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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대용(薄技大用)
하찮은 기술이라도 크게 쓰일 수 있다는 말이다.
薄 : 얇을 박(艹/13)
技 : 기술 기(扌/4)
大 : 클 대(大/0)
用 : 쓸 용(用/0)
출전 : 회남자(淮南子) 도응훈(道應訓)
세상 모든 사람들은 어떻든 한 가지 재주는 있는 법이다. 비범한 재주는 비범한 재주대로 유용하고, 하찮은 재주도 반드시 쓰일 곳이 있다. 박한 재주를 하찮게 보아 소홀히 하면 아니 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옛날 어른들의 말씀에 "사람은 날 때 모두가 자기 먹을 것은 타고 난다"라고 하시는 말씀이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가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사람들은 어떤 면이든지 한 가지 재주는 반드시 가지고 있어서 자기 밥벌이는 할 수 있다는 말씀이구나 생각하니 천번 만번 옳으신 말씀이라 생각된다.
이 시대는 무한경쟁의 시대이고, 과학을 바탕으로 한 수십만 가지의 기능으로 세상이 얽혀져 운영되고 있다. 그 기능 속에 사람들마다 제각각 머리나 손재주로, 또는 예술분야나, 운동분야 등 각자의 타고난 재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누구든지 노력만하면 자기가 가진 재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세상이다.
초나라 선왕(宣王) 시대 '자발(子發)'이란 장군은 무엇이나 한 가지 장기(長技)를 가진 자면 모두 휘하에 모아 중용(重用)하였다. 그러한 소문이 퍼지자 각지에서 특기(特技)를 가진 자들이 모여들었는데 그날도 어떤 자가 찾아와 뵙기를 청했다. "저는 도둑질을 조금하니 거두어 주십시오."
자발(子發)은 옷도 미처 갖추어 입지 않은 채 맨 발로 나아가 그를 맞이하면서 휘하(麾下)에게 잘 대접하라고 명했다. 그러나 부하들은 투덜대며 "장군은 저런 보잘 것 없는 도둑놈을 어디에 쓰려고 거두라 하십니까?"
자발이 말하기를 "그건 그대들이 알 바 아니다."
얼마 후 제(齊)나라가 초(楚)나라를 침공해와 자발도 왕명(王命)을 받고 출전해야 했다. 제나라 군사의 맹렬한 공격에 초나라 군사는 힘을 쓰지 못하고 연속 패했다. 갖가지 계책을 다 써 보았지만 제나라 군사의 기세를 막을 수 없어 위급하게 되었다.
그때에 자발 앞에 그 도둑이 나타났다. "그동안 미천한 저를 거두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오늘은 제가 장군의 은혜에 보답하는 뜻으로 조그마한 기술을 시험해 보겠습니다. 저를 적진(敵陣)으로 보내 주십시오." "그렇게 하겠네."
자발이 도둑을 적진으로 침투시킨 것을 본 군사들이 비웃었다. "장군님도 망령이시지 저런 놈을 보내 무엇 하시겠다는 건지, 원!"
적진으로 침투한 도둑은 밤중에 몰래 적장의 침실로 숨어들어 장군의 목도리를 훔쳐왔다. 날이 밝자 자발은 군사 한 사람을 시켜 그 목도리를 제나라 군중으로 보내며 말했다. "어제 우리 군사들이 땔감을 줍다가 장군의 목도리를 주어 왔기에 돌려드립니다."
둘째 밤에는 적장의 베개를, 셋째날 밤에는 적장의 상투비녀를 훔쳐 돌려보내자 적장은 더럭 겁이 났다. 자신의 침실(寢室)을 거침없이 드나드는 적인만큼 언제 자신의 목을 베어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즉시 군사를 거두어 돌아가고 말았다.
그러자 이제까지 자발장군을 비웃던 참모들이 감탄하며 말했다. "기술은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인재를 두루 공평하게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보직하여 잘 활용한 군주는 찬란한 태형성대를 이루었고, 유능한 인재를 멀리하고 자기 비위나 맞추고 듣기 좋은 말만하는 아첨꾼들을 중용한 군주는 자신도 폐인(廢人)이 됨은 물론 나라까지 망하고 말았다.
