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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荒唐無稽)
허황되고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언행이 터무니없고 믿을 수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荒 : 거칠 황(艹/6)
唐 : 황당할 당(口/7)
無 : 없을 무(灬/8)
稽 : 상고할 계(禾/10)
(유의어)
황탄무계(荒誕無稽)
출전 : 장자(莊子) 천하편(天下篇).
이 말은 사람들 사이에서 터무니없는 상황이나 얘기를 표현할 때 많이 쓰이는데, 우리 일상에서도 눈치채지 못한 채 쉽게 접할 수 있는 말이다. 하는 말이 허황하고 두서(頭緖)가 없음이나 엉터리를 뜻하는 말이다. 황당(荒唐)은 언행이 거칠고 줏대가 없어서 취할 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고, 무계(無稽)는 유례(類例)를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다.
'황당'이라는 말은 장자(莊子) 천하편(天下篇)에 나온다. 그 내용은 "황홀하고 적막하여 아무 형체도 없고, 변화는 일정하지 않다. 죽은 것인지 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천지와 함께 나란히 존재하고 신명에 따라 움직인다. 망연히 어디로 가는 것인가? 홀연히 어디로 가는 것인가? 만물을 망라하고 있지만 족히 귀일할 곳이 없다. 옛날의 도술에는 이러한 경향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 장자가 그 말을 듣고 기뻐하였다. 그는 아득한 이론에 황당한 말(荒唐之言)과 종잡을 수 없는 말로 이를 논하였다. 때로는 마음대로 논하였지만 치우치는 일이 없었고, 한 가지에만 얽매인 견해를 주장하지는 않았다"라는 구절이다.
이로부터 황당무계(荒唐無稽)는 사람의 언행이 터무니없고 허황하여 믿을 수 없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요즘은 유튜브방송이라는 새로운 설비가 있어, 자기가 촬영해 누구나 방송을 내보낼 수 있으니 가히 '사람마다 방송국을 하나씩 가진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발달한 방송 기술이 좋은 것, 바른 것을 전달하는 데 쓰이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각종 유튜브방송이 엉터리 내용으로 국민들을 오도하고 유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젊은 사람들이 듣고 그대로 믿으면 일생을 망칠 수도 있다. 필자가 관심을 갖고 들어보니, 올바르게 된 것보다 엉터리가 더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역사나 사상에 관한 것은 너무나 엉터리라서 놀랄 지경이다.
엉터리 방송 가운데도 많은 사람들이 유독 많은 내용이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 '성리학이 나라를 망쳤다' '천동설이 주장되어 대항해의 시대가 시작되는 해에 우리는 서원을 지었으니, 나라 망할 장본이었다' 등등의 내용이다. 이상하리만치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철학, 국사 전공의 교수나 강사, 퇴직 언론인, 재야 사학자 등등이다. 이들은 유교경전 한 구절, 퇴계(退溪) 선생이나 율곡(栗谷) 선생 등의 글 한 편도 읽어 보지 않고, 개연성(蓋然性)만 갖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유교, 성리학은 선비정신의 원천이다. 유학을 옳게 공부하면 선비정신이 생긴다. 1910년 우리나라를 차지한 일본이 영원히 자기들 소유로 만들려고 한국 사람들의 혼을 빼는 작업의 하나로 맨 먼저 한 일이 선비정신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교 때문에 나라를 망쳤다' '유교는 조선민족과는 관계없는 중국 것이다'고 가르쳤다.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유학을 공부한 할아버지나 조상을 잘못된 생각을 가진 무능력자로 간주하여 멸시하게 만들었다. 이런 피해가 너무나 커서 오늘날까지도 웬만한 지식인은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교육의 피해가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나라의 젊은 엉터리 학자들이 다시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고 다투어 외치고 있다. 완전히 잘못된 주장으로 많은 사람들을 오도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한 사람들도 선비고, 조선 말기 의병을 일으킨 사람도 선비고, 상해임시정부 요원들도 모두 선비다.
선비는 자기 개인보다는 늘 자신을 수양하여 바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국가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공적인 것을 먼저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같이 가려고 노력한다. 남에게 군림하지 않고 배려한다. 항상 배우고 새로워지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상이고 주의(主義)고 간에 약간의 폐단은 없을 수 없다. 운용하는 사람이 잘 운용하면 된다.
