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에 데뷔하여 지금껏 15편의 무협을 발표하고
이제야 간신히 신인작가라는 딱지를 뗀 무협작가 제갈천입니다.
오늘 저는 무협을 좋아하시고, 더 좋은 무협을 보시기를 원하시는
동도 여러분께 몇 말씀 전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제법 길지만 끝까지 읽어 주십시오.
몇 년 전부터의 추세이지만 요즘 무협계는 판타지에 완전히 밀린 상황입니다.
몇몇 출판사에서 책을 찍어내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하여 그 판매량은 너무도 작습니다.
하여 몇몇 작가를 제외하고는 기성작가들조차 명맥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무협계는 고사(枯死) 일보 직전에 와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불법복제된 무협파일의 무분별한 유통이 그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있어 무협소설은
돈 주고 사서 보는 것이 아니라 빌려보는 것이다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대여점이나 대본소라는 것이 있는 겁니다.
현재로서는 출판된 무협소설을 구입해 주는 곳이라고는 그곳뿐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일부 독자들께서 좋아하시는 작가의 책을 직접 구매하시고는 있지만 그 수효는 아주 적습니다.
무협시장이 급속하게 쇠퇴하기 시작한 때는
통신과 인터넷이 발달되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때부터 불법복제된 무협파일들이 무단배포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들 때문에 과거에 대여점이나 대본소를 찾던 독자들이 더 이상 그곳을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불법파일을 구해서 보면 돈도 안 들고, 대여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는데
굳이 힘들여서 대여점이나 대본소를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을 잘만 뒤져보면
대략 2,000권의 무협소설이 한 묶음으로 되어 있는 불법파일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3권씩 독파한다면 대략 2년 정도는 대여점이나 대본소를 찾을 이유가 없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대여점이나 대본소의 수효가 몇 년 전에 비하여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출판업계의 말에 의하면 2 / 3 정도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무협소설을 구입해 주던 곳들이 그렇게 줄어들었기에 종이책 판매가 줄어든 것입니다.
혹자는 판타지 장르의 책은 그런대로 팔린다라는 말씀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판타지는 무협에 비하여 월등히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무협에 식상한 독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유 때문에 판타지가 월등히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 판타지는 불법파일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
판타지들 대부분은 인터넷 상에서 연재를 하다가 인기가 생기면 출판을 하게 됩니다.
그 순간부터 연재는 중단되기에 완결된 판타지 소설의 파일이 매우 드믑니다.
뒤가 궁금한 사람은 천상 대여점이나 대본소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무협파일은 완결된 상태의 불법파일들입니다. 더 이상 궁금할 것이 없지요.
그렇기에 판매량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종이책 판매는 작가들의 수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몇 부를 찍었느냐가 작가의 수입을 결정하는 요소입니다.
10만부를 찍은 작가는 1만부를 찍은 작가보다 10배의 수입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종이책 판매가 저조해지면 더 이상 출판을 못하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출판사의 손익분기점 이하가 되면 그렇습니다.
1,500부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나름대로 이름이 있던 작가지만 현재에 책이 전혀 안 나오는 작가는
책을 내봤자 손익분기점 이하로 판매되기에
출판사에서 더 이상 책을 찍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필명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할 수 없이 가는 곳이 소위 말하는 "공장무협"이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자신의 필명으로 책이 출판되는 것이 아니기에 글을 쓸 때 전처럼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공장무협의 질이 다른 작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지요.
사실 이것도 무협시장의 위축에 크게 기여한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무튼 불법파일로 인하여 작가들이 받는 고통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열심히 글을 써도 전보다 수입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모 작가의 경우 몇 년 전에 최하 7,000부 이상의 책이 팔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의 글은 채 2,000부가 팔리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의 수입은 2 / 7로 줄어들었지요.
그 수입으로는 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기 때문에
요즘 그는 무협소설 대신 다른 글을 쓰려고 자료 수집을 한다 합니다.
그러면서 말하길, 어떤 글을 쓰던 절대로 인터넷에 올리지 않겠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글을 불법복제를 하려면 누군가가 종이책을 가져다 놓고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입력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하겠다는 것입니다.
만일 누군가가 그러한 행위를 하여 무단배포를 한다면 수백 명이건 수만 명이건 전부 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제소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의 말인 즉슨,
<< 불법복제한 글을 읽는 사람은 범죄자이지 독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
따라서 그런 사람들은 막대한 금액의 벌금형에 처해지거나,
장기간 교도소에서 복역하여야 하는 징역형에 처해짐이 마땅하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저작권법을 살펴보면 이를 위반하였을 때
1 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되어 있습니다.
만일 피해를 보고 있는 무협작가들 50명이 나서서 불법복제된 파일을 유통시키는 사람을 고발할 경우에
그는 50년 이하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불법복제 및 무단배포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학생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고소를 당하게 될 경우에는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전과자들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많은 작가들이 저작권법을 위반한 사례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법원에 고발을 할 경우 제출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이것들은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경우 그 금액을 결정지을 자료가 되기도 하지요.
소송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가급적이면 많은 증거를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화면을 캡춰하는 것과
불법파일을 주고받은 사람의 이메일 주소 등을 기록해 두는 것이 그것입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발함과 동시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병행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벌금과 함께 손해액을 작가들에게 배상해 주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고소와 고발에 대한 차이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고소란 소를 제기한 사람이 이를 취하하면 없었던 것으로 됩니다.
그러나 고발은 고발한 사람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 해도 법에 의하여 처벌한다는 것이 다릅니다.
따라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고소하는 것이고,
저작권 법 위반으로 신고하는 것은 고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작가들이 소를 취하한다 하더라도 처벌은 받게 될 것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지금껏 참아 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존권이 걸려 있기에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여 주십시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아마도 무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실 겁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무협소설이 꾸준히 출판되기를 원하신다면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많은 양질의 무협소설을 원하신다면
무협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도와 주십시오.
여러분들이 자주 가시는 싸이트에 이 글을 복사하여 올려 주십시오.
이 글을 가급적 많은 분들이 보시게 하여
지금이라도 인터넷 상에 올려놓은 불법파일들을 얼른 삭제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나중에라도 학생들이 줄줄이 법원으로 끌려가는 것을 막고 싶으시다면 보시는 대로 타일러 주십시오.
불법파일이 사라지면 능력 있는 작가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고,
출판사로부터 제대로 된 대접을 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