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하느님,
길 잃은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올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시니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이가
그 믿음에 어긋나는 것을 버리고 올바로 살아가게 하소서.
제1독서
<나는 있는 나다.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3,13-20
그 무렵 떨기나무 한가운데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들은 13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고 말하면,
그들이 저에게 ‘그분 이름이 무엇이오?’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14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 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
15 하느님께서 다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신 야훼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
이것이 영원히 불릴 나의 이름이며,
이것이 대대로 기릴 나의 칭호이다.
16 가서 이스라엘 원로들을 모아 놓고,
‘주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여라.
‘나는 너희를 찾아가 너희가 이집트에서 겪고 있는 일을 살펴보았다.
17 그리하여 이집트에서 겪는 고난에서 너희를 끌어내어,
가나안족과 히타이트족과 아모리족과
프리즈족과 히위족과 여부스족이 사는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리고 올라가기로 작정하였다.’
18 그러면 그들이 너의 말을 들을 것이다.
너는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함께 이집트 임금에게 가서,
‘주 히브리인들의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저희가 광야로 사흘 길을 걸어가,
주 저희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여라.
19 그러나 강한 손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한,
이집트 임금은 너희를 내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20 그러므로 나는 손을 내뻗어
이집트에서 온갖 이적을 일으켜 그 나라를 치겠다.
그런 뒤에야 그가 너희를 내보낼 것이다.”
복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8-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일상의 노고와 고통이 나의 십자가인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을 모두 당신에게 오라고 하십니다. 당신이 안식을 주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안식을 얻는 방법은 당신 마음의 온유하고 겸손한 멍에를 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무거운 짐을 지고 삽니다. 타인에 의해 지워지는 짐도 있고 나의 잘못으로 지는 짐도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 무거운 짐이 십자가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일상의 십자가를 잘 지고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라고 여깁니다.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 면이 더 많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다가는 참 십자가의 의미를 잃습니다. 우리가 십자가를 지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할 때 그 십자가는 세상에서 우리가 겪어야 하는 고통과는 사뭇 다릅니다. 아래 이야기에서 이 사람의 진정한 십자가는 무엇인지 발견해봅시다.
마이크 블랙은 100억 대의 사업가입니다. 그는 자신의 사업을 잠시 접어두고 무일푼 노숙자로 시작해서 1년 안에 10억을 버는 챌린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목적은 젊은이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믿음과 도전의 용기를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판매할 수 없는 자신의 일상을 담아야 하는 카메라, 휴대전화, 그리고 옷 한 벌입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 사업을 하면 안 되고 자신의 인맥에 도움을 받아서도 안 됩니다. 자신의 신용이나 가족, 친구, 현금, 자산, 전문 지식, 인맥, 심지어 자신의 이름까지 모든 것을 버리고 진짜 리얼로 길바닥에서 맨 땅에 아무것도 없이 그의 챌린지는 시작됩니다.
그는 길거리에서 물 한 잔 얻어 마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조금씩 이 챌린지를 시작한 것을 후회합니다. 한 푼도 못 벌고 노숙 생활을 하며 음식도 먹지 못하여 말라갑니다. 그는 첫날 저녁부터 눈물을 흘립니다. 다행히 모르는 사람이 며칠 재워주기도 하지만, 집이 없다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면서도 한 푼도 벌지 못합니다. 그저 만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먹고 자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이크는 아이삭이라는 인상 좋은 사람의 도움으로 며칠을 카라반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고 슬슬 사업을 시작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남이 버리는 가구를 팔아 이익을 배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동안 그는 돈이 없어 오로지 콩만 먹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사업화하기 시작합니다. 돈이 좀 모이자 집도 하나 월세를 내어 자신도 살고 나머지 방들은 세를 줍니다. 잠도 자지 않고 일을 합니다. 자그마한 사무실도 임대합니다. 이 과정에 실패도 겪었지만, 그래도 돈은 조금씩 쌓여갑니다. 12주 차 6,600불의 현금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의 사업은 그가 관심을 가지지 못하자 매달 25,000불의 적자를 내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는 이제 인터넷으로 커피를 판매하려고 합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익 중 일부를 유기견 보호센터에 기부하는 형식입니다. 첫 판매도 이루어지고 어느 정도 사업이 궤도에 오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32주가 지났을 때 그는 임대업으로 1,600불의 현금 흐름을 일으킬 수 있었고, 커피 사업으로만 34,000불을 법니다.
