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의사가 병을 만들고 환자를 만든다[PART1]-6.콜레스테롤 약으로는 병을 예방할 수 없다
과대 약 광고에
현혹되지 마라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스타틴 계열의 약은 다름 아닌 콜레스테롤 저하제이다. 2009년 미국에서의 이 약의 매출액은 약 145억 달러나 된다. 미국에서는 2004년에 미국 콜레스테롤 교육 프로그램의 기준을 개정하여,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의 ‘기준치 저하’를 장려하였다.
하지만 기준치를 저하한 근거에 설득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준을 정하는 위원 9명 중 8명이 제약 업계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항의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기준치를 되도록 낮춰서 약의 판매량을 늘리려는 제약 업계의 술수였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스타틴 계역의 약이 과연 효과 면에서도 뛰어난지는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약까지 써서 낮추는 이유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동맥경화를 불러오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을 쉽게 일으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타틴 계열의 약을 복용해서 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한 데이터를 보면 실로 충격적이다. 병을 예방할 수 있는 확률이 복권 당첨 확률보다 더 낮은 데다, 이 약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신문에 스타틴 계열 약인 ‘리피토(Lipitor)’의 대형 광고가 실렸을 때, 신문 구석에 아주 작은 글씨로 “대규모의 임상 실험에서 위약(僞藥 : 가짜 약으로 여기서는 설탕 정제를 사용했다)을 투여한 환자의 3퍼센트가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 리피토를 투여한 환자의 경우는 2퍼센트였다”라는 문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제약회사가 피험자 100명씩을 3년 4개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는 3명, 리피토를 투여한 경우는 2명이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 차이는 1명으로, 다른 99명은 리피토를 먹든 안 먹든 결과가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은
반드시 치료해야 할까?
의하계에는 ‘NNT(Number Need to Treat)’라는 지표가 있다. 이것은 환자 한 사람에게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몇 명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그 인원수(치료가 필요한 인원수)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리피토의 경우는 100명째에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에, NNT는 ‘100’으로 표기된다. 하지만 NNT가 50을 넘는다는 것은, 최악의 경우 전원이 ‘꽝’, 즉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복권 당첨 확률보다 낮은 확률이가고 봐도 좋다는 말이다. 보통 제약 업계가 후원하는 실험은 유리한 데이터가 나오도록 교묘하게 조작된다. 그런데도 피험자가 3년 이상 리피토를 복용한 효과에 관한 확률은 터무니없이 낮다.
미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 스타틴 계열의 약효에 대한 실험에서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약효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제약 업계에 의하면, 스타틴 계열의 약은 장기간 복용하면 심장 발작의 위험을 30퍼센트 이상 줄일 수 있는 약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제임스 라이트(James M. Wright) 교수는 임상 실험을 반복한 결과, “스타틴 계역의 약은 연령에 상관없이 여성에게는 효과가 없다. 중년 남성의 경우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총사망자 수는 줄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약의 효과는 고사하고, 건강을 해칠 위험마저 있다”라고 경고했다.
혈당약도 마찬가지이다. 약이나 인슐린 주사로 혈당치를 엄격하게 관래해도, 환자들이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로 이어졌다는 데이터는 전혀 없다. 반대로 환자들의 생명이 단축되었다는 데이터는 있다.
즉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같은 병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 없거나,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말이다. 건강검진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장이나 담낭의 폴립, 그리고 조기 암도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몸에 이롭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