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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 덕에 아지는 서서히 눈을 떴다.
잠에서 깬 아지는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창문을 통해 내리쬐는 태양이 눈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건... 선우와 함께 백성그룹 본사를 나오는것... 거기서부터 필름이 끊겨버렸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긴... 어디서 많이 본 곳이었다.
넓은 침대.... 침대 옆에 있는 램프.... 침대 앞에 있는 넓은 옷장..... 화장실이 달려있는 방 안....
아지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믿었다.
지금 이곳은... 선우의 방이었다.
5년전, 선우와 함께 매일 같이 자던 이 넓은 침대 위에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에 아지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믿었다.
온몸이 뻣뻣해진것을 느꼈다.
링거에 연결된 바늘이 아지의 팔에 꽃혀있었다. 아지는 조심히 바늘을 뽑아버렸다.
다리를 바닥에 닿게 하고, 침대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잠시 다리의 근육들이 말을 듣지않아, 아지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몇분이 지나자, 아지는 정상적으로 걸을수 있게 돼었다.
익숙해진 두 다리를 이용해, 선우의 방을 나갔다.
2층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왜 혼자 이 집에 있는것인지 이해할수 없었다.
하지만 곧... 이것은 자신의 꿈이기 때문에 혼자있는것이라 체념했다.
정말 꿈이라 하지만, 너무 생생했다.
2층 벽의 감촉.... 화장실에 있는 물건들과 선영의 방....
정말 아무것도 이상없이 그대로 있었다.
2층을 둘러본 후, 아지는 1층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면 갈수록....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귀울이며 소리에 집중을 했다....
누군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소리였다.
"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본다~
쿵쿵따리 쿵쿵따 짜리짜짜
유행가 노래 가사는~"
누군가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소리였다.
아지는 무작정 노래가 들려오는 쪽으로 걸어갔다.
소파가 있는 거실로 나오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보였다.
소파 주위를 걸레질하며,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노래를 부르며 일을 하고있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야기~ 오늘 하루 힘들어도----아아악!!!!!!!"
아지는 일을 하는 아줌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줌마의 얼굴을 보고 아지는 반가운 마음에 미소를 활짝 지었다.
5년전, 매일 매일 맛있는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을 차려주시던 가정부 아줌마였다.
반가워하는 아지와는 달리, 아줌마는 무슨 괴물을 본듯한 놀란 표정과 함께 소리를 지르셨다.
손에 들고있던 걸레를 떨어트린 아줌마는 말을 버벅거리며 아지에게 말했다.
"어,어머 어머!! 이,이를 우째.. 저,전화기. 전화기!!"
앞치마에 달려있는 주머니들 속에 손을 바쁘게 넣어가며 전화기를 찾는 가정부 아줌마.
간신히 핸드폰을 찾았는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아줌마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지금.. 지금 빨리 집으로 오셔야 될것 같은데요. 아가씨가 지금.... 네? 아... 아 네... 알,알겠습니다... 예..."
전화를 끊은 아줌마는 아직도 놀란 눈으로 아지를 쳐다보고있었다.
아지는 그저 이 상황이 자신의 꿈속이라 생각하는 중이었다.
"아...가씨... 나 누군지 알겠어?"
"^0^ 아줌마, 나 배고파. 밥해줘"
"그래... 내가 얼른 밥 채려줄테니..."
아줌마는 아지의 말에 눈시울을 붉히며 아지를 식탁으로 안내했다.
빠르게 눈물을 훔치며, 아줌마는 서둘러 음식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줌마는 아지가 무슨 음식을 좋아했는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아지 앞에 놓인 음식들은 모두 하나같이 아지의 입에 침을 고이게 하고있었다.
"많이 먹어.. 어째 전보다 더 삐쩍 말랐나 몰러.... *훌쩍*"
아지는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이상했다.. 꿈속에서 먹는 음식들이 다 하나같이 맛있었고, 아지의 배를 채워주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굶주린 아지의 배 때문에 아지는 전혀 신경을 안쓴채 먹는것에만 집중을 하고있었다.
"^0^ 아줌마 잘먹었어. 진짜 배불러."
"그려. 그럼 이제 나랑 어디 좀 가자."
"응? 어딜?"
