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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 “지민누나”
“에에에취!”
갈색 카디건을 입고 자신의 발보다 큰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나오는 나, 오늘따라 몸이 안 좋았는지 많이 피곤해 보였는지, 분명 감기를 걸린 게 분명한데 그런 나에게 그저 찜찜한 기분으로 말을 걸기 힘들어하는 엄마.
“아…. 할 말 있으면 말해.”
“엄마가…….”
“간다고? 알고 있어, 아빠한테 전화 왔었지?”
어떻게 알았냐고 말하며 나를 쳐다보는 엄마는 그저 미안한 표정이었다, 그저 나에게 미안해할 뿐 안 간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이런 환경에서 살아온 나였는지라 엄마를 달래는 목소리 또한 차분했다.
“됐어, 지국이도 아빠보고 싶다하더라. 싸우지 말고 나중에 다 같이 한국으로와.”
“그래, 그땐 우리 딸 많이 커있겠네.”
엄마의 안심한 얼굴에 대고 내 생일이 언젠지는 알아? 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을 꾹 참고 비행기 날짜를 물어보고 내일모래라고 하는 말에 나는
“그럼 난 안되겠다. 아, 빨리 준비해야지.”
어색한 말투는 물론이고 정말 어색한 행동까지 풀 세트로, 난 목욕탕으로 향했다.
많이 졸려서 그런지 버스 안 구석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 어제 감기기운이 돌아서 불안 했는데 역시 걸리는 구나. 지욱선배가 선물한 감기약 먹는 다는 걸 깜빡하고 나와 더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프다.
“다음 정류장은 한국 고등학교입니다.”
그 말에 벌떡 일어나서 급하게 문 쪽으로 가는 난 멍청하게도 앞사람의 등짝에 머리를 박아버렸다. 정말 멍청하구나! 안지민.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반쯤 푹 숙이다 그때 들려온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보니 그는 곱상한 외모하며 피식하고 웃는 소리하며 언제나 내 주위를 돌아다니는 습성하며 역시 이 녀석은 빈이구나!
“누나!”
“빈아!”
누가 보면 꼭 이산가족 아니, 이산남매인 줄 알겠다. 쪼르륵 안겨서는 반갑다며 팔짝팔짝 뛰다 다음 정거장인 한국 고에 도착해 문이 열리는데 또, 깜짝 놀라서 빈의 손을 잡고는 내려버린다.
“하하, 빈아 하마터면 늦을 뻔했다.”
“누나…. 어디아파?”
시퍼레진 입술을 어느새 봤는지 걱정스런 눈길로 날 보는데 어쩜 이렇게 잘생겼는지, 만약 빈일 먼저 만나거나 그랬으면 어쩌면 지욱선배를 사랑해버리는 처참한 상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빈이와 잘돼서 좋은 결과로 진짜 신데렐라로 골빈 여자로 있을 수 있을 텐데….
“아니야, 그냥 추워서 그래.”
빈은 갑자기 내 어깨를 감싸더니 다른 쪽 손으로 저 멀리보이는 교문으로 향하게 손가락질을 하고, 빈이는 이렇게 말했다.
“자, 가자!”
“하하하,”
부드러운 사빈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이고 바람이 내 몸을 뒤덮고 있을 때 교문근처에 다다랐을 때 같은 검은 차에서 내리는 유리언니와 지욱선배의 모습이 보였고 눈을 질끈 감고 딱 3초를 세어보았다.
‘일’
‘이’
‘삼.’
“누나, 뭐해? 가자.”
“응? 응. 그래!”
지욱선배의 모습이 아른 아른 거려서 한걸음씩 발을 내딛기가 힘들었다. 그런 날 알면서도 어깨에 올린 손을 내릴 생각이 없는 빈은 아까 전부터 싱글벙글 이다. 분명, 저 앞에서 웃고 있는 유리언니와 지욱선배를 본 것이 틀림없다.
근데 왜 웃는 거지?
“어, 지민아!”
저 멀리서 활짝 웃고 나에게 신나게 인사하는 유리언니, 저 언니는 분명 남자로 태어났으면 나랑 결혼할 운명이었을 거야. 왜 이렇게 날 좋아하나 몰라. 유리언니가 저런 성격만 아니었으면 잔뜩 미워했을 텐데….
