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4.11.13.연중 제32주간 수요일 티토3,1-7 루카17,11-19
온전한 치유의 구원; 찬양과 감사의 믿음
<하느님께 영광드리는 삶>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시편23,1-2)
요셉수도원 정문 입구 거대한 돌판에는 베네딕도 수도회 모토,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성규57,9)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에 이어지는 또 하나의 모토입니다.
사실 둘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모토에 한결같이 충실함이 하느님께 영광드리는 삶이겠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보시기 참 좋은 삶이 하느님께 영광드리는 삶이요 수도자는 물론 믿는 모든 이들 삶의
궁극 목표가 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상경 여정중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에서 일어난 나병
열 사람을 고쳐주신 일화입니다.
주변 모두에 활짝 열려 있는 예수님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나병환자의 치유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 영광드리는 삶이 무엇인가 배우게 됩니다.
나병환자 열 사람과 예수님의 감격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면입니다.
나병환자들은 멀찍이 서서 소리 높여 외칩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17,13)
참으로 가난한 이들이 겸손히 바칠 수 있는 참 좋은 기도가 자비송입니다.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바칠 유일한 기도도 이 기도 하나뿐입니다.
우리는 절박한 마음으로 주님의 치유의 구원을 바라며 이 자비송과 더불어 미사전례를 시작합니다.
동방교회에서 시작된 복음의 요약과도 같은 “예수님 이름을 부르는 기도”도 여기서 유래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역시 우리가 끊임없는 기도로 바치기에 참 좋은 기도입니다.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예수님의 말씀에 믿음으로 순종한 이들은 즉시 몸이 깨끗해지는 치유를 체험합니다.
주님 말씀에 믿음으로 응답할 때 말씀의 능력도 발휘됨을 깨닫습니다.
문제는 주님의 치유에 따른 반응입니다.
참으로 온전한 치유의 구원을 받은 사람은 열중 하나였고 그것도 사마리아 사람 하나였습니다.
천대받던 사마리아 사람들이었지만 예수님은 이들에게 늘 호의적이었습니다.
다음 장면의 묘사가 그림처럼 참 아름답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앞서 치유받은 아홉은 반쪽의 육신의 치유뿐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께 돌아와 겸손히 찬양과 감사를 드릴 때 비로소 온전한 영육의 전인적 치유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유비무환입니다.
평소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생활화할 때 영육의 전인적 건강의 참 아름다운 삶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수도자들은 평생 날마다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 공동전례기도를 바칩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이 우리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됩니다.
회개와 더불어 우리의 찬미와 감사의 신앙생활을 점검하게 합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사마리아 사람 하나가 예수님의 눈에는 얼마나 놀랍고 고맙고 기특했겠는지요!
과연 나는 ‘아홉과 하나’중 어느쪽에 속하겠는지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은 찬양과 감사의 삶으로 요약됨을 봅니다.
사람이라 다 사람이 아니라 부단히 찬양과 감사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사람이
영육으로 건강한 참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알레루야" 찬미로 살다가 "아멘" 감사로 끝나는 삶이라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이겠는지요!
찬미와 감사의 영혼의 양날개로 하느님 창공을 자유로이 노니는 삶이라면 얼마나 멋지겠는지요!
예수님의 결정적 구원 선언입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17,19)
평생 화두처럼 늘 지니고 살아야 할 참 은혜로운 말마디입니다.
늘 새롭게 시작되는 파스카의 구원의 삶을 상징합니다.
흡사 이 거룩한 미사전례중 영적나병을 치유받고 파견되는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일상에서 넘어져 좌절해 있을 때 이 말씀 연상하여 즉시 일어나 힘차게 믿음의 구원의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찬양과 감사로 표현되는 믿음의 구원이자 하느님께 영광드리는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중 전인적 치유의 구원을 받은 우리 모두에게 오늘 티토서의 바오로 사도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남을 중상하지 말고 온순하고 관대한 사람이 되어 모든 이를 아주 온유하게 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성령을 풍성하게 부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따라
상속자가 되었습니다.”(티토3;2,6-7).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아멘,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