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당당히 세상에 맞서기를
김제동 (방송인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
김재동
1970년대80년대 "백낙청'은 진보적 지식인.독재타도.민주주의 <창작과비평>등과 이음
동의어(異音同義語)였다 현재 우리 사회의 골격을 이루는 40대50대 청춘의 한 때는 가장
영향을 받은 분으로 주저없이 백낙청 선생과 리영희 선생을 꼽는다.
내 주변의 수많은 인생선배들로부터 귀동양한 것이다.
스펙쌓기라는 무한경쟁 패자부활전 없는 낙오의 위기에 몰린 젊은이들이 더 아프고
안타까운 것은 이런 정신적 안식처가 없다는 것이다.
택스트가 쏟아져나오고 스타는 넘쳐나지만 그걸 꿰뚫는 "뭔가"가 없는 시대이다.
요즘 백선생을 뵙고 삶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 있게 된건 감사할 일이다
제가 선생님을 만난다니까 다들 "일생의 영광으로 알아야 한데요
선생께서 내 이름을 알고 계신것도 신기했지만 내 토크 콘서트"를 직접 보셨다 해서 더
감격했다.
게다가 조용필. 장사익. 이경규씨 등 좋아하는 연예인. 말석에 김재동을 앉혀주셨다
김제동이 찍혀서 주류에서 외면당한다"는 것도 아셨다
선생님은 유학중에 귀국해서 자진입대까지 하셨어요 당시 일간지 사회면에 톱뉴스로 화제
가 되기도 했는데 어떻게 선생님 같은 분이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으신거죠?
백낙청
우리나라에서 빨갱이란 단어는 공산주의자를 가리킬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너 까부는데
기분 나쁘다""너 힘없지? 난 힘있다"는 식의 의사표현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상대의 입을
막는 동시에 본인의 사고를 정지시키는 방법이지요.
누가 나에게 문제제기 하고 비판할 때 "빨갱이"라고 비난해버리면 그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런 어법이 이제 마지막 고비 같아요
이 고비를 넘기면 우리 사회도 생각을 좀 하고 살아야겠다" 맘에 안 든다고 아무나에게
빨갱이라고 하면 나도 망하겠구나"하는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될 날이 올 겁니다
서슬 퍼렇던 독재정권하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내가 선생이었다면 총칼 앞에서 무룹 꿇이면 꿇는 척하면서 한쪽 무릎은 살짝 드는 정도의
비굴함을 보이지 않았을까.
백낙청
60년대 <창작과비평사>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거죠. 적극적으로 동조하진 않아도
정부에 맞서는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한다는 공감이 있었어요 창비"가 탄압을 받으면 책이
더 팔리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좋았지요
국민을 억압하고 우롱하는 것이 통하는 이유는 알아서 기어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느
단계까지는 겁을 먹지만 그게 지나치면 겁이 없어져요. 그러면 권력을 쥔 사람들이 맥을
못 추죠. 6월항쟁 4.19 . 촛불도 그랬고 그런 일을 겪고 나면 그 열기가 가라앉아도 세상은
바뀐다고 봐요.
지금 우리 사회도 바닥에서 많이 바뀌고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정치인과 지식인
들인 것 같아요
촛불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거대언론이 어떤것이라는 걸
실감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자신들이 촛불시위에서 한 일들이 이틑날 신문에 어떻게
나오는지 봤잖아요
무책임하고 악의적이고 제멋대로 왜곡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김제동
통일은 반드시 되어야 하는 거죠?
백낙청
그렇죠. 다만 일제강점기보다 더 긴 세월을 갈라져 살아왔기 때문에 통일국가를 단기간에
세울 순 없어요 .점진적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지혜롭게 해야죠.
우리가 분단해 살면서 우리 삶이 얼마나 손해이고 얼마나 뒤틀려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성찰해서 극복할 방법을 고민해야죠.
김제동
3대세습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백낙청
민주주의에도 안맞고 사회주의 명분에도 안맞아요. 그러나 북측 사회가 분단체제의 일부
로서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드라마틱하게 드러난 현상이 3대세습이라고 봐야죠.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전체 흐름을 보면서 이런 북한 사회와 어떻게 대화하고 절충해서
궁극적으로 통일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지 이제 북측 사회의 왕조적 면모를 처음 발견
했다는 듯이 떠들어대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광주항쟁을 빨갱이들이 벌인줄 알고 살았다
주류 언론이 다 그렇게 보도했으니까 부끄럽지만 소설 <태백산맥>을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그렇다
촛불항쟁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을 거대 보수언론이 왜곡하는 것을 다 이겨내고 진실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는가.
김제동
요즘 학생들은 대학을 버리겠다고도 하는데 선생님 같은 어른들이 그들과 만나는 기회를
좀더 늘여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백낙청
외로운 젊은이들......글쎄요 좋은대학 안들어가고 좋은 직장 못 가면 죽는다는건 착각이예요
사회가 심어준 망상이죠. 최근에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죠.
신자유주의 논리로 말예요. 당장 정면으로 맞서서 바꿔놓겠다는 것 보다 과욕을 안부리고
최대한 변화의 여지를 넓혔다가 나중에 정규전을 펼칠 기회를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요
김재동
참 결혼은 어떻게 하신거예요?선생님은 늘 "남북관계"만 이야기해 오셨지만 저는
"남녀관계가 항상 궁굼해요
백낙청
오다가다 만나서 같이 살자고 했지요 집사람이 언론사 도서실에 근무했는데 우연히
친구 만나러 갔다가 만났어요 차 한잔 하자고 했더니 처음엔 꽤 도도하게 굴더라고..
그렇게 몇번 만나다가 결혼하자고 했지.
그렇다.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터뷰 말미에 선생은 나에게
얼짱.몸짱에 마음 뺏기지 말고 마음씨 고운 처자를 만나라고 충언까지 하셨다
어렵던 선생님이 갑자기 동네 슈퍼마켓 앞에서 만난 이웃집 어르신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
백낙청 會話錄 7권중 6권
http://cafe.daum.net/daum1000
공감/책속의 한줄
삭제된 댓글 입니다.
노동을 천하게 여기는 사회풍토가 문제입니다
노동은 생명의 근원입니다.노동이 체질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술화하여야 합니다.
노동자가 정직합니다. 온갖 부패의 온상이 지식인들에게서
일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