그런데 아까전만해도 웃고 있던 지욱선배가 날 보자마자 표정이 어두웠다, 왠지 미안하고 내가 이렇게 마주치게 된 건 만으로도 죄를 지은 것 같다. 그러니깐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 거 들키지 말았어야했다.
“언니, 축제준비 저 혼자서 할게요.”
“또 그 말이야?”
“괜찮아요, 작년에도 지욱선배 혼자서 했다면서요.”
“그럼, 힘들면 이 녀석 불러.”
옆에 있던 지욱선배를 팔꿈치로 툭하고 치는 유리언니. 그런데요, 부를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아까 전부터 빈을 뚫어져라 보는 유리언니,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정문으로 들어가려는데 난 잊고 있었다. 빈이 이 녀석이 내 어깨에 올린 손을 내리지 않았다는 걸.
물론 이상하게도 지욱 선배는 화난 것 같은 눈으로 빈이 녀석을 죽어라 쳐다보고 있었다.
“오늘따라 따갑네요. 그죠, 누나?”
너무 미련한 곰탱이 자식, 지욱선배가 째려보잖아!
이른 오후 꾸벅 꾸벅, 책상에 인사하는 멍청이 여기 있소, 축제가 20일 남아있는 때에 무슨 수업이에요? 라고 대들다가 야자까지 하게생긴 인간 여기 있습니다.
“안지민! 안 일어나?”
“죄, 죄송합니다.”
“뒤에 가 서있어!”
얼마나 꾸벅꾸벅 고개를 숙였는지 계속 목이 아파왔다, 교실 뒤에 서있는 중에 복도에 지나가는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사람은 어느 누구도 아닌 지욱선배였다.
학생회에 1학년 때부터 유리 선배와 같이 활동을 해 와서 당연한 듯이 3학년 올라온 후로 회장직을 맡고 있는 선배는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수업 중에 돌아다녀도 되는 권리를 갖고 있다.
“풋.”
이마에 생긴 붉은 자국 하며 정리되지 않은 머리하며 누가 봐도 졸다가 걸렸어요. 라고 이마에 쓰여 있는 것 같았다. 눈을 마주친 순간 붉어진 두 볼이 화끈거렸고 이런 날보고 오랜 만에 웃어주는 지욱선배는 아직도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처음이자 마지막 남자였다.
“수고해.”
선배는 작은 입모양으로 내게 수고하라고 하고 난 고개를 푹 숙이고 붉어진 볼을 감추고 있었다. 하필 이런 꼴로….
근데 선배가 웃어줬어!
“히히.”
근데 왜 이렇게 오늘따라 졸리지? 목도 아프고 머리도 화끈거리고 감기약을 안 먹어서 그런가? 어제 저녁에는 먹었는데….
***
“기다렸어요?”
“아니, 무슨 일인지 안 물어봐?”
싸늘한 사빈의 표정 까칠한 유리의 목소리 그와 그녀는 지민과 같이 있을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고, 학교 구석에 있는 연못에 유리가 사빈을 개인적으로 불렀다.
“차비서님 동생분이시죠? 차유리선배.”
“어? 이야. 똑똑한데….”
지민에게 올린 손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그녀에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리고 무서운 느낌으로 겁을 주는 사빈. 목소리 또한 많이 낮아졌다.
“선배, 제 정체에 대해서 지민누나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민은 누나고 난 선배구나.”
“함부로 입 나불대면 차회장님이 열심히 꾸린 주식회사가 날아갈지도 몰라요.”
그의 미소 또한 위협적이었고 그녀는 그의 위협적인 모습에 그저 섭섭할 뿐이었다. 이 한마디를 남기고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는 사빈에게 그녀는….
“다 말할 거야! 내가 왜 말 안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잠시 정적이다가 미소를 띠고 고개를 돌리는 사빈은 이런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 선배는 효녀잖아요.”
그가 사라진 곳에서 그녀는 힘없이 말하는데….
“그래…. 넌 분명 아버지회사 그렇게 만들고도 남을 놈이지. 그럼 표적은 네가 아니야.”
돌을 집어 연못 한 가운데 던진 뒤 혼잣말로 섬뜩하게 말하는 유리.
“사빈이 네가 아니라 안지민이야.”