이러한 하찮은 재주도 높이 평가하여 성공을 이룬 사람의 대표적인 예가 당태종(唐太宗), 춘추시대 맹상군(孟嘗君)과 주(周)나라 초기 주공(周公)이다. 그들은 특유한 인재관리로 성공하여 鷄鳴狗盜(계명구도) 吐哺握發(토포악발) 등의 유명한 고사성어(故事成語)를 남겼다.
세상 모든 사람들 중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천(賤)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긴요하게 쓰일 곳이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선(善)을 베풀면 선(善)이 돌아오고, 악(惡)을 베풀면 악(惡)이 돌아온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 세상은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 薄(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은 ❶형성문자로 簿(박)의 속자(俗字)이다. 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薄)는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가까이 다다른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溥(부,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풀이 서로 가까이 모여 무더기로 더부룩하게 나다, 가까이 모인다는 뜻에서 '얇다'는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薄자는 '엷다'나 '얇다', '야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薄자는 艹(풀 초)자와 溥(넓을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溥자는 강 옆 넓은 논밭에 모종을 펼쳐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넓다'나 '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薄자는 이렇게 모종을 심는 모습을 그린 溥자에 艹자를 더한 것으로 '풀이 떼 지어 자라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후에 '얇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薄(박)은 ①엷다, 얇다 ②적다 ③야박(野薄)하다 ④싱겁다 ⑤맛없다 ⑥깔보다, 업신여기다 ⑦척박(瘠薄)하다 ⑧가까워지다 ⑨숲 ⑩대그릇(대로 만든 그릇) 그리고 ⓐ동자기둥(들보 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벽) ⓑ두공(枓栱: 기둥 위에 지붕을 받치며 차례로 짜올린 구조)(벽) 그리고 ㉠풀의 이름(보) ㉡박하(薄荷: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얕을 천(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이다. 용례로는 대나 갈대 따위로 만든 그릇을 박기(薄器), 적은 이익을 박리(薄利), 복이 없고 사나운 팔자를 박명(薄命), 많지 않은 봉급을 박봉(薄俸),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불친절한 대우를 박대(薄待), 얇은 심덕이나 적은 덕행을 박덕(薄德), 상냥하고 아담한 자태를 박미(薄媚), 적디 적음을 박소(薄少), 적은 수확을 박수(薄收),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아주 나쁨을 박악(薄惡), 굳세지 못하고 여림을 박약(薄弱), 변변하지 못한 재주를 박재(薄才), 인정이 적음을 박정(薄情), 어린 마음과 뜻을 박지(薄志), 아내에게 몹시 인정없이 굶을 박처(薄妻), 보잘 것 없는 학식을 박학(薄學), 볼품없는 예물이란 뜻으로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례(薄禮), 적은 녹봉이라는 뜻으로 불행을 이르는 말을 박록(薄祿),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팔아 이문을 올림을 이르는 말을 박리다매(薄利多賣), 아주 자질구례하고 변변하지 못한 사물을 이르는 말을 박물세고(薄物細故), 엷은 얼음을 밟듯이 세상의 처세에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리(薄氷如履),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림(薄氷如臨), 더할 수 없이 박함을 이르는 말을 박지우박(薄之又薄), 메마른 밭과 논을 이르는 말을 박전박답(薄田薄畓), 맛이 변변하지 못한 술과 산나물이란 뜻으로 자기가 내는 술과 안주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박주산채(薄酒山菜) 등에 쓰인다.
