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의사가 병을 만들고 환자를 만든다[PART1]-3.노화현상을 질병으로 봐서는 안된다
노화와 질병을
구분하라
나는 의사이지만, 수십 년 동안 골절인 줄 착각했을 때 말고는 병원에서 그 어떤 검사나 진찰을 받은 적이 없고, 약도 치아 문제로 진통제를 복용한 것 외에는 먹은 적이 없다. 집에 혈압계도 없어서 내 혈압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에서 성인이 걸리는 질병은 대부분 ‘노화 현상’으로, 의사에게 치료를 받거나 약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996년 후생성(厚生省 : 현 후생노동성)은 고협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생활 습관형’으로 부르기로 했다. 좋지 않은 생활 습관 때문에 그런 병에 걸린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건강검진을 의무화해 대사증후군을 마치 범죄인 양 단속하고, 혈압이나 혈당치가 ‘기준치’에서 벗어나면 약으로 수치를 개선하도록 하는 등 국민의 건강을 엄격하게 지도·관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질병의 근본 원인은 노화이기 때문에 저항을 한들 억지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다. 즉 생활 습관병보다는 ‘성인병’이라는 표현이 본질에 훨씬 더 가깝다.
사람들은 대개 몸이 어딘가 좋지 않을 때 어떤 병명으로 규정되면 비교적 안심하는 반면에, ‘나이 탓’이라고 하면 언짢아한다. 하지만 몸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노화란 세포의 유전자에 상처가 생기고, 그것이 축적되어 몸에 여러 가지 장애를 일으키는 육체적 변화이다.
앞에서 말한 ‘성인병’ 외에 발목의 통증, 암, 부정맥, 골다골증, 갱년기 장애, 기미, 주름, 탈모, 치매 등이 전부 노화 현상으로, 이 같은 진행이 빠른 사람은 20대부터 조금씩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집이나 차가 오래되면 망가지듯이, 우리 몸도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이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집과 차는 수리할 수 있어도, 인간의 몸은 새롭게 고치거나 부품을 교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요즘 한창 안티에지징(노화 방지)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 방법이라는 것이 결국 별 도움이 되지 않거나 화장이나 성형처럼 겉모습만 바꾸는 것일 뿐이다. 아무리 보톡스 주사로 주름을 편다 해도, 피부는 해마다 착실하게 수분양이 감소하여 주름이 늘어간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통증이나 불편함은 ‘자연의 섭리이니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그런 증상과 잘 사귀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이다.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형증처럼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증상에는 의미가 있다. 늙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이해 필요한 변화인 것이다. 그러니 이런 증상을 함부로 약을 사용하여 억눌러서는 안 된다.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은 편이 오래 산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나이가 들면 혈관은 탄력이 떨어지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혈압이 조금 높아야 혈액이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잘 흘러간다. 몸에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려면 평소 많이 걷는 것이 좋다. 혈액이 하반신에 머물러 있지 않고 원활하게 우리 몸 전체를 순환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줄이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오래 산다. 스테이크나 생선의 뱃살 같은 음식을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에 일부러 피할 필요는 없다.
당질도 뇌에 중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이므로 무조건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은 살아가는 의욕이 되어 장수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리고 손, 발, 머리를 부지런히 움직여 몸이 녹슬지 않도록 한다. 또한 희노애락을 충분히 표현하고 오감을 계속 활성화하자, 최고의 건강법은 몸과 감각을 정체시키지 않는 것이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