***
야자가 끝나고 아직도 어느 빈 교실 안에서 A4용지와 싸움중인 난, 5장을 버린 상태다. 어째서인지 축제에 관한 보고서를 써야하는데 아직도 한글자도 적어놓지를 않았다. 무슨 아이디언지 뭔지를 내야하는데….
지욱선배는 어떻게 혼자서 그걸 다 해낼 수 있었는지 몰라.
“아, 음, 여장남자나 할까?”
아냐, 분명 그걸로 정하면 남자애들이 눈에 불을 키고 째려볼 거야. 지욱선배를 적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아. 여장남자로 정하면 빈이도 나갈 텐데 흠…. 보고 싶다.
여장남자…….
“쓰읍.”
그걸로 정하면 빈이 녀석도 날 싫어하려나? 그때처럼 학교에 안 나오려고 할지도 몰라. 몇 시간 동안 깜깜한 학교 안에서 머리를 굴리느라 피곤했는지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내일까지 정해야 하는데….’
많은 종이들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하는 난 그 뒤에 일어나는 일 따윈 안중에도 없었고 내가 눈을 떴을 때는 빈과 선배가 교실 날아가도록 소리를 지르며 싸우고 있었다.
“선배랑 빈이가 왜 여기 있어요?”
처음 댓글 : ★MOon 님
마지막 댓글 : 어떤애가내닉쓰냐 님
감동적인 댓글 : 쎄쎄쎄. 님과 꽃동네아지매 님!
ㅠㅠ 내일 수능인데 감기에나 걸리고 ㅠㅠ
큰일이네요! 3편도 아직 쓰는 중이라 걱정도 되고 이번주 금요일까지 올려야하는데 말이죠.
조금 러블리하게 분홍색으로해봤어요!
공부도 해야하는데 손에도 안잡히고 ㅠㅜㅠㅜ
003 -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말”
업쪽은 짝사랑
첫댓글 ㅜㅜ내일 수능이죠....내일 지나면 저도 수능 디데이 스타트예요.ㅜㅜ
고삼이신가봐요?우와 그럼에도 연재를 하시는 정신!대단해요~
업뎃도 빠릿빠릿하네요ㅋㅋ이제부터 신데렐라 애독자된 오니예요ㅋㅋ
내가 일빠네??항상와서 폭풍 감동의 덧글을 남겨드릴게요!기대하세요~
근데 저 전편보기 화살표는 볼때마다 신기하네요...와우
짝사랑!
다음편에도 달려올게요!
짝사랑 신데렐라, Cherish^ㅁ^
♣
안녕하세요, 레오니님 정말 방금전에 1편에 댓글 달아주신 것 보고 왔는데 이곳에서도 이렇게 달아주셨네요.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ㅠㅠ 수능 완전히 망치고왔답니다ㅜㅜ 역시 날 받아주는 건 인소닷 뿐인 것 같아요.
이렇게 하나하나 댓글달아주시고 읽어주신점에대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성실연재에 한 걸음씩 다가갈게요.
짝사랑
후아후아후아, 역시 오랜만에 봐도 좋군요 >_< 흐흐, 없는 시간 있는시간 다 쪼개서 므흣님 짝.신보려구 왔답니다!!
푸하하, 지욱선배.. 사빈이 올린 손이 질투나면 질투난다고 고대로 말하시지요 흐흐 ㅡ.,ㅡ...
아님 말구요... 흐흐흐. 근데!! 사빈과 선배가 왜 싸우고 있엇을까요!!!!! 흐어, 다음편 무지 궁금해져요 ㅠㅠ
수능은 잘 보셨나요! 잘 보셨을거라고 믿고 응원할께요 >_< 푸히푸히, 이등이네요!!
다음 업쪽 날아오자마자 바로 달려오겠습니다!! +_+ 다음편 기대할께요~
짝사랑!!!!
ㅎㅎ 이번편도 재밌게봤어용 유리선배!!ㅠㅠ 말대로 성격이라도 나쁘면 뒷 담이라도 깔텐데 ㅜ
여주가.....수능망치셨다고 너무 상심하지마세요!! 저희오빠도 이번에 수능쳤는데 망했답니다 ㅎㅎ
저희오빠학교 주위학교중에 좀 좋은고등학굔데 반애들 전부 재수할꺼라면서 재수학원 번호칠판에다가 써놓고
난리가 났다네요 ㅎㅎㅎ 힘내세요!!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