"밥 많이 먹었으니, 소화 시켜야제"
아줌마는 아지의 팔을 무작정 끌구 집을 나섰다.
아지가 잠옷 차림인데도 불구하고 아줌마는 전혀 개의치않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아줌마.. 우리 어디가?"
빠른 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하는 아줌마에게 아지는 물었지만,
아줌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비밀요원처럼 바쁘게 걷기만 했다.
그렇게 걷기를 15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줌마가 걸음을 멈춘곳은 어느 뷰티샵 앞이었다.
"여기 들어가서 아가씨 이름 말하면.. 다 알아서 할꺼니께 빨리 드가봐."
"??? 왜?"
아지의 물음을 또 씹어버린 아줌마는 아지를 뷰티샵안으로 밀었다.
간신히 아지를 안으로 들인 아줌마.
종업원이 잠옷차림의 아지를 보며 약간 이상한 눈길을 보냈지만, 곧 아지의 이름을 듣고 표정이 180도로 바뀌었다.
무작정 아지를 끌고 머리를 감기기 시작했다.
그 후, 머리를 말리고.... 아지의 긴 생머리를 이리저리 말거나 꼬거나...
어쨋든 아지는 이런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그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녀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걸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끝난 후엔 얼굴에 이것저것을 바르기 시작했다.
정말 진한 화장을 얼굴에 하고 있었다.
이제 끝났다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아지를 데려간 곳은 탈의실이었다.
하얀 드레스를 가져와서는 아지에게 입히기 시작했다.
아지는 하얀 드레스를 보며... 정말 감탄을 할수밖에 없었다.
약간의 레이스... 홀터에 발목까지 오는 길이....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드레스였다.
아지에게 딱 맞는 드레스를 입히고는 만족한 눈빛들을 하는 종업원들.
아줌마는 아지를 또다시 끌고 뷰티샵을 나갔다.
"아줌마. 우리 이제 뭐해? ^^"
아지는 꿈인 이 상황을 그저 즐기고 있었다.
아줌마는 갑자기 택시를 잡고 올라탔다.
아지도 아줌마를 따라 택시에 탔다.
"우리 어디 가는거야?"
"가보면 알아..."
택시 밖을 내다보며 아지는 오랜만에 보는 한국을 신기하게 내다보고 있었다.
생생한 지금 이 꿈이 재밌었다.
택시가 멈춘곳은... 어느 호텔 앞이었다.
아줌마는 택시값을 지불하고, 아지를 호텔 안으로 데려갔다.
호텔 안쪽에 있는 커다란 문 앞.
아줌마는 거기서 걸음을 멈추었다.
"아줌마.... 여기가 어디야?"
"자... 여기 문 열고 들어가."
"응?"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야하는거니께, 어여 들어가."
커다란 문 앞에 서있는 아지는 아줌마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선...우...."
아지가 들어선 곳은 바로 예식장....
아지가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있었다...
선영... 수빈... 신칠성.... 망치... 쭈꾸미... 멸치... 채영... 레이먼드... 마가렛... 그리고 칠성파 녀석들...
그리고 지금 아지 앞에 서있는 선우....
"선우.... 모두 내 꿈에 나왔네... ^0^"
선우는 아지 옆에 서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아무말없이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팔에 올렸다.
그때 들리는 주꾸미의 목소리.
"신랑 신부!!! 입장!!!"
그때 원우가 나란히 서있는 선우와 아지 앞에 섰다.
검정색 턱시도를 입고있는 원우의 모습에 아지는 활짝 웃을수 밖에 없었다.
원우는 아지와 선우 앞에 서서, 들고있는 바구니 안에 있는 꽃잎들을 뿌리며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선우는 아지를 리드하며 원우의 뒤를 따르는듯이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따라 걸어가게 된 아지...
하객들 사이에 있는 하얀 카펫위에 걷고있는 자신과 선우.. 그리고 원우였다.
"선우... 우리 뭐하는거야?"
속삭이는 아지에게 선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결혼식...."
"결혼식?....."
"응... 우리 결혼식 못했잖아...."
"^0^ 안깼으면 좋겠다."
"...응?"
"나 지금 꿈꾸고 있거든... 이 꿈 안깼으면 좋겠다."
