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벌써 1년이 됐다. 작년 오스카상 때 배우 윌 스미스(Will Smith)가 무대 위로 올라가 코미디언 크리스 락(Chris Rock)의 뺨을 때린 사건.
락은 그 이후로 이 사건에 대해 별 발언을 하지 않았다. 스미스는 방송에 나와서 사과도 하고 혼자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1년만에 락이 드디어 자신의 넷플릭스 스페셜에서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코메디로 표명했다. 언론에 일부만 나왔는데 아주 적나라하게 스미스를 깠다. 정말 1년동안 참았던 걸 한꺼번에 터뜨린 듯 스미스와 그 부인을 완전히 발라(creamed)버렸다.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 거다. 슈그 스미스(Suge Smith)에게 한 방 맞은거. (영화세트장에서 폭행을 하여 살인혐의로 감옥에 간 래퍼 Suge에 윌 스미스를 비유한 것.)
사람들은 별로 안 아팠을 거라고 하더라. 아직도 아파! 써머타임(윌 스미스의 히트곡)이 아직도 귀에서 윙윙거려!
하지만, 난 절대 피해자(victim)가 아냐. 나를 절대 오프라윈프리쇼나 게일(CBS의 흑인 앵커쇼)의 쇼에 나와서 징징거리는 모습은 못 볼 거다.
윌 스미스는 '선택적 분노(selective outrage)'를 실천하는 인간이다. 왜냐하면, 다 알지 않아? 난 그의 사생활과 아무 관계도 없잖아. 나는 '엮임(entanglement)' 관련 문제도 없었어. (그런데 나한테 화풀이를 한 거야.)(Entanglement는 스미스의 부인이 아들의 친구와 섹스를 했던 사건을 묘사할 때 썼던 단어)
사람들이 나한테 그러더라. 왜 그런 수모를 당하고 반격을 안 했냐고.
왜냐하면 난 부모님(parents)이 계시거든. 난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았거든(raised)."
크리스 락의 이 발언에서 몇가지 중요한 단어들이 보인다: 피해자(victim), 선택적 분노(selective outrage), 부모(parents), 가정교육(raised).
이 표현들은 현재 미국 사회를 쓰나미처럼 강타하고 있는 워키즘(wokeism)과 관련된 단어들이다. 워키즘이 강조하는 게 피해자의식(victim mentality), 자신들의 어젠다에 맞는 이슈에만 분노하는 선택적 분노, 그리고 부모라는 개념과 가정의 해체다.
크리스 락은 정치성향으로 보면 골수민주당이다. 그러나 그는 가난한 동네에서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아 인생에서 보수적 가치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90년대부터 그의 코메디를 보면 그는 흑인문제에 관해서도 보수적 해결책을 지지하는 걸 엿볼 수 있다. 이미 수년 전에 그는 대학 캠퍼스에서 공연을 안 한다고 선언했다. 요즘 애들은 PC이념에 빠져 너무 민감하고 쉽게 자극돼서(triggered) 자기의 조크에 너무나 쉽게 불쾌감을 느끼기(offended) 때문에.
이런 사람이 현재 미국에서는 진정한 리버럴(liberal)이다. 흔히 한국에서 "진보" 또는 "좌파"로 알고 있던 미국 리버럴은 이제 더 이상 좌파가 아니다. 오히려 보수 우파에 더 가깝다. 미국 민주당이 아예 극좌익으로 갔기 때문에.
미국은 우리 기성세대가 알고 있는 8-90년대의 미국이 더 이상 아니다. 미국이 변했다는 걸 알아야 한다.
( Kew Pa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