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가끔 다람쥐가 쪼르르 달려가는
전나무숲 산책길을 가로질러
민달팽이 한 마리
기어간다
혼자서
가족도 없이
걸어잠글 창문이나
초인종 달린 대문은 물론
도대체 살면서 지켜야 할 아무런
집도 없이
그리고 안으로 뛰어들어가거나
밖으로 걸어나올
다리도 없이
보이지 않는 운명이 퍼져가는 그런 속도로
민달팽이 한 마리
몸으로 기어간다
눈을 눕힌 채
생각도 없이
느릿느릿
詩. 김광규
시선집 <누군가를 위하여> 문학과 지성사
--------------------- [원본 메세지] ---------------------
하얀 운전자
150미터쯤 떨어져서
안전한 간격을 두고 신중하게
따라오던 하얀 승용차
넥타이 매고 안경 쓴
점잖은 운전자
너무 호감이 가서
후사경으로 번호판 돌아보다가
어이쿠 외칠 사이도 없이
가드레일을 긁으면서
나는 급정거했다 내 차를
살짝 비켜서 능숙한 운전 솜씨로
우측 깜박이등을 켜고
하얀 운전자는 내 곁을 지나갔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사라져 버린 하얀 승용차
다시는 볼 수 없었다
詩. 김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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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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