아지의 뜬금없는 소리에 선우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피식... 바보야. 꿈이랑 현실 구분도 못하냐?"
어느새 단 앞에 도달하자, 아주 낯익은 남자가 주례를 하러 선우와 아지 앞에 서있었다.
"...어?... 선우... 이 할아버지.."
"영감탱이잖아. 기억해?"
"^0^ 응!"
선우는 이날만을 기다려왔었다.
아지는 2틀이 지나도 깨지 않았다.
불안해진 선우는 아지를 치료한 의사를 찾아오라며 미친사람 마냥 발악해댔다.
수빈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머리속에 떠오르는 사람을 전화했다.
수빈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서울병원의 원장이자, 선우가 영감탱이라 부르는 의사선생이였다.
상황을 수빈에게 듣고, 원장은 아지를 데리고 한국으로 오라 그랬다.
선우는 원장의 말을 듣고, 바로 한국으로 왔고
원장은 아지의 상태를 보더니, 아지를 치료한 의사는 전혀 실수한것이 없다 했다.
아지는 그저 코마 상태였다.
언제 깨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일주일이 지나도 아지가 깨어나지 않자, 선우는 더 이상 아지를 병원에 두기 싫었다.
마치 아지가 식물인간이 된것같은 불안한 느낌이 선우를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병원의 허락을 받아 아지를 집에 데려간 것.
백성파가 무너지면서, 칠성파가 모든 권력을 쥐게 됐다.
그러다 보니 선우는 몇주동안 미친듯이 바빴다.
몇주째 자고만 있는 아지를 보면 고통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그녀가 선우 옆에 있다는것에 감사하고 있었다.
아지가 자고있는 동안 선우는 원우와 시간을 많이 보냈다.
5년간에 공백을 메우는 시간들을 가졌다고나 할까...
칠성파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서류들을 읽어가던 선우가 가정부 아줌마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달려가려했다.
하지만 선우는 우선 칠성파에게 예식장 준비와 사람들을 모아놓으라 시켰다.
아지 몰래 결혼식 준비를 미리 해놓고, 선우는 아줌마를 시켜 아지를 데려오라 했던 것이다.
정말 꿈같은 지금 이 상황이 현실임을 깨달은 아지는 주례를 해주시는 원장 앞에 세상에서 가장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신랑 신선우군은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아내를 사랑하고 그녀를 지켜줄것을 맹세합니까?"
"네!!!!!!"
우렁찬 선우의 외침에 하객들은 환호를 하거나 웃음 터트렸다.
"신부 강아지양은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남편을 사랑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꾸려나갈것을 맹세합니까?"
"네~ ^0^"
선우는 아지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껴주었다.
반지는 5년전... 선우가 아지에게 프로포즈를 했을때 주었던 반지였다.
"이거......."
"바보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 또 하면 그땐 정말 혼난다...."
".......미안.... 선우..."
"뭐가?"
"거짓말해서.... 선우 힘들게 해서..."
"알긴 아냐, 바보야?"
"^^ 응!"
반지를 끼고 둘이 대화를 나누는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하객들이 하나같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키스해! 키스해! 키스해! 키스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키스를 하려니 얼굴이 붉어진 선우...
이런 선우의 모습에 아지는 해맑게 웃으며 그에게 키스를 했다.
자신의 부하들 앞에서 여자에게 키스당하는 장면이 꽤 우습게 보일까 걱정을 했지만...
지금 이순간이 선우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보스 주인님과 바보강아지...
첫만남에서 부터.... 지금까지...
이 둘은 지금까지 수많은 일들과 높은 산들을 넘어왔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부터는.... 행복한 일들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보스주인님과 바보강아지 The End.
첫댓글 잘됐어요
^^ ㄳ
둘이 행복한 사랑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네요^^ 완결 내신거 축하드려요^^
^^ ㄳ
완결내신거 축하드려요!전...완결도 못내고 맨날...ㅋㅋㅋ암튼 축하드립니다!
^^ㄳ
우와 잘됬어요^^ 완결하신거 대박으로 축하드려요ㅋㅋ
^^ㄳ
너무 재미있어요 두사람 행복한 사랑을 하게되서 다행이네요.. 완결 축하드려요
^^ㄳ
잘봄
^^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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