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금기
아프리카에서는 건기가 닥쳐오면
수만 마리의 물소 떼가 목숨을 건 대이동을 한다.
이때 어떤 물소가 대이동의 리더가 될까.
가장 힘 쎈 놈?
가장 빨리 달리는 놈?
빨리 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방향을 잡는 능력이다.
뛰어난 후각으로 물이 있는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곳까지 가는 가장 빠른 경로를 찾는 놈이 리더가 된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선
결정적인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어느 때인가 수천 킬로미터를 내달려 온 물소 떼가
강을 불과 몇 킬로미터 앞두고 대형 참사를 당한 적이 있었다.
물 냄새를 맡은 리더가 뒤따라오는 무리를 향해
물이 있는 곳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를 본능적으로 보내자,
이제껏 묵묵히 리더를 따라오던 물소 떼가 순간적으로 흥분한 것이다.
먼저 물을 먹으려는 충동으로 질서는 무너지고
뒤에 있던 물소들이 앞에 뛰는 물소들을 추월하며 아비규환이 되고 말았다.
이제 누가 물소 떼의 리더가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잘 달리고 물 냄새를 잘 맡을 뿐 아니라
물 냄새를 맡고도 신호를 보내는 본능을 억누를 수 있는,
침묵할 줄 아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가 되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다르지 않다.
세상 속을 내달리며 순간순간 자신을 너무 빨리 표현하지 않는가.
침묵했어야 할 순간에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
숙성되지 않은 생각으로 저지른 행동이 자신을 힘들게 만들지는 않았는가.
어리석은 물소가 침묵의 금기를 깨고 신호를 보내
비극적 파행을 불러온 것처럼 말이다.
- 백지연 ‘뜨거운 침묵’ 중에서 -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인생은 구름과 바람과 비
https://m.cafe.daum.net/dreamt/Snn0/9610
2-3일 거세게 불던 바람 잔 걸 보니
자리바꿈 끝났나 보다
새벽에 일어나 톡보내고 나니 다섯시
밖이 어슴프레 여명이 밝아오니 산책나가면 좋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감기는 떨어진 것같은데...
조금만 아파도 쉬 힘을 잃어버리니 나도 많이 늙었나 보다
그래 지나가는 세월을 내가 붙들 수는 없는거지
그저 흐르는 세월에 내 몸을 맡기며 그러러니 하고 살아가야지
산책가기 싫어 침대에 누우니 바로 잠이 들어 버린다
집사람이 목욕가자고 깨운다
반신욕하면 좋은데 오늘은 내키질 않는다
난 잠한 숨 더 자는게 좋겠다며 혼자 다녀 오라고
허리가 아파 일어나니 일곱시가 넘었다
몸이 특히 아픈게 없는데 그저 처지는 느낌
뭘 하고 싶은 의욕이 없다
왜 이러나
집사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황태국 데워 놓고 나가서 동물 챙겨 주었다
병아리장 문을 열어 주니 닭들이 마당으로 나간다
웅이가 달려와 닭들을 몰아 다시 병아리장으로 집어 넣는다
저 녀석은 닭을 물지 않지만 닭이 밖으로 나오는 꼴을 못본다
어릴 적 닭을 몰아 닭장으로 넣었던 기억 때문에 닭이 나오는 꼴을 못보는 것 같다
그래 네가 있으니 문을 열어 놓아도 산짐승에게 물려갈 염려는 없겠다
아래 닭장에 가니 뻥이 옆에 새끼기러기 한 마리가 죽어 있다
하우스 속에 있던 새끼기러기가 문틈으로 나오니 뻥이가 물어 죽인 것같다
왜 자꾸 동물을 물어 죽이지 몇 대 쥐어 박았더니 죽는 시늉
이거 차마 때릴 수 없고
부드러운 말로 물지 말라니 금방 꼬리치며 달려 든다
그래 산짐승이 물어 가는 것보다 네가 죽이는게 더 적겠지하며 내 자신을 위로
집사람이 와서 황태국에 밥 한술 말아 먹었다
밥맛 없어도 억지로
어쨌든 먹고 힘내야겠다
집사람이 교육받으러 가자는 걸 오늘은 하루 쉬겠다고
몸이 개운치 않으니 가 봤자 교육 받기 힘들겠다
내일은 모의고사 본다니 내일 아침에나 가봐야겠다
잠 한숨 자고 나니 아홉시가 넘었다
허리 아파 더 누워 있지 못하겠다
병원에 가서 영양제나 하나 맞고 올까?
이것하나 참지 못하고...