▶️ 技(재주 기)는 ❶형성문자로 伎(기)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支(지)는 枝(지; 나뭇가지)나 岐(기; 갈림길)와 같이 자잘하게 나누어지는 일, 즉 잔손이 많이 가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技자는 '재주'나 '솜씨', '재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技자는 手(손 수)자와 支(지탱할 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支자는 나무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지→기'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技자는 손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을 뜻하기 위해 手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러나 후에 뜻이 파생되면서 손재주뿐만이 아니라 '재능'이나 '솜씨'와 같이 개인의 특별한 능력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技(기)는 ①재주, 재능(才能), 솜씨 ②재간(才幹) ③능력(能力) ④장인(匠人) ⑤기술(技術) ⑥방술(方術) ⑦짐작하다, 헤아리다 ⑧바르지 못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주 량(倆), 재주 재(才), 펼 술(述), 재주 예(藝), 재주 술(術)이다. 용례로는 만들거나 짓거나 하는 재주 또는 솜씨를 기술(技術), 기술적인 능력 또는 재능을 기능(技能), 솜씨가 아주 묘함을 기교(技巧), 전문 기술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기사(技師), 기술적인 재간이나 솜씨를 기량(技倆), 기교와 방법을 기법(技法), 기술에 대한 재주를 기예(技藝), 손으로 가공하는 기술을 기공(技工), 아주 능한 재주를 장기(長技), 기술의 낫고 못함을 서로 겨루는 일을 경기(競技), 특별한 기능을 특기(特技),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로 하는 기술이나 재간을 여기(餘技), 관객 앞에서 연극이나 영화에서 배우가 베푸는 재주를 연기(演技), 실지로 행하는 기술이나 연기를 실기(實技), 기묘한 기술과 재주를 묘기(妙技), 그 나라 독특한 기예를 국기(國技), 나라와 나라끼리 기업이나 특허나 기술 등을 서로 교환 제휴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기술제휴(技術提携), 재주를 다 배우니 눈이 어두움을 이르는 말을 기성안혼(技成眼昏), 한 사람이 하나의 기술을 가지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일인일기(一人一技), 교묘한 기술과 재주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옴을 이르는 말을 묘기백출(妙技百出)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
▶️ 用(쓸 용)은 ❶상형문자로 감옥이나 집 따위를 둘러싸는 나무 울타리의 모양 같으나 卜(복; 점)과 中(중; 맞다)을 합(合)한 모양이니 화살을 그릇에 넣는 모습이니 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물건을 속에 넣는다는 뜻에서 꿰뚫고 나가다, 물건을 쓰다, 일이 진행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用자는 ‘쓰다’나 ‘부리다’, ‘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用자는 주술 도구를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하고 또는 걸개가 있는 ‘종’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用자의 쓰임을 보면 이것은 나무로 만든 통을 그린 것이다. 用자가 ‘나무통’을 뜻하다가 후에 ‘쓰다’라는 뜻으로 전용되면서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결합한 桶(통 통)자가 ‘나무통’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用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나무통’이라는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用(용)은 (1)용돈 (2)비용(費用) (3)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무엇에 쓰이거나 또는 쓰이는 물건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쓰다 ②부리다, 사역하다 ③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시행하다 ④일하다 ⑤등용하다 ⑥다스리다 ⑦들어주다 ⑧하다, 행하다 ⑨작용(作用), 능력(能力) ⑩용도(用度), 쓸데 ⑪방비(防備), 준비(準備) ⑫재물(財物), 재산(財産), 밑천 ⑬효용(效用) ⑭씀씀이, 비용(費用) ⑮그릇 ⑯도구(道具), 연장(어떠한 일을 하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 ⑰써(=以)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릴 사(捨)이다. 용례로는 볼 일을 용건(用件) 또는 용무(用務), 무엇을 하거나 만드는데 쓰는 제구를 용구(用具), 기구를 사용함을 용기(用器), 쓰고 있는 예를 용례(用例), 용도에 따라 나눔을 용별(用別), 사람을 씀을 용인(用人), 쓰는 물품을 용품(用品),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는 일을 용역(用役), 어떤 일에 쓰기 위한 토지를 용지(用地), 사용하는 방법을 용법(用法), 사용하는 말을 용어(用語), 돈이나 물품 따위의 쓸 곳을 용처(用處), 쓰이는 곳을 용도(用途), 대변이나 소변을 봄을 용변(用便), 긴 것이나 짧은 것이나 다 함께 사용함을 용장용단(用長用短), 돈을 마치 물 쓰듯이 마구 씀을 용전여수(用錢如水), 대롱을 통해 하늘을 살핀다는 용관규천(用管窺天), 마음의 준비가 두루 미쳐 빈틈이 없음을 용의주도(用意周到), 일자리를 얻었을 때에는 나가서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고 버리면 물러나 몸을 숨긴다는 용행사장(用行舍藏)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