'음식을 먹으면 죽으니 먹지 마시오'라는 주장을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음식 먹다가 병 걸려 죽은 사례를 얼마든지 들 수 있다. 편협하게 몇 가지 증거를 가져와서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고 주장해서 되겠는가? 허황한 근거 없는 각종 방송에 여러분들은 속아 일생을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
▶️ 荒(거칠 황, 공허할 강)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풀이 무성(茂盛)하게 자란 뜻을 나타내는 글자 巟(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풀이 땅을 덮고 매우 황폐(荒廢)해지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荒자는 ‘거칠다’나 ‘흉년’, ‘폐기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荒자는 艹(풀 초)자와 亡(망할 망)자, 川(내 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전쟁에서 패해 모든 것을 잃었다는 의미에서 ‘망하다’나 ‘없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艹자와 川자가 결합한 荒자는 풀 한 포기(艹) 물 한 모금(川)조차 없는(亡) 곳이라는 뜻이다. 즉, 거친 황무지를 뜻한다. 그래서 荒(황, 강)은 ①거칠다 ②흉년(凶年)이 들다 ③덮다 ④버리다, 폐기(廢棄)하다 ⑤멸망(滅亡)시키다 ⑥차지하다 ⑦넓히다 ⑧허황(虛荒)하다, 황당무계(荒唐無稽)하다 ⑨(주색에)빠지다 ⑩모자라다 ⑪어둡다, 어리석다 ⑫흐릿하다, 모호(模糊)하다 ⑬흉년(凶年) ⑭묵은 농경지(農耕地) ⑮변방(邊方: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 지역) 그리고 ⓐ공허(空虛)하다(강) ⓑ삭막(索莫)하다(강)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칠 무(蕪)이다. 용례로는 언행이 허황하여 믿을 수 없음을 황당(荒唐), 거칠어져서 못 쓰게 됨이나 내버려 두어 거칠고 못쓰게 됨을 황폐(荒廢), 거칠고 피폐함을 황폐(荒弊), 황폐하여 거칠고 쓸쓸함을 황량(荒凉), 개간하지 아니한 땅이나 혹은 개간하였다가 다시 묵은 땅을 황지(荒地), 거친 땅을 일컫는 말을 황토(荒土), 거칠어진 무덤을 황분(荒墳), 거친 들판을 일컫는 말을 황야(荒野), 말이나 하는 짓이 근거가 없고 허황함을 황탄(荒誕), 곡식 따위 산물이 잘 되지 아니하여 주리게 된 해를 황년(荒年), 사냥이나 주색의 즐거움에 빠짐을 황망(荒亡), 아주 허황한 말을 황설(荒說), 비바람이 심한 날씨를 황천(荒天), 거칠고도 편하게 넓음을 황막(荒漠), 거칠고 데면데면함을 황솔(荒率), 하는 짓이나 말 따위가 몹시 거칠고 망령된 사람을 황객(荒客), 거칠어서 몹시 쓸쓸함을 황락(荒落), 아주 거칠어진 길을 황로(荒路), 거칠고 너저분한 글을 황문(荒文), 사람됨이 들떠서 황당함 또는 헛되고 미덥지 못함을 허황(虛荒), 곡식이 잘못되어 농사가 결딴남을 흉황(凶荒), 황무지를 개척함을 개황(開荒), 풍년으로 쌀값이 내리어 농민이 도리어 어려워지는 일을 숙황(熟荒), 주색에 미쳐 정신을 차리지 못함을 음황(淫荒), 기근이나 흉년 따위를 겪어낼 준비를 함을 비황(備荒), 천지가 미개한 때의 혼돈한 모양 또는 한없이 젊고 먼 땅을 천황(天荒), 허황되고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말이나 행동이 터무니 없고 근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황당무계(荒唐無稽), 허황한 말을 이르는 말을 황당지언(荒唐之言), 술과 계집에 빠져 사람의 마땅한 도리를 돌아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황음무도(荒淫無道), 유련은 노는 재미에 빠져서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고 황망은 사냥이나 술을 마시는 데 빠진다는 뜻으로 놀러 다니기를 즐기고 주색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유련황망(流連荒亡), 놀러 다니기를 즐겨 주색에 빠짐을 일컫는 말을 유련황락(流連荒樂), 눈에 뜨이는 것이 모두 거칠고 처량함을 일컫는 말을 만목황량(滿目荒凉), 허황되어 미덥지 않은 말을 일컫는 말을 허황지설(虛荒之說), 하늘과 땅 사이는 넓고 커서 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우주홍황(宇宙洪荒) 등에 쓰인다.
