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의사가 병을 만들고 환자를 만든다[PART1]-8.암의 조기 발견은 행운이 아니다
조기 검진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될까?
암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첨단 기기와 새로운 검사 방법이 계속 개발되면서, 의학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암은 치료되는 병이다”, “1년에 한 차례 검진을 받으면 암이 되기 전 단계에서 저지할 수 있다”라고 선전하며 암 검진 시장을 빠르게 확대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줄고 있는가’하는 점이다. 진짜 암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다. 의학계의 말처럼 암이 치료될 수 있는 병이 되었다면, 한때 사망 원인 1위였던 뇌졸중이 지금 4위가 된 것처럼, 암 사망률도 매년 눈에 띄게 줄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암 사망률은 전혀 줄지 않고 있다.
1960년대부터 50년이 지난 현재까지 암은 사망 원인 1위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암 검진이 실제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밀하게 검사를 할수록, 최신 첨단 기기를 사용할수록 암은 더 잘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암이 아니라 암과 ‘비슷한 것’으로, 그것의 치료를 위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몸을 고통스럽게 할 뿐이다.
예를 들어 50세를 넘긴 남성 사망자 2명 중 1명은 해부를 해보면 전립선암이 발견된다. 그것은 그냥 놔둬도 커지지 않는 ‘잠재 암’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검진에서 전립선암을 굳이 찾아내서 자각 증상도 없는 사람에게 수술로 절제할지, 방사선 치료를 할지 결정하라고 압박한다. 수술의 후유증은 물론 방사선 치료로도 합병증이 일어나 심할 때는 인공항문을 달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에 아주 적은 병변까지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성인 3명 중 1명은 갑상선암으로 진단받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갑상선암으로 죽는 사람은 암에 의한 총사망자 수의 0.1퍼센트, 즉 연간 약 300명에 불과하다.
암 검진을 그만둔 마을에서
암 사망률이 격감한 이유
다수의 건강한 사람들을 모아서 제지뽑기로 ‘검진’과 ‘방치’ 등의 그룹으로 나누어, 추적 조사 및 연구하는 방법을 ‘제비뽑기 실험’이라고 한다. 그것은 학계에서 신뢰도 높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의 경우 폐암, 대장암, 유방암의 제비뽑기 실험이 여러 차례 행해진 바 있는데, ‘검진을 해도, 검진을 하지 않아도 사망률은 같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폐암의 경우, 미국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심한 흡연자 9,000명을 11년 동안, 그리고 구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흡연 남성 630명을 3년 동안 제비뽑기 실험으로 추적 조사했는데, 양쪽 모두 방치 그룹이 아닌 검진 그룹의 사망자 수가 더 많았다.
일본에서는 1989년에 나가노 현의 야스오카(泰阜) 마을이 암 검진을 그만두었는데, 이후 그 지역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위암 등의 집단 검진을 그만두자, 그 전의 6년 동안 주민 사망자 수의 6퍼센트였던 위암 사망률이, 1989년부터 6년 동안은 2.2퍼센트로 뚝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 추측할 수 있는 것은, 검진을 받으면 불필요한 치료를 받고 수술 후유증이나 항암제 부작용,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빨리 죽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암이 발견되었지만 조기여서 수술로 깨끗이 잘라냈다. 덕분에 5년이 지난 지금도 재발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난 정말 운이 좋았다!”라며 안도하는 사람들이 흔이 있는데, 이 경우는 사실 쓸데없는 수술로 손해를 본 것이다.
아무리 최신의 첨단 기기를 사용해 암을 조기 발견해도, 진짜 암이라면 그보다 훨씬 전에 암세포가 되지마자 즉시 몸속 여기저기로 전이를 시작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