갈등하다가 차라리 땀을 흘리는게 어떨까?하는 생각
닭장 옆 머위대가 많이 있어 풀을 베지 못한다
머위대를 꺾고 풀을 베는게 좋겠다
낫을 가지고 내려가 머위대를 베었다
언덕과 그 옆까지 베니 양이 꽤나 많다
벤 머위대를 가지런히 모아 잎을 땄다
잎을 따버려야 삶아서 껍질을 벗길 수 있다
모두 잎을 따 리어카에 실으니 거의 한리어카
가지고 올라오니 어느새 11시가 넘었다
머위대를 삶아놓아야 껍질을 벗길 수 있다
야외솥에 머위대 일부를 넣고 삶았다
대나무와 장작을 땠다
머위대 삶으면서 돼지목살 구워 막걸리 한잔
땀을 많이 흘렸으니 한잔마셔도 좋겠다
머위대가 많아 세 번에 걸쳐 삶아 내었다
삶아서 찬물에 담궈놓고 솥도 깨끗하게 씻어 두었다
그래야 다음에 바로 쓸 수 있겠지
어느새 1시
무려 4시간을 일했다
그래도 한가지 일을 끝낼 수 있어 다행이다
점심은 막걸리로 때우고 낮잠 한숨
일어나니 두시가 훌쩍 넘었다
바둑 모임 단톡에 전총무가 세시까지 나온다고
몸은 힘들지만 나가서 바둑 한수 두고 올까?
세시 넘어 바둑 휴게실로
종원형님과 전총무가 나와 있다
종원형님에게 한수 두자고 하니 좀 쉬었다 두겠단다
형님은 내기 바둑을 두니 나와 두는 건 별로
그래 내기 좋아하는 분이 오면 그때 두면 좋겠지
전총무와 한수
내가 가르쳐 준 대로 두어 보겠단다
한두번 듣고 그대로 둘 수 있다면 천재라며 웃었다
우리같은 범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비로서 내 수가 된다
포석을 같은 방식으로
전총무가 내 포석을 깰 때까지 똑같이 두어주어야겠다
어느 정도 포석이 끝난 후 중반전에 들어가며 중앙을 향해 뛰는데 자기 집을 지킨다며 따라 온다
거기서부터 내가 주도권을 잡고 판을 이끌어 갔다
귀에 걸친 돌을 협공해 오길래 역 협공으로 흑을 바쁘게 만들었더니 실수가 나온다
그 실수를 추궁하며 내 집을 조금씩 확보해 가니 백중세
끝내기에서 승부가 결정될 것같다
찌른 수를 흑이 바로 막아 수가 나버렸다
늦춰 받았으면 몇집만 부서졌을 건데 패를 내주게 되어 백은 몇집만 떼어 먹어도 무조건 백승
승부가 끝났다며 복기를 해주며 실수한 곳을 짚어 주었다
돌은 항상 떨어져 받으라고
어쩔 수 없이 붙었을 땐 젖히거나 늘라고
직접적인 공격보다 간접 공격을 생각해보라고
나도 확실히 모르지만 나에게 하수이니 일러 줄 순 있다
4시가 훌쩍 넘었다
한판 더 두려다가 몸이 피곤해 안되겠다
집에 들어가 쉬는게 좋을 듯
미안하다며 먼저 일어섰다
집에 오니 집사람이 같이 교육받는 분과 집에 왔다
삶아 놓은 머위대를 조금씩 드린다고
그래 많으니 나누어 먹으면 좋겠지
다섯시 넘어 예초기를 좀 하겠다니 집사람은 교육원에 다녀오겠다고
예초기 날을 바꾸어 가지고 내려가 아래 닭장 주변을 베었다
한시간여 걸쳐 주변을 다 베었다
예초기를 짊어지고 일해서 그런지 고관절이 아파 걸을 수가 없다
아이고 이제 그만
땀으로 범벅
샤워하고 막걸리 한잔 가지고 나오니 집사람이 왔다
넘어가는 산그림자를 바라보며 홀짝홀짝
몸만 아프지 않다면 일하는건 괜찮겠는데 이놈의 몸이 갈수록 더 아파만 지니...
집사람이 머위대 껍질을 벗긴단다
머위대는 껍질을 벗겨 말려서 나물해 먹으면 맛있다
같이 거들어 머위대 껍질을 벗겼다
쪼그려 앉아 벗기는 것도 힘이 꽤 든다
여덟시가 다 되가길래 나머진 내일 벗기자고
내일 나혼자 벗겨도 괜찮겠다
저녁은 기정떡으로 때웠다
언제나 입맛이 살아날까?
여명이 밝아 온다
님이여!
여름 찾아 산과 바다로 나들이 해보심도 힐링이리라
오늘도 몸과 마음이 기분 좋은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