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 공군출신 언론인 송년간담회를 마치고
<들어가며>
소년은 꿈을 키우고, 노인은 추억에 잠긴다고 했던가?
우리의 만남은 '공군의 추억'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공군 출신 언론인들이 만나기 시작한 지 6년....
지난 12월 14일 실시된 송년 간담회는 그로부터 스물 세 번째의 만남이었다.
공군참모총장 주관 행사로는 세 번째.
애석하게도 이제 공군출신 언론인들 중에는 내가 제일 고참이다.
훈련소에서 구르던 날이 어제 같은데...
이들의 만남은 보통 기자들의 만남과는 달리 공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마치 '고등학교 동창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래서 그런지 서로 나누는 대화 주제도 옛 군대시절의 추억에서부터
최근 공군 현안까지 다양하고 큰 범주를 아우른다.
<시작은 이랬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행사,
총장께서 주관하시는 행사이기에 공군에서 여러모로 많이 신경을 썼다.
참모총장이 식사 및 주류 일체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유난히 애정이 가는 모임이란다)
행사장은 공군회관(사장은 김천 아포사람) 국제회의장. 행사시작은 늦은 저녁 19시.
신문, 방송 특성상 퇴근시간이 일정치 않음을 고려, 도착하는 데로 칵테일 한잔씩을 했다.
해 짧은 겨울밤의 땅거미가 함께 할 무렵,
총장의 도착시간이 가까워질 즈음에 나타나 뜻밖의 손님 한 분.
바로 '時 테크'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윤은기 박사.
마침 공군회관에 특강을 하러 왔다가 행사 안내판을 보고선 공군 출신이며 방송인이라는 점에서 '꼭 인사를 해야겠노라'며 우리 행사에 자연스럽게 참석했다.
이젠 하나 둘씩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이번 모임의 가장 막내인 사후 104기 박성재 KBS PD(정훈)는 목을 둘둘 감은 목도리, 한 일주일정도는
안감은 헤어스타일을 한 체, 흡사 날*리 같은 모습으로 총장님께 "안녕하세요"(꾸벅) 인사하며,
"이런 자리인 줄 몰랐어요"라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반가운 특별 손님도>
이날 행사에는 공출 언론인들이 만나보고 싶어한 특별한 손님이 있었다.
금년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탑건'의 영광을 안은 19비 허근호 소령과 블랙이글 대대장 이종찬 중령 그리고 49기 편보라 대위.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도착한 이들은 칵테일을 하는 동안 언론인들과 처음 만나 서먹서먹했지만, 이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특히 허근호 소령은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KBS 김민철 기자와 SBS 김범수 아나운서를 만났는데,
당시 김 기자와 김범수 아나운서가 19비 정보처 보안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언론인들이 취재하러 오면 출입조치 및 보안성 검토를 했었는데 이젠 거꾸로 된 것 같다며 당시의 에피소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당시 계획처장엔 현 공본 비서실장, 비행단장에 현 참모총장인데, 모두 모임에 참가해서
더 반갑단다.
또한 언론인 한 명이 "김범수 아나운서가 탈렌트보다 잘생겼다"며, 편보라 대위를 소개시키려하자, 편 대위는 "결혼할 사람이 있다"면서 손사례를 치면서도 얼굴이 붉어져 온통 웃음바다가 되었다.
<행사장 스케치>
참석자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가면서 그 열기를 더해가고,
공군으로 인해 맺어진 인연이 이렇게도 기분 좋은 일이란 걸 되새기며, 추억 가득 실은 건배는 "하늘로∼ 우주로∼" 함성 속에 끝날 줄을 모르고…
이날 미리 준비한 양주는 18병.
당초 예상대로라면 전체 참석자 40여명을 고려, 10병 정도면 무난하리라 생각했는데, 그 예상이 무참히 깨어지면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비축해 두었던 양주가 무려 18병이나 추가로 투입되었다.
그래서 총 36병씩이나...(우∼ 공보도사들의 흡주력은 놀랍다)
행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행사장 밖의 대기자들도 21시 전후면 행사가 끝날 것이란 예측들을
비웃듯....
10시가 넘은 시각에 끝을 알린 행사는 참석자들 모두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 자아내는 따듯하고 정겨운 추억이 되고.....
출입문 앞에 서서 행사장을 나서는 참석자들의 손을 잡으며,
준비해간 선물을 쥐어 주시는 총장의 얼굴이 너무도 멋있어 보이는 이 순간 오늘 행사의 깔끔한 마침표가 선명하게 찍어지고 있었다.
<공군출신 언론인 모임 임원진>
- 회장 : 연합뉴스 안진기 인터넷 본부장(사후59, 정훈)
- 전임회장단 장준봉 전 경향신문사장(1대회장), 최준명 전 한국경제신문 사장(2대회장)
-고문 : 성병욱 중앙일보 고문, 장용환 미디어오늘 논설고문
장대환 매일경제 사장
- 간사 : 중앙일보 안희창 논설위원
<참석자 명단 공개>
뉴시스 조성호 前편집국장(사후57),
동아일보 황규화 차장(병365)·이승건 기자(사후94),
문화일보 박광주 논설위원(사후75)
서울신문 정신모 前편집국장(사후55),
조선일보 곽수근 기자(사후103),
중앙일보 안희창 논설위원(사후72, 간사)·장경태 팀장(사후74)·이봉석 팀장(단기병)
강주안 기자(병, 92년 전역),
한국일보 이준희 편집위원(병282)·황상진 차장(1986년 전역),
연합뉴스 안진기 고문(사후59, 회장), 김병수 기자(사후89),
한겨레 현이섭 前편집국장(사후67)
한국경제 손희식 기자(사후80)·이재창 기자(사후81),
KBS 박성재 PD(사후104, 정훈)·김민철 기자(사후94)·유광석 기자(사후96, 정훈)
권혁만 PD(사후 80기), 조석준 前기상캐스터(사후72),
MBC 김경중 차장(사후78),
SBS 정성환 부국장(병241)·김범수 아나운서(사후93),
YTN 김용섭 기자(사후87)·이병식 기자(사후88),
<이렇게 끝낼 순 없다, 2차는 필수>
<행사를 마치고>
하나의 과정이 끝나면
무언가 아쉬움을 남기게 마련이지만,
이번 행사엔 공군에 대한 서로의 애정이 남았다.
"다시 태어나도 공군"을 외치며, 자주 만날 것을 기약한 이 날,
공군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공군이어서 기쁘다는
현역과 예비역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진다.
조국의 부름으로 공군인이 되어,
평생 공군의 이름으로 사시는 분들,
사회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많을수록
우리 공군은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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