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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덜컹..덜커덩.덜컹...
"....누나........."
"....응.."
"...누나야."
"..........."
"......누나."
"........아 왜 이 시끼야..=0=...."
많은 사람들..
우리와 똑같이 누리끼리한 피부색을 하고 있는.
방금. 우리끼리 뱉었던 말에도
누구 하나 신기하게 쳐다보는 이 없는.
"....우리 진짜..대한민국 왔나봐....."
"....그려.............
...딱....오 년 만이지...권우야...?"
정확히 말하자면,
오년 하구두 4개월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구나.
...
나는 우리가 미국에서 살다 온 세월을
손가락으로 정확히 한 달 한 달 세고는 권우놈에게 말했다..
그러면 권우놈은
제 오른손에 이끌려 공항을 덜컹덜컹 질주하는 캐리어를 멈추곤,
"..우....우하하하하!!!!!한국이다.한국이야!!!!!!!!!!!=0=!!"
"....송권우...........=_=..."
"내가...내가 다시 이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구!!!!!!!!!!!!!!!!!=0=!!!!!!"
알아 임마!!!!!!!!!!!!!!!!!
그러니까 쫌 조용히 해주구려 동생님아.....-_-...
간신히 다시 밟은 내 조국 땅.
그 땅을 휘적휘적 걷고 있는 우리 민족 사람들이.....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우리에게 쏘아졌던 그 허여멀건한 외국인 눈빛 모양새루...
...우릴 노려보구 있잖여...............=0=........
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
고로, 동방예의지국은 대한민국.
오년 하고도 4개월만에 벌써 다 잊은거냐..........?!?!?!?!!!!
"......누나...누나 나 지금 엄청 떨린다....."
"미국 쭉쭉빵빵 누나들 보는 것보다 더 떨려.......?"
"...응......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애....
거기서 떨린 것보담 백배는 더 떨리는 것 같어......."
"....=_=...짐승같은 놈......
언제는 외국 여자는 눈에도 안 찬다매!!!!!!!!"
"가자!!!!!!!!!!안양으로!!!!!!!!!!!!!!!!!!!!!!!!!!!!!!!"
권우놈은 내 말을 지 똥구녕으로 안 듣는다는 듯...
멈춘 캐리어를 다시 힘차게 이끌고 공항 질주에 나섰다.
그러믄 나도..
미국 가기 전, 딱 14살이었던 권우 놈...
나보다 키작다고 내가 맨날 울려댔던 그 송권우놈.....
오 년만에 어느새 나보다 두 뼘씩이나 훌쩍 커버린
그 녀석의 뒷모습을 쫄래쫄래 따랐다.
오 년....
와아..................
.......
오년 만이야, 한국. 잘 있었니!?!!!!!!!!!!!!!!!!!?
\택시 안
택시 트렁크에 우리 짐을 가득 싣고,
우리 역시 택시 뒷자석에 몸을 구겨 넣은 채
쌀쌀한 초겨울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 조국 냄새를 조금이라도 더 맡기 위해
양쪽 창문을 쭈우우욱 내리고 얼굴을 바깥으로 내밀었다.
그러면 백미러로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택시 아자씨가.....
"...저..저기 학생들...!!
내가 그르다가 옆 차에 모가지 낑기는 애들 여럿 봤수.....-0-.."
"괜찮아요.아자씨!!!!더 힘차게 내달려주시와요!!!!!!!!!!!!!!!!!!!!!
지금 여기서 목 낑겨 죽으면....
나 송권아.대한민국에서 장렬히 죽음을 맞이해줄꺼에요=0=!!!!!!!!!!!!!!!!!!!!!!!"
고작 미국에서 5년 살다 온 게 뭐 대수라고 이렇게 오바들을 떠냐구...-0-?....
이건 오바가 아니다.
절대 오바가 아니야.
.................ㅠ0ㅠ......
나 송권아.
동생 송권우.
우리 둘.......
정말......
......
....대한민국이 증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 미쳐버릴 지경이니까!!!!!!!!!!!!!!!!!!!!!!!!!!!!!!!!!
\성재 아파트 단지 입구.
택시 바깥으로 나온 우리에게...
조금 빠르다 싶을 정도로=0=트렁크에서 짐을 내려준 택시 아자씨가..
