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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전승되는 일반신본풀이 중 하나이며, ‘문전본풀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이 설화에는 문전신의 비롯하여 조왕신・측간신・주목지신・오방위신 등 집안을 지키는 신들의 내력이 담겨 있다. 집안의 다양한 공간에는 그 공간들을 담당하는 신들이 존재하고, 이러한 신들은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며 집안을 지키고 있다는 믿음이 반영되어 있다.
집안을 지키는 신들에 관한 이야기
이 이야기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전승되는 일반신본풀이 중 하나이며, ‘문전본풀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주로 제주 지역에서 큰 굿을 할 때 심방들이 신들에게 축원을 올리는 제차인 ‘각도비념’에서 구연한다. 문전본풀이에는 문전신을 비롯하여 조왕신・측간신・주목지신・오방위신 등 집안을 지키는 신들의 내력이 담겨 있다. 가장 이른 시기인 1937년에 편찬된 『조선무속의 연구』에 수록된 것을 포함하여 현재 총 10여 편의 자료가 전해지고 있다.
계모의 계략으로부터 가족을 지킨 녹디생인
옛날 탐라에서 남선비와 여산부인이 아들 일곱을 낳고서 가난하게 살았다. 한 해는 흉년이 들어 먹고살 길이 막막했다. 여산부인이 "낭군님아! 우리도 쌀을 사서 장사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라고 하자 남선비는 배를 마련하여 장사를 떠났다. 오동나라 오동고을에 도착한 남선비는 쌀을 살 생각은 않고, 간약하기로 소문난 노일제대귀일의 딸에게 홀려 그녀를 첩으로 삼고 세월만 보냈다. 그 사이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남선비의 재물을 모두 빼앗고, 갈 곳이 없어진 남선비는 거지처럼 그녀에게 얹혀 지내다가 결국에는 영양실조로 두 눈도 멀게 되었다.
여산부인는 쌀을 사러 간 남편이 3년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남편을 찾아 나섰다. 오동고을에 이른 여산부인은 가까스로 남편의 행방을 알게 되어 찾아갔지만, 남편은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했다. 여산부인은 굶주린 남편을 위해 정성을 다해 밥상을 차리고 같이 먹자고 했다. 쌀밥을 한 숟가락 떠먹은 남선비는 상대가 자신의 아내인줄도 모르고 사연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제야 여산부인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부부는 재회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노일제대귀일의 딸이 돌아와 이 사실을 알고, 여산부인을 속여 주천강 연못에서 빠뜨려 죽여 버렸다. 이후 그녀는 여산부인의 옷을 입고 돌아와서 여산부인의 행세를 하였다.
두 사람은 함께 남선비의 고향으로 돌아왔고, 일곱 아들이 마중을 나왔다. 그때 막내아들 녹디생인이 “아버지는 분명한데 저 여자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있지만, 우리 어머니가 아닌 듯합니다.”라고 했다. 아들들의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낀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자신이 살기 위해 아들들을 죽일 계략을 세웠다. 배가 아프니 남편에게 점을 보고 오라하고, 먼저 도착해 점쟁인 척하면서 “부인의 병은 일곱 형제의 간을 먹어야 낫습니다.”고 했다. 어리석은 남선비는 ‘아들이야 또 낳으면 되지.’라는 생각에 아들들을 죽일 결심을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녹디생인은 아버지에게 “제가 형들의 간을 꺼내 드릴 테니, 그래도 낫지 않거든 그때 저의 간도 꺼내십시오.”라고 했다.
녹디생인은 산에 가서 산돼지 여섯 마리를 잡아 간을 꺼내 집으로 와서 여섯 형의 간이라면서 노일제대귀일의 딸에게 주었다. 그녀는 간을 먹는 척하고 베개 밑에 숨겼다. 이것을 문밖에서 몰래 본 녹디생인이 뛰어 들어가 숨겨진 간을 찾고, 마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자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변소로 도망가 목을 매어 죽었고, 깜짝 놀란 남선비는 올레를 넘다가 정주목에 발이 걸려 죽고 말았다. 이후 녹디생인이 서천꽃밭에서 얻어 온 환생꽃으로 어머니를 살리고, 물속에서 추웠을 어머니에게 불이 있는 부엌의 조왕신이 되게 하였다. 그러고는 아버지는 주목지신, 위의 다섯 형은 오방위신, 여섯째 형은 뒤문전신이 되었고, 자신은 일문전을 지키는 신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측간신이 되었다고 한다.
집안이 평안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긴 이야기
이 이야기에는 집안의 다양한 공간에는 그 공간들을 담당하는 신들이 존재하고, 이러한 신들은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며 집안을 지킨다는 믿음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집안이 평안하기 위해서는 가정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함도 강조하고 있다. 즉 아버지는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어야 하고, 어머니는 현모양처의 길을 걸어야 하며, 의붓자식이 있는 계모는 의붓자식을 자신의 자식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참고자료
단행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1. 서울:국립민속박물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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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