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은 지난 8월 27일 강신성을 포함한 7명을 자신의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지 불과 10일 만에 발표된 인사였다. 특히 강신성은 사회단체분야 특보로 임명됐는데, 김민석과의 과거 관계를 고려하면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과 수십 년 전부터 각종 금전 지원과 채무 관계로 얽혀 있는 측근 중의 측근이라서다. 그럼에도 강신성의 지명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 뒤, 이재명이 제2기 개각을 발표하면서 언론의 집중도와 대중의 관심이 장관 인사로 쏠렸다. 김민석과 강신성 입장에서는 지난해 6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겪었던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 됐다.
야권을 포함한 정계 안팎에서는 “김민석과 강신성 간의 유착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강신성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 최종후보직에 이미 내정돼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신성, 김민석 야인일 때부터 후원
두 사람의 인연은 200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6월 열린 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김민석이 18년간 야인으로 겉돌 당시,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출신의 강신성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에서 공부하던 김민석에게 매달 450만원씩 지원을 했다. 이때 강신성이 보낸 돈은 총합 약 1억60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강신성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억5000만원의 정치자금을 김민석에게 제공했다. 이를 통해 김민석은 2010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고 벌금 600만원에 추징금 7억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2014년에는 원외 정당인 ‘민주당’을 함께 창당하며 정치적 동반자로까지 발전했다. 강신성이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대표가 됐고 김민석은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김민석도 이 당의 대표를 맡았다. ‘민주당’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됐고, 강신성은 더불어민주당 다문화위원장과 광명을 지역위원장에 임명된 후 21대 총선과 22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예비경선에서 낙마했다.
강신성은 김민석이 2020년 21대 국회로 복귀한 이후에는 공식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총리 청문회 당시에는 김민석 스스로가 강신성에 대해 “함께 찍은 사진은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굉장히 가까운 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 사이에 둘 간의 금전 관계와 대가성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야인 시절이던 2018년 김민석은 강신성으로부터 약 4000만원을 빌렸는데, 강신성은 이를 돌려받지 않은 상태에서 김민석의 후원회장직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맡았다. 4000여만원에 대한 보답으로 후원회장 자리를 준 것이라는 정계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민석의 2026년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사인 간 채무를 농협에서 대출받아 그대로 상환했다. 지난해 청문회 당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4000만원을 빌려준 강신성 외에도 강신성 회사의 감사로 근무했던 이모씨, 김민석의 국회의원 후원회장을 맡은 적이 있는 안모씨, 공공기관 비상임감사를 지낸 중소기업 대표 박모씨 등 총 10명으로부터 총 1억원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청문회 당시 국민의힘 측은 “강신성이 김민석의 불법 정치자금 스폰서가 아니냐”고 재차 추궁했다. 김민석은 과거 미국 유학 당시 강신성의 권유로 배추 농사 사업에 전세금을 투자했는데 사업이 실패했고, 이후 강신성이 돌려주지 못한 투자금을 분할 반환하는 과정에서 매월 송금받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김민석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계좌 내역이나 금융 증빙 서류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오피스텔 무상 사용, 부동산 제공 등 문제들도 청문회에서 연달아 제기됐다. 강신성 소유의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 오피스텔에 김민석 본인과 가족의 주소지가 수차례 등록된 점이 문제였다.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이나 대가 지불 없이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민석은 이에 대해 실제 거주하지는 않았고, 우편물 수령을 위한 주소지로 활용한 것에 불과해 별도의 임대차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언급된 채무 관계에 대해서도 당시 김민석 측은 “세금 및 추징금 등 공적 채무를 우선 변제하느라 사인 간 채무 상환이 늦어졌을 뿐이며 원금과 이자를 정상 변제했다”고 반박했으나, 청문회에서 관련 증거 자료 등은 끝까지 확인되지 않은 채 청문회가 종료됐다.
“강신성, 체육공단 상임감사 최종후보로”
앞선 사례들만 살펴봐도 김민석과 강신성이 단순한 정치적 이해관계자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물론 자신과 가깝고 뜻을 같이하는 측근을 특보로 앉히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있다. 다만 약 4000만원 후원과 오피스텔 무단 사용 등에 대한 법적 의혹을 해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신성을 임명한 것에는 거센 비판이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8월 31일 강신성 임명에 대해 “김민석이 청문회에서 유학 생활 중에 월 450만원씩 6년간 받은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하며 ‘2억원을 배추 사업에 투자했다가 배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며 “계산을 해보니 연간 27% 배당금을 받았다는 취지인데 요즘 삼성전자 특별배당이 시가(주가) 대비 8%에서 12% 정도밖에 안 된다”고 비꼬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데리고 인사를 하니까 민주당도 망하고 이재명 정부도 망할 거란 생각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승수 의원(재선, 대구 북구을)도 지난 8월 21일 강신성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에 지원했고,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는 연봉 약 1억5900만원을 받는 자리다. 김승수 의원은 “김민석은 과거 윤석열 정부의 인사 기용을 비판하며 정권의 도덕적 근본 기반을 파고드는 곰팡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그런 김민석이 이재명 정권의 곰팡이가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연일 하락 중인 이재명의 흐름과 비례해 김민석 체제 민주당도 ‘인사’ 문제로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 보고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강신성은 과거 김민석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단순한 측근 그 이상”이라며 “과거 본인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특보로 버젓이 임명했는데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서 청문회의 의미가 완전히 없어졌다”며 “국민들은 한탄만 하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김민석이 민주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금 같은 경우는 무리를 하더라도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측근 인사들을 배치해서 민주당내 기반을 만드는 게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