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박한결 3등 항해사가 용기 있는 고백을 통해, 승무원으로서의 양심을 지키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도리를 다 하기를 기대한다.
아래는 공개서한 전문입니다.

3등 항해사 박한결에 대한 공개질의서
3등 항해사 박한결(26)은 세월호 사고 직전 이준석 선장 대신 세월호 조타 지휘를 맡았던 인물이다. 박한결은 세월호가 진도관제구역에 진입한 후 침몰하기까지 모든 사실을 알 고 있는 몇 명 안 되는 인물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선사가 사고의 원인을 은폐하거나 책임을 선원들에게 전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조건에서, 박한결이 양심껏 법정에서 진술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는 세월호 유가족의 절절한 진상규명 요구에 호응하여 박한결이 아래와 같은 질문에 양심껏 대답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세월호 반대편에서 올라온 배 한척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동안 정부당국은 세월호 사고의 원인에 대해 화물 과적과 부실한 고박 및 급변침에 의한 복원성 상실을 침몰 원인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급변침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박한결은 6월 10일 열린 첫 재판에서 “물살이 빠르고 좁은 맹골수도 해역의 반대편에서 배 한 척이 올라왔다”며 “충돌하지 않기 위해 레이더와 전방을 관찰하고 무전도 듣고 있었다”고 변호인을 통해 진술했다. 과연 올라온 배의 정체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밝혀진 여러 진술과 항적자료 상에는 박한결이 보았다고 증언한 ‘올라오는 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초로 사고 현장에 도착해 구조활동에 참가한 둘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은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고 당일 오전 8시 45분쯤부터 AIS와 레이더를 지켜봤지만, 세월호 주변에 다른 선박이 잡힌 건 없다"고 증언했다. 또한 YTN이 공개한 당시 또 다른 인근 상선의 VDR(영상기록장치)에도 세월호 주변 몇 개의 물체가 등장하지만, 모두 4km 이상 떨어져 있을 뿐, ‘올라오는 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박한결의 증언이 거짓이든지, 올라오는 배가 일반민간선박에서는 탐지하기 힘든 선박이든지 가능성은 두 가지다. 박한결은 사건의 실마리가 될 올라오는 배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한다.
승객들이 갇혀 있는 배(세월호)를 버리라는 명령을 받은 것은 사실인가? 그리고 그 명령을 내린 사람은 누구인가?
서울신문이 5월 14일, 미NBC 방송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라 “배를 버리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이 사고를 참사로 키운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배를 버리라”고 명령한 당사자를 밝히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박한결은 이 인터뷰를 한 당사자가 본인이 맞는지 또한 배를 버리고 승무원들만 탈출하라는 지시였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박한결이 법정에서 증언한 ‘배 한 척’과 관련된 진술은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며 세월호의 항적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또한 “퇴선명령”이 아니라 “배를 버리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이 사고를 참사로 키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에서, 명령 당사자를 밝히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박한결 3등 항해사가 용기 있는 고백을 통해, 승무원으로서의 양심을 지키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도리를 다 하기를 기대한다.
2014년 6월 17일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