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국물을 내기 위해 쓰는 다시마 표고등은 국물을 다 빼고 나면 버린다.
일본주방이라면 버릴리 없는 재료다.
잘게 잘라 간장 미린등을 넣어 조리면 손님에게 드리거나 팔수 있는 좋은 반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안 쓸까?
그런 재료 재사용을 시키면 일하기 힘든 직장으로 낙인 찍혀 계속 직원이 그만두기 쉬워 정상 경영이 어려워진다.
방법은 오로지 주인이 주방을 보는 경우 사장이 직접 하거나 같이 하는 수 밖에 없지만 글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 반찬을 500g만드는데 한사람이 1시간을 고생하면 인건비가 13,000원쯤 들게 되는데 차라리 2만원 써서 1kg 중국산 반찬을 사쓰는게 휠씬 편하고 직원 불만도 없다.
그런 이유로 임대료 비싼 도쿄 음식이 서울 음식보다 싸고 맛있고 또 원가를 40%를 쓰면서도 돈을 남기며 더 오래 살아 남는 것이다.
일본의 주방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레시피만이 아니다. 정말 배우기 어려운 것은 조리 후 남는 재료의 사용법 전처리에 남는 닭뼈 라든가 생선 머리 라든가 마지막에 남은 우동을 어떻게 잘 살려서 원가도 절약하며 손님 민족을 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인데 그런 것을 상황 상황마다 그리고 제철이 바뀌며 쓰게 되는 재료들에 따른 처리방법들 다 배우려면 여러해가 걸리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그런 현장에서 레시피 만을 훔치듯 배워오고 이력을 흔들어 써 먹으려고만 들기에 정작 중요한 배움에는 관심조차 없다.
전에도 썼지만 일본의 전통있는 주방안에는 쓰레기 통이 둘이 있다.
하나는 손님이 남긴 짬, 하나는 조리시 생기는 생선뼈 야채껍질 고기힘줄등을 모아둔느 통인데 보이기는 똑같은 짬 통이다.
그런데 이 통들은 직원은 절대로 그냥 버려서는 안된다 오직 주방장과 사장만 내용을 확인하고 버린다.
손님 짬 통은 혹시 손님 입맛에 안 맞아 남겨오는 음식이 없는지 확인하고 버리고, 두번째 통은 쓸데 없이 낭비되는 재료는 없는지 재료를 아끼며 처리 했는지 보고, 파잎 양파껍질 등은 국물용으로 다시 꺼내 다음날 쓰고, 혹시 취식이 가능한 재료는 사장만이 집에 가져간다.
한국주방 같으면 몰카등에 걸리면 문닫거나 쓰레기통 뒤지는 사장으로 소문나 어떤 면접도 보지 못해 폐업해야 할지 모른다.
정말 소중한 배움은 그런곳에 있는데 그 배움의 핵심은 식재료를 다루는 <진지함>이다.
오늘 내 주방에서 마구 형편없이 버려지는 연어 속 살들을 보며 < 저걸 잘 조리해 살몬소보로丼으로 만들어야 하는건데..> 속만 부글부글 끓이다 한숨 푹쉬고 들어왔다.
나를 힘들게 하는건 종일 서서 일한 다리가 아니라 할말을 못하며 가게를 이어가는 지친 마음이다.
나도 어찌어찌 해보려다 못하고 있기에 반성뿐인 인생이 되었지만 오늘 한일 야구를 보며 또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제 강백호의 실수는 그 개인 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야구에 맞짱뜨는 일본야구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커브의 구질이나 타격스윙 그런 것이 아니라 이치로 오오타니 선수를 키워 낸 진지함이다.
그런 것을 배우고 돌아와 후학에게 전해야 하는 선동열 김재박 이승엽 이대호등은 결국 돌아올땐 차별이니 찬밥신세니 하는 뒷소리만 해대며 끝을 맺었다.
그러니 후배에게 그들의 야구는 이런 것이다 이런 것을 배워라 하지 못하니 일본야구를 무시하게 되고 결국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가르치지 못한 것 아닌가.
미국은 타고 난 체격과 전세계에서 몰려오는 타고 난 천재들의 경쟁에 의해 발전하지만, 아시아 야구는 그런 자세와 정신이 없으면 같은 수준으로 갈 수가 없기에 그래도 우리보다 나은 일본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밉지만 배울건 배워야' 라고 하면서 대체 뭘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는게 한국인이라서 비참하게 진 야구 스코어 앞에 아픈소리를 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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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택 글)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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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토요일..
토실토실하게 웃는날
일주일을 시작하며 방긋방긋 웃는날
한주 동안 지쳤지만
휴식을 취하는 재충전의 시간, 주말니다.
맘편하고 힐링하는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