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뼈와 몸통 잇는 회전근 손상
팔 벌리고 올릴 때 통증 심해져
초기엔 약물·체외충격파 치료
완전 파열땐 내시경 봉합 시행
혈소판 주입해 재파열 방지도
회전근은 어깨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강한 힘을 받았을 때 손상된다. 연세사랑병원
어깨가 아프면 흔히 목 디스크로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외로 회전근개파열일 수도 있다.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통증을 목 디스크로 착각한다면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다. 이럴 땐 병원에 가서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한다. 목 디스크와 회전근개파열을 어떻게 구별하면 좋을까?
◆목 디스크 대 회전근개파열=연세사랑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갈라지고 찢어져서 튀어나오는 증상이다. 원래는 노화로 발생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많아지면서 젊은 연령층 환자도 늘고 있다. 목 디스크가 생기면 목과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고, 팔이나 손가락이 아프거나 저린다. 척수 신경이 눌려서 팔이나 다리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팔뼈를 몸통과 연결하는 4개의 근육인 회전근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병이다. 어깨를 돌리는 동작을 무리하게 반복하거나 강한 힘을 받았을 때 손상이 나타난다. 회전근개파열이 생기면 목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어깨에 강한 통증이 있다. 다만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목 디스크는 목부터 어깨·팔까지 욱신거림과 저림이 따른다. 또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벌리고 올릴 때 아프고, 목 디스크는 움직이면 증상이 나아진다. 이는 압박받던 신경근에 압력이 줄어 통증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연령대나 직업군별로 증상을 추측해볼 수도 있다. 만약 농민처럼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팔을 어깨 위로 많이 올리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반대로 사무직이면 목 디스크를 추측해볼 수 있다.
◆단순 봉합에서 다양한 봉합술 적용=회전근개파열이라면 증상과 파열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관절 주위의 힘줄에 파열이 생긴 것으로, 파열된 힘줄은 자연 회복되기 힘들고 방치하면 어깨 관절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의료진에 따르면 파열이 심하지 않은 초기나 부분 파열 땐 약물이나 주사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으로 근육 회복을 돕는다. 완전 파열은 봉합술을 고려한다. 절개가 아닌 4㎜ 정도의 작은 구멍에 관절내시경을 넣어 파열된 근육을 봉합하는 ‘회전근개봉합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회전근개봉합술을 할 때 자가혈소판풍부혈장술(PRP) 주사 치료를 병행해 통증을 완화하고 재파열 확률을 낮추는 추세라고 한다. PRP란 혈액 속 혈소판에 있는 재생성장인자를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다. 혈소판에는 다양한 면역세포 단백질과 성장인자가 있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이전에는 회전근개봉합술을 할 때 일렬로 꿰매는 단순 봉합을 주로 했다. 다만 접촉면이 작으므로 재파열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열봉합 기술이 등장했다. 이열봉합은 회전근개의 접촉면을 넓혀 안쪽과 바깥쪽 모두 봉합한다. 연세사랑병원에 따르면 최근엔 교량형 봉합도 나왔는데, 회전근개의 접촉면적을 이열봉합보다 더 잘 눌러 재파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첨단의료제제인 ‘아스로플렉스(ArthroFlex)’를 이용한 ‘스피드 더블 브리지(Speed Double Bridge)’ 봉합술을 도입한 곳도 생기고 있다. 수술 전 시뮬레이션을 해 견고하게 힘줄·뼈를 봉합할 수 있는 도달·접근 위치를 설정한 후 진행하는 3차원 봉합술이다.
다만 최신형 기술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 즉 회전근개의 범위와 탄력성 등을 고려해 상처가 잘 아물 수 있고, 재파열이 되지 않도록 적합한 봉합술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성훈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 원장은 “가장 중요한 점은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라며 “수술은 환자 상태에 맞춰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 경험이 풍부하고 노하우가 있는 의료진을 찾아 맞춤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