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33-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3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 하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3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35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36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37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최양업 신부 선종 163주년 기념 담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을 지내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1821-1861년)의 선종 163주년 기념일입니다. 이 기념일에 다시 한번 최양업 신부님의 감동적인 생애를 떠올려 봅니다. 최양업 신부님께서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사제이시지만 한국인으로서 본격적으로 사목 활동을 펼치신 첫 번째 사목자라 할 수 있습니다. 첫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귀국하신 지 1년 만에 순교하셨기 때문입니다. 이후 최 신부님께서는 박해를 피하여 심심산골에 흩어진 교우들을 찾아 해마다 7천 리(2,800km)가 넘는 험한 산길을 다니시며, 선종하시기까지 12년 동안 전국 120여 곳의 교우촌을 순방하셨습니다. 이동이 어려운 여름 장마철에도 쉬지 않고 한문 교리서와 기도서를 한글로 옮기시고 순교자들에 대한 기록을 수집하는 등 교회 재건을 위하여 헌신하셨습니다. 그러다가 계속된 과로에 장티푸스까지 겹쳐 안타깝게도 1861년 6월 15일 40세의 나이로 선종하셨습니다.
이렇게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서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쉼 없이 길 잃은 양들을 찾아 나선 ‘길 위의 목자’셨고, ‘땀의 순교자’셨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고귀한 희생과 온전한 헌신으로 참목자의 모범을 남김없이 보여 주신 최양업 신부님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오늘 최양업 신부님의 선종일에 특별히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기원하면서 ‘전구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꾸준히 추진하여 왔으나 아직 신부님의 신앙과 영성을 오롯이 따르며 살지 못하였다는 반성과, 시복을 위한 전구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성찰에 따른 것입니다.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 안건은 이미 2016년 교황청 시성부에서 영웅적 덕행에 관한 성덕 심사를 통과하였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를 승인하시어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서는 ‘가경자’(可敬者, Venerable) 호칭을 받으셨습니다. 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다음 절차는 기적 심사입니다. 순교자의 경우에는 성덕 심사를 통과하면 복자로 선포되지만, 최양업 신부님처럼 증거자인 경우에는 성덕 심사 이후에 기적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이 기적 심사는 최양업 신부님께 ‘전구’(轉求, intercession)를 청하여 얻은 다양한 은총 체험 가운데 특히 기적적으로 치유된 사례를 수집하고 입증하는 절차로 진행합니다. 최양업 신부님께 청하는 전구 기도는 특별히 위중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본인, 친지 등)의 기적적 치유를 위하여 최 신부님의 전구를 청하는 것입니다. 그때 구체적인 사람의 치유를 지향으로 주모경, 묵주 기도 등과 함께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 기도문’을 바쳐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각 교구에 배포된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 안내’ 리플릿을 참고하여 주십시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위하여 전구 기도를 바치는 오늘이,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자 온 힘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온 삶을 길 위에 쏟아부으신 최양업 신부님의 숭고한 신앙을 깊이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한국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하여 마음과 뜻을 함께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모여 기도할 때, 전구 기도를 통한 치유 기적의 선물도 주어질 것이며,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 시성도 하루빨리 이루어질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는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눈에 보이는 기적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선익을 위하여 마음을 모아 함께 전구 기도를 바칩시다. 이 전구 기도가 아픈 이들의 기적적 치유를 청하는 기도일 뿐만 아니라,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신앙을 본받아 복음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바치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직 하느님의 자비 안에 모든 희망이 있음을 깨닫고 끊임없이 기도하신 최양업 신부님을 닮아, 우리 또한 항구한 기도로써 희망 없이도 희망하고, 고통을 겪는 이웃과 함께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법을 알게 되기를 빕니다.
2024년 6월 15일
최양업 신부 선종 163주년 기념일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김 종 강 주교
<엘리사는 일어나 엘리야를 따라나섰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9,19-21
그 무렵 엘리야는 산에서 내려와 19 길을 가다가 사팟의 아들 엘리사를 만났다.
엘리사는 열두 겨릿소를 앞세우고 밭을 갈고 있었는데, 열두 번째 겨릿소는 그 자신이 부리고 있었다.
그때 엘리야가 엘리사 곁을 지나가면서 자기 겉옷을 그에게 걸쳐 주었다.
20 그러자 엘리사는 소를 그냥 두고 엘리야에게 달려와 이렇게 말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에 선생님을 따라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엘리야가 말하였다. “다녀오너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였다고 그러느냐?”
21 엘리사는 엘리야를 떠나 돌아가서 겨릿소를 잡아 제물로 바치고,
쟁기를 부수어 그것으로 고기를 구운 다음 사람들에게 주어서 먹게 하였다.
그런 다음 일어나 엘리야를 따라나서서 그의 시중을 들었다.
축일6월 15일 성녀 에드부르가 (Edburga)
신분 : 동정녀, 수녀원장
활동 지역 : 윈체스터(Winchester)
활동 연도 : +960년
같은 이름 : 에드브르가
앵글로 색슨의 황녀 가운데 에드부르가란 이름으로 공경을 받는 분은 모두 세 분인데, 그중에 윈체스터의 성 에드부르가는 국왕 앨프레드(Alfred)의 손녀딸이자 에드워드(Edward the Elder) 국왕의 딸로 태어났다. 그런데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요람기에서부터 수도생활을 하기로 운명 지어진 것으로 생각한 듯하다. 왜냐하면 불과 3세 때에 그녀의 성소를 시험해 보기로 결정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부친이 딸을 무릎에 올려놓은 뒤 한 손에는 복음서와 함께 성작을 보여 주고, 다른 손에는 아름다운 목걸이와 팔찌를 들고 보여 주면서 무엇이든 선택하도록 하였다. 이 어린 아기는 두 눈을 반짝이면서 한쪽은 분명히 싫어하는 기색을 드러내 보이며 거절하고, 성물에 대해서는 놀라운 눈빛으로 감싸 안았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왕은 자신의 어머니가 세운 수도원에서 그녀를 길렀는데, 차차 장성하여 수녀가 되고 나중에는 원장이 되어 높은 성덕을 닦았다. 그녀는 특히 애덕과 겸손이 뛰어났으며, 살아생전에 이미 수많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전해온다. 그녀는 이따금씩 다른 수녀들이 잠자는 동안에도 혼자 일어나 기도하였고, 수녀들의 신발을 닦아 주거나 잠자리를 보살피는 등 참으로 관대한 어머니처럼 일생을 살았다.
오늘 축일을 맞은 에드부르가 (Edburga)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