▶️ 唐(당나라 당/당황할 당)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크다의 뜻을 나타내는 庚(경, 당)으로 이루어졌다. 큰소리치다가 본뜻이다. 그래서 (1)중국 왕조(王朝)의 이름. 이연(李淵; 高祖)이 수(隨)나라 공제(恭帝)에게서 임금 자리를 물려받아 즉위한 때로부터 애제(哀帝)가 주전충(朱全忠)에게 망하기까지 20세(世) 290년간을 이름. (2)후당(後唐) (3)남당(南唐) (4)예전에 중국에서 들어온 또는 중국에 관계되는 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당(唐)나라, 나라의 이름 ②길, 도로(道路), 통로(通路) ③둑, 제방(堤防) ④새삼(메꽃과의 한해살이 기생 식물) ⑤뜰 안의 길 ⑥허풍(虛風), 큰소리 ⑦정자 ⑧갑자기, 느닷없이 ⑨당황하다, 황당하다 ⑩공허(空虛)하다, 텅 비다 ⑪저촉(抵觸)되다, 위반(違反)되다 ⑫허풍(虛風)을 떨다 ⑬크다, 넓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부딪힘이나 충돌함으로 올차서 꺼리는 마음이 없음을 당돌(唐突), 놀라서 어리둥절 하거나 다급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을 당황(唐慌), 수수나 옥수수를 당서(唐黍), 잡채의 원료로 녹말가루로 만든 마른 국수의 한 가지를 당면(唐麵), 수수 열매를 깨끗이 찧어 껍질을 벗겨 낸 낱알로 수수쌀을 당미(唐米), 중국에서 쓰이는 명칭을 당명(唐名), 중국에서 만든 먹을 당묵(唐墨), 중국 당나라의 역사책을 당서(唐書), 중국 당나라 때의 작가들이 지은 한시를 당시(唐詩), 힘의 강약이 잘 조화된 활을 당궁(唐弓), 언행이 허황하여 믿을 수 없음을 황당(荒唐), 허황되고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말이나 행동이 터무니 없고 근거가 없다는 말을 황당무계(荒唐無稽), 허황한 말을 이르는 말을 황당지언(荒唐之言)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전무후무(前無後無),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학문과 지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학무식(無學無識), 아무 재능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재무능(無才無能), 해로울 것도 없고 이로울 것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해무득(無害無得), 모든 생각을 떠나 마음이 빈 상태를 이르는 말을 무상무념(無想無念), 하는 일이 없으니 탈도 없음이나 하는 일도 없고 할 일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위무사(無爲無事), 하는 일도 없고 일할 능력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위무능(無爲無能), 한도 끝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진무궁(無盡無窮), 사심이나 편파됨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공평함을 이르는 말을 무사무편(無私無偏),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눈 아래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사람됨이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김 또는 태도가 몹시 거만하여 남을 사람같이 대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안하무인(眼下無人) 등에 쓰인다.
▶️ 稽(상고할 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尤(우; 다름)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旨(지, 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稽(계)는 ①상고(詳考)하다, 조사(調査)하다 ②헤아리다 ③논의(論議)하다, 상의(相議)하다 ④묻다, 점을 치다 ⑤셈하다, 세다 ⑥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⑦맞다, 서로 같다 ⑧머무르다, 멈추다 ⑨막다, 저지(沮止)하다 ⑩이르다(어떤 정도나 범위에 미치다),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⑪조아리다 ⑫쌓다, 저축(貯蓄)하다 ⑬법식(法式), 준칙(準則) ⑭창(槍: 의장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옛일을 상고함을 계고(稽古), 지나간 일을 상고함을 계고(稽考), 자세히 조사함을 계사(稽査), 머무르게 함을 계류(稽留), 머뭇거리어 늦어지거나 늦어지게 함을 계체(稽滯), 반드시 하여야 할 일을 지체하여 빠뜨림을 계궐(稽闕), 지체하여 늦어짐을 계만(稽晩), 지체되어 막힘을 계알(稽遏), 지체하여 그르침을 계오(稽誤), 사은 숙배하는 일을 지체함을 계사(稽謝), 극진히 존경하여 이마가 땅에 닿도록 몸을 굽혀 절함을 계상(稽顙), 머뭇거리어 더디고 늦음을 포계(逋稽), 머뭇거려 늦어지게 함을 체계(滯稽), 말이 매끄럽고 익살스러워 웃음을 자아내는 일을 골계(滑稽), 상고함을 이르는 말을 구계(句稽), 학문이 넓고 지식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계고지력(稽古之力), 이마를 조아려 선조에게 두 번 절함을 이르는 말을 계상재배(稽顙再拜), 머리를 조아려 사뢴다는 뜻으로 상제가 편지 첫머리나 자기 이름 다음에 쓰는 한문 투의 말을 계상배언(稽顙拜言), 허황되고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말이나 행동이 터무니 없고 근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황당무계(荒唐無稽), 회계산에서 받은 치욕이라는 뜻으로 전쟁에서 진 치욕 또는 마음에 새겨져 잊지 못하는 치욕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회계지치(會稽之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