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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청비에 관한 설화는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는 다양한 본풀이 중 일반신본풀이에 해당한다. ‘세경본풀이’이란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자청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자청비 신화’라고도 불린다. 자청비에 관한 설화는 주인공 자청비가 시련을 극복하여 마침내 사랑을 쟁취하고, 농경신이 되었다는 내력을 담고 있다. 이 설화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이 그 무엇보다 드라마틱하여 현재 전해지고 있는 본풀이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 지역에 전해지는 자청비이야기
자청비에 관한 설화는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는 다양한 본풀이 중 일반신본풀이에 해당한다. ‘세경본풀이’이란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자청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자청비 신화’라고도 불린다. 세경본풀이는 큰 굿에서 연행되는 무가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승되는 ‘농경기원신화’이기도 하고, ‘세경’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농사의 신에 관한 내력을 풀어내는 이야기이다. 설화의 등장인물 중 문도령은 상세경, 자청비는 중세경, 정수남이는 하세경이 되어 농사를 보살피게 된다.
시련을 극복하고 농사의 여신이 된 자청비
옛날 김진국 대감과 조진국 부인이 살았다. 두 사람은 일찍 결혼했지만, 오랫동안 자식이 없었던 부부는 부처님께 공을 들여 자식 하나를 점지받았는데, 재물 한 근이 모자라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아이의 이름을 ‘스스로 청해 태어났다’고 하여 ‘자청비’라 지었다. 같은 날과 시각에 하녀도 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을 ‘정수남이’라 했다. 자청비는 자라면서 아름다운 여인이 되었고, 외모뿐만 아니라 지혜도 갖추고 있었다. 자청비가 빨래를 하러 연못에 갔다가 우연히 옥황상제의 아들 문도령을 보게 되었다. 보자마자 첫눈에 사랑에 빠진 자청비는 남장을 하고, 문도령과 함께 글공부하러 떠났다. 두 사람은 함께 지내며 글공부를 하는데, 자청비는 항상 문도령 보다 앞섰다. 때로는 여자가 아닐까 의심을 받기도 했으나 그녀의 지혜로 들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도령은 서수왕의 딸과 혼인하라는 연락을 받고, 자청비도 어머니가 위독하는 편지를 받는다. 두 사람은 서둘러 집으로 가다가 더위도 식힐 겸 목욕을 하였다. 이때 자청비가 ‘바보 같은 문도령아, 함께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내가 여자인 줄 모르느냐? 내가 바로 자청비다.’라고 나뭇잎에 적어 고백하였다. 그러자 문도령도 그 마음을 받아드려 두 사람은 부부가 되기로 약속했다. 문도령은 다시 돌아오겠다며 복숭아 씨를 남기고 떠났고, 자청비는 긴 기다림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가 기다림에 지친 자청비는 정수남을 데리고 문도령을 찾아 나섰데, 정수남이 자청비를 겁탈하려고 하여 그를 죽이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정수남을 죽인 이유를 말했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편을 들지 않고 오히려 나무라기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자청비는 정수남을 살리기 위해 서천 꽃밭에서 몰래 생명꽃을 꺾어 와 죽은 정수남을 살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청비의 재주가 무섭다며 다시 내쫓았다.
집에서 쫓겨난 자청비는 청태산 마고할미의 수양딸이 되었고, 문도령에게 편지를 보내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자청비의 장난으로 문도령은 하늘로 돌아가 버렸다. 이번에는 자청비가 직접 문도령을 만나기 위해 문곡성을 찾아 나섰다. 자청비는 하늘나라로 올라가 문도령을 만났고, 옥황상제의 시험을 통과하여 결혼승낙도 받아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 난리가 나서 반란군이 문도령을 죽였다. 자청비는 서천 꽃밭에서 멸망꽃과 생명꽃을 얻어 와서 반란군을 무찌르고, 문도령도 살려냈다. 큰 공을 세운 자청비에게 옥황상제가 하늘나라 영토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자청비는 이를 거절하고, “하늘에 있는 오곡종자의 씨앗을 인간 세상에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씨앗을 받아 내려와 보니 하나가 부족하여 다시 올라가 메밀 씨앗을 얻어왔다. 이때부터 문도령은 상세경, 자청비는 중세경이 되어 농사를 보살폈고, 정수남이는 하세경이 되어 말과 소 같은 동물을 돌보게 되었다고 한다.
농사의 풍년과 가축의 번성을 바라는 마음이 깃든 이야기
자청비에 관한 설화는 주인공인 자청비가 시련을 극복하여 마침내 사랑을 쟁취하고, 농경신이 되었다는 내력을 담고 있다. 이 설화는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그 무엇보다 드라마틱하여 현재 전해지고 있는 본풀이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자청비는 천상에만 존재하는 오곡의 씨앗을 지상으로 가져오고, 인간에게 전해줌으로써 인간 세상에 농사의 풍요를 가져다 준 존재가 되었다. 즉 전승주체들은 자청비에 관한 설화를 통해 농경을 가능하게 해준 신께 감사하고, 농사의 풍년과 가축의 번성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단행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신앙사전: 마을신앙1. 서울:국립민속박물관, 2010.
단행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1. 서울:국립민속박물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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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청비는 천상에만 존재하는 오곡의
씨앗을 지상으로 가져오고,
인간에게 전해줌 으로써
인간 세상에 농사의 풍요를
가져다 준 존재가 되었다는 글
잘 읽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