이 단축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의사를 찾아가면 갈수록 검사를 자주 하게 되고, 그 결과 이상이 발견되어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하게 된다. 암이 발견되면 “수술, 항암제, 방사선이 표준 치료 방식”이라는 말로 다짜고짜 소중한 위나 자궁을 잘라내거나,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항암제 치료를 하게 된다.
그 치료로 인한 스트레스도 엄청나고, 그야말로 몸에 나쁜 일만 행할 뿐이다.
대부분의 약은 병을 고치는 힘은 없고 부작용은 크다. 감기약이나 해열제라도 아나필락시(anaphylaxis : 치명적인 쇼크 증상)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폐암 치료용 항암제 이레사(Iressa)의 경우, 승인 후 3년 동안 이 약을 복용한 약 8만 6,800명의 환자 중 588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암보다 약이 훨씬 무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개복 수술을 할 때 복막을 건드리면 즉시 상처가 생겨 유착이 일어난다. 그로 인해 장이 막히면 굉장히 고통스럽고, 정상 세포의 경계가 무너진 곳에 암세포가 끼어들어 증식하기 쉬워진다.
내가 의사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암은 수술이나 항암제로 ‘치료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환자를 지켜보면서 장기를 절제해도 암은 낫지 않고, 항암제는 고통을 줄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믿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의료 행위에 대해서만큼은 ‘믿지 말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