그러는 와중에 아버지가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습니다. 전화를 받고는 눈물을 흘립니다. 아버지는 얼마 못 삽니다. 그는 챌린지를 계속해야 할까요?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차피 시작한 것 끝까지 가보라고 합니다. 마이크는 아버지를 자신의 월세 집에 모시고 돌봐드리며 사업을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42주 동안 달려온 그도 건강이 악화하여 건강에 문제까지 발생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는 챌린지를 포기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42주 동안 맨 땅에서 시작하여 그의 통장엔 64,000불을 찍었습니다. 노숙자에서 10개월 만에 8천만 원의 돈을 모으게 된 것입니다. 2개월 더 했다면 10억을 벌 수 있었을까요?
어쨌건 마이크 블랙은 자신의 건강도 챙기고 아버지와 마지막까지 함께 하며 좋은 곳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챌린지는 비록 실패했지만,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도 처음 사업을 할 때 5천만 원의 빚을 져서 고통스러워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면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이크 블랙의 십자가는 무엇이었을까요? 자기 사업이 월 3천 만원씩 적자가 나는 것? 아버지의 대장암? 친구들의 비웃음? 먹을 것이 없고 잠잘 곳이 없었던 인생 최대의 고통? 아닙니다. 그의 십자가는 이것이었습니다.
“아무것 없이 시작해도 믿고 포기하지 않으면 분명히 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은 마음.”
이 마음 때문에 그는 그 많은 고통을 사서 겪어야 했습니다. 그 마음은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에게 십자가는 아버지의 마음이었습니다. 곧 인간을 구원하고 싶은 사랑의 마음이었습니다. 그 마음을 받아들여 예수님은 고통을 겪으셔야 했습니다.
내가 잘못해서 받는 고통이나 어쩔 수 없이 받는 고통은 오늘 복음에서 보면 그냥 무거운 짐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마음을 받아들여 멍에로 매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지닌 사람은 십자가를 진 사람이고 좁은 문으로 가는 사람입니다.
아카데미 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는 이혼 후 싱글맘으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린 두 아들을 위해 필사적으로 연기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남편이 언론에서 자기 험담을 할 때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 일만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불공평이야. 서러움이 있지 왜 없어. 그런데 그 서러움을 내가 극복해야 하는 거 같아. 나는 내가 극복했어.”
또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살아있는데 어떻게 스트레스를 안 받겠냐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고, 행복한 일이야. 아쉽지 않고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딨어? 내 인생만 아쉬운 것 같지만 다 아프고 다 쉬워. 하나씩 내려놓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해. 난 웃고 살기로 했어. 인생 한번 살아볼 만해. 진짜 재밌어.”
윤여정 배우처럼 관점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관점을 바꿔보면, 사는 모습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로 재미있는 인생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관점 바꾸기 어려워합니다. 관점은 다른 이가 바꿔주지 않습니다. 또 상황이 바뀌어야 관점이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관점은 바로 나만이 바꿀 수 있고, 또 외부 상황이 변하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이 변해야 바꿀 수 있습니다. 나만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우리 힘이 부족함을 잘 아시는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커다란 위로가 되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여기서 흥미로운 말씀이 있습니다. 보통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덜어주실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멍에까지 다 벗겨 주시면 좋으련만 그것은 그냥 씌워 놓으십니다. 왜 그럴까요? 모든 고통과 시련을 다 없애시면 좋지 않을까요? 바로 우리의 몫을 남겨 놓으신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사라지게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 하지 않고서 얻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몫은 나의 관점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나의 관점과 나의 마음을 바꿔서 주님을 향하는 것, 주님과 함께하는 것, 주님 안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리는 것입니다. 불공평하고 서러움이 많은 세상이라면서 불평불만 속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아닌,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으로부터 더 큰 은총과 사랑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필요한 일에는 일치가, 불확실한 일에는 자유가, 모든 일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요한 23세 교황).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