우리 둘을 위 아래로 한 번 스윽 훑어주시더니,
마치 도망을 치는 듯한 모습으로 택시를 끌고 멀리 가시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서로 마주보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성재 아파트 3동 5201호....."
권우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꺼낸 종이를 쫙쫙 피곤
그 안에 새겨진 글씨를 흥분된 목소리로 읽어냈다.
그러면 나의 눈은 재빨리 성재 아파트 3동을
어미 찾는 송아지 맹키루 요리조리 둘러보곤...!
"저깄다!!!!!권우야.저깄어!!!!!!!!!!3동!!!!!!!!"
"오!!!!!!송권아!!한 건 했다!!!!!?=0="
".....그래 이새끼야...=_=...
니 누나 한 건 했는데 말이 좀 짧다...=0=?.."
"갑시다.가요!!!!!송권우,송권아의 뉴 스위트 홈으로=0=!!!!!!!!!!!!!!"
....
................
....
..............
난 열 다섯이고.....
권우는 고작 열 넷이었다.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이민을 가자던 부모님의 말씀에..
나보다는 권우가 더 걱정이 되었다.
권우는 그 때 막 학교에서도 되게 인기가 좋았고....
친구들도 디따디따 많았고......
또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던 터라........
....
.........좋아하는 사람...
......=_=....
...그래.나도 없진 않았지.....................=0=..
암튼 이러쿵저러쿵..
부모님의 협박 섞인 억지 속에 이끌려 미국으로 가던 날.
...권우는 참말로 많이 울었다.....참말로......
그리고 권우는 미국에서 사고만 치고 댕기는 사고뭉치가 되어버렸다.
한국에서도 썩 잘하고 댕기진 않았지만서두......=0=...
....
미국에서는 애들이랑 말도 안통한다며....
짜증난다고.....
얼굴 허여멀건 한 것도 짜증나고.......
자긴 염색하고 싶어 미칠 지경인데
걔네들은 태어날 때부터 노오란 머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짜증나고....
입안에 식용유를 항시 대기하고 계시는지
잔뜩 굴려대는 영어 발음 또한 미칠 것같이 짜증난다고.....(미국이니까 당연하겠지만..-_-.)
....
..뭐....나?=0=...
....나 역시 말 할 것도 없이.........................
.........바닥을 기어댕겼지요...............=0=.......................
난 내 동생 권우보다 심했어요......
왕따에..구타에.....=0=...................
내가 워낙에 동양인처럼 생겼고...(꼭 그 때문만은 아닐거라는 걸 알지만...=_=..)
미국 학교 생활에도 적응 못하고...
영어는 더더욱 적응 자체를 안하려 들고.....
..........
.....
암튼간에..
그렇게 오 년하고도 4개월이 지난 지금.
부모님은 결국 우리를 미국이라는 아직도 낯선 나라에서 해방시켜주셨습니다^ㅇ^..!!!
부모님은 아직 여러가지로 미국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조금 늦게 귀국할 거라며
우리에게 한국에서 당분간 살 집을 마련해주시고는
그대로 우리를 한국행 비행기로 쑤시어보냈다지요=_=......
요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고모님 댁이 있으니
혹시 무슨일이 생기면 찾아가라는 p.s와 함께 말입니다.
길다면 긴..끔찍한 미국 생활...!!!
종지부를 찍고 기쁜 마음으로 들어선,
권우 놈 말을 빌려 우리의 뉴 스위트 홈에선....!!
.....
몇 달간 아무도 입주를 하지 않았는지
쾌쾌한 낡은 집 냄새가 코를 쑤셨지만...
......우리는 그래도 좋았더랍니다...^ㅇ^...
....
..............
....한국이니까요!!!!!!!!!!!!!!!!!=0=!!!!!!
....
그리고....
앞으로 닥칠 그 엄청난 일들을...
.....
................
............
전혀....
......전.혀......
......
.......예감하지 못했으니까요.......................ㅠ0ㅠ....................
첫댓글 다음편 기대할게요..
덧글감사합니다!열심히할께요!!!
잘 보고 가요
네~감사합니다^^!열심히할께요!!!
재미있네요^^ 담편 기대요^^
감사합니다!!^ㅇ^!!열심히하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