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지목 4명 모두 낙마
청문회 당일 밤 "부적격" 판정, 김승원, 이재명 정부 5번째 낙마
왼쪽부터 이진숙, 강선우, 이혜훈, 김승원
김승원이 19일 자진 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서 이른바 ‘참여연대 데스노트’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참여연대가 공개적으로 ‘부적격’이라고 판단하거나 사퇴·지명 철회를 요구한 장관 후보자 4명이 모두 임명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기 때문이다.
김승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지명 20일 만에 물러났다.
참여연대는 김승원의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난 15일 밤 ‘김승원은 장관으로 부적격’이라는 논평을 냈다. 참여연대는 김승원의 음주운전 전과와 자녀 위장전입을 “법률을 준수하고 집행해야 할 법무부장관으로서 중대한 결격사유”라고 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제기된 식품의약품안전처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김승원의 ‘공익적 민원 전달’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부정청탁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했다. 청문 과정에서 차기 형사사법체계를 이끌 정책적 역량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승원까지 물러나면서 이재명 정부에서 참여연대가 장관 후보자에게 명시적으로 부적격 또는 사퇴 의견을 낸 4명은 모두 낙마하게 됐다. 지난해 7월 참여연대는 강선우의 보좌진 ‘갑질’ 의혹과 해명 과정의 문제, 이진숙의 제자 논문 표절 및 자녀 위법 조기유학 등을 들어 두 사람 모두 “국민 눈높이에 미달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재명은 이진숙의 지명을 철회했고, 강선우는 이후 자진 사퇴했다.
올해 1월 이혜훈 때도 참여연대는 “신설 기획예산처 장관에 부적격”이라는 논평을 냈다. 인턴 직원 폭언과 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 가족 재산 및 부동산 관련 논란 등을 들어 고위공직자로서의 도덕적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했고, 이재명 정부의 재정정책 방향과 이혜훈의 기존 정책 행보가 충돌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재명은 이후 이혜훈 지명을 철회했다.
이 때문에 김승원의 청문회 직후 참여연대가 부적격 입장을 내자 정치권에서는 이미 ‘참여연대 데스노트’라는 표현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승원 사퇴 이틀 전인 17일 이진숙·강선우·이혜훈이 모두 낙마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데스노트를 참여연대가 쥐고 있는 듯 보인다”고 했다. 당시엔 김승원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틀 뒤 김승원까지 물러났다.
시민단체 '참여연대'
‘데스노트’라는 말은 문재인 때에는 정의당을 두고 주로 사용됐다. 정의당이 부적격 의견을 낸 안경환과 조대엽 등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정의당 데스노트’라는 표현이 정치권에 자리 잡았다. 다만 2019년 조국에 대해 정의당이 반대하지 않으면서 이후에는 유명무실해졌다.
김승원의 사퇴까지 포함하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취임하지 못한 인사는 이진숙·강선우·이혜훈·용혜인에 이어 5명으로 늘었다. 김승원은 사퇴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인정하지 않고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참여연대 논평은 범민주당권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재명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