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의사가 병을 만들고 환자를 만든다[PART1]-7.암 오진이 사람잡는다
암 초기 진단의
10명 중 1명은 오진
현재 질환에 의한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병은 바로 ‘암’이다. 그런데 진료에 있어서 암만큼 헷갈리기 쉽고, 오진도 많은 병도 없다. 단순한 종기나 염증을 암으로 잘못 진단받고, 위나 유방이 몽땅 잘려나가거나 생명을 잃는 사람도 너무나 많다. 이런 불상사를 당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의사의 진단을 주의하여 듣고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여러분은 “이 방법으로 암이 나았다”라거나, “말기 암에서 회복되었다”라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암’이 과연 진짜 암이었을까? 나는 그 점이 무척 의심스럽다.
드라마에서 의사가 “폐에 음영이 보인다. 암이 재발했다”라는 소리를 자주 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렇게 말하는 의사가 현실에도 상당히 많다.
암을 진단하려면 세포를 체취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병이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세포의 형태가 암이라도 점막 속에 머물러 있을 뿐, 침윤이나 전이를 일으키지 않는 잠재 암이나 유사 암이 매우 많기 때문에 제대로 검사를 해도 오진이 나올 수 있다.
2005년에 미국의 암 관련 의학지 〈암(Cancer)〉은 “암 초기 진단의 오진 확률은 높을 때는 12퍼센트가 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병변이 다른 나라에서는 ‘양성 종양’, 일본에서는 ‘암’으로 판정되거나 일본 내에서도 전혀 다른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다.
암에는 전이가 되지 않는
유사 암도 많다
진짜 암세포는 숙주의 정상 세포가 변이하여 만들어지며, 주변의 조직에 침입(침윤)하고 멀리 떨어진 조직에 전이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리고 숙주를 죽일 때까지 계속 증식해서 숙주와 함께 자폭한다.
한편 생명을 빼앗지 않는 암은 암과 비숫한 것, 즉 ‘유사 암’에 지나지 않으며 진짜 암으로 성장하지도 않는다.
증상도 없는데 검진에서 암이 발견되면, 의사는 “조기에 절제하면 거의 100퍼센트 완치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암이 아니라 유사 암으로, 잘라내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나도 유방암의 경우 ‘피보를 뚫고 나오는 암은 전이가 있는 진짜 암’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피부를 뚫어도 주변으로 퍼져나가지 않고, 암 덩어리가 부분적으로 그 위의 피부만 뚫고 나오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피부에 침투하는 것은 ‘침윤’인데, 침윤은 되어도 전이는 되지 않는 유사 암이 있는 것이다.
자궁암이나 폐암은 침윤이 되면 요독증이 일어나거나, 숨이 막혀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방사선 치료를 하거나 국소 수술을 하면 낫고 전이가 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 역시 유사 암이다.
위(胃)의 악성 림프종 가운데 어떤 종류는 항생제로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을 제균하면 암이 소실된다. 따라서 이 경우는 암이 아니라 ‘만성 변화’나 ‘만성 염증’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웬만히 성장한 뒤에도 암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힘든 유사 암은 상당히 많다. 반면에 갑자기 흉포한 모습을 드러내는 진짜 암도 있다. 또한 ‘중간기 암’이라는 것도 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지만 다음 검사 전에, 즉 검진과 검진 사이에 느닷없이 발병한다고 해서 중간기 암으로 불린다. 이 암은 악성이 많아서 발병이 된 환자들은 대개 얼마 안 가 사망한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