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때 아닌 비가 내렸는데 내일까지 계속해서 비소식이라서 아침에 반짝 비가 그쳤지만 복주산휴양림 둘레길을 포기하고 산정호수로 출발했다.
산정호수에 도착해서 둘레길을 절반정도 걸었을때 빗방울이 많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비가 끝나기를 바라면서 둘레길 가까이에 있고 괜찮아 보이는 카페에 들러서 따뜻한 라떼를 한잔씩 마셨다.
카페는 산정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서 외형상 큰 한옥을 개조한것처럼 보였는데 믿거나 말거나 그곳에서 무슨 드라마 촬영을 했다는데 우리가 카페 오픈시간에 맞추어서 첫번째 손님인듯 아무도 없었다.
카페라떼를 다 마시기도 전에 비가 그치는듯 싶어서 카페 밖으로 나왔더니 다시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도로 카페로 들어가기도 그래서 빗속에서 그냥 걸어야 했다.
오늘 산정호수 둘레길은 굳은 날씨 때문인지 우리가 전세를 낸것처럼 방문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건너편에 도달했을 때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찬 비가 많이 내려서 영업을 하지 않는 음식점 처마속에 들어가서 기다렸다가 양동이로 들어 붓는듯한 빗방울이 한풀 꺾인 다음에야 출발했다.
단시간에 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니까 둘레길 바닥이 물바다가 되어서 큰 우산을 쓰고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신발속은 빗물로 질퍽 거리고 아랫 바지는 허벅지까지 다 젖어 버렸다.
비가 내리지 않았더라면 날씨가 무덥고 후텁지근해서 땀으로 범벅이 되었을텐데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옷은 젖었지만 무덥지 않아서 들레길을 걷는데는 좋았다.
어찌되었든 몇십년만에 산정호수를 한바퀴 돌아 보았는데 내가 처음 산정호수를 방문했었을 때가 어렴풋이 기억이 났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데크로 만든 둘레길이 아니었고 차가 다니는 도로 옆에 물가에서 걸었던것 같다.
산정호수를 한바퀴 돌아 와서 차속에서 젖은 아래 바지를 벗어 버리고 반바지로 갈아 입고 젖은 신발은 아예 벗어 버리고 맨발로 운전을 했다.
포천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그제 검색해 두었던 맛집을 찾아기기 위해서 산정호수에서 출발했는데 큰애가 가면서 다시 확인해 보았더니 저녁때 오픈이라고 해서 인천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런데 위성에서 붉은 비구름이 이지역을 지나 가는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져서 앞차의 번쩍 거리는 비상등을 보고 감으로 운전을 했다.
도로 곳곳에 빗물이 고여서 스키를 타는것 처럼 바퀴가 물속에 들어갈때 마다 핸들이 움직여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꽉 잡아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