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해동밀교
현암은 수련을 하고 있었다.
"현암형!"
멀리서 부르며 뛰어오는 준후의 외침.
"현암형! 빨리 좀 와봐!"
현암이 내려가 보니 퇴마사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아이고 현암군 이것좀 봐!"
승희가 평소의 버릇대로 아이고를 연발하며 현암을 불렀다.
준후가 들고 팔짝팔짝 뛰고 있는 것은 신문 조각이었다.
<미스테리 사건>
한 교회당 건물이 폭삭 무너지다
화약이나 총기류를 사용한 흔적 없어 경찰이 조사 중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졌다고 함
그 안에서는 사고 당시에 아무도 없었으며
교회 측은 근처의 산으로 집회를 가지러 간 것으로 알려짐
그 교회에서는 사이비 종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짐
건물 밑부분을 폭파한 것으로 보이나 화약의 흔적이 보이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감식중임
무슨 알수 없는 문자로 쓰여진 복사 종이가 몇 장 발견
그 외에 특별한 것은 없음... ^&*기자
그리고 그 옆에 문제의 이상한 문자의 사진이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신시문자야."
"?? 그 신시문자는 세계에서 너밖에 모르잖아??"
"또 아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 혹시 그 교회당에서 사이비 종교로
속인 마지막 밀교의 집회가 있던 것이 아닐까??"
"뭐라고>??&%%^*(&)*("
"내가 신시문자를 밀교에서 배웠으니까..."
"잠깐만..."
박신부가 말했다.
"내가 그 종이를 얻어와 보지.."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박신부의 핸드폰 소리)
"여보세요.."
"네 경찰입니다."
" 아 저는 암호 전문가 인데요 신문에 나왔던 그 이상한 문자
를 팩스로 끝까지 받아 볼 수 있을까요?"
"예.. 팩스번호가.."
"***-***-**** 에요."
"네 잠시후 넣어드리겠습니다.."
네 사람은 집으로 뛰어갔다..
팩스를 본 준후는 깜짝 놀랐다.
"아니.. 이건 해동감결?"
"뭐라고?"
"아 그거 있잖아요. 우사 맥달이 쓴 해동감결."
'아마 누군가가 우리가 보라고 한 짓일 거야.'
"어떻게 그게.. 이런 데 있는 거야?"
"해동감결과 우사경을 노리고 있는 곳은 많아요. 성당기사단.. 지난번
승희 누나가 키건과 싸웠을 때 해동감결에 대해서 알려줬잖아요.. 그 때
쥐이띵, 빼륭, 치이도 파도 알게 되었을 거고.. 세븐 가디언 그리고 만약
밀교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면 밀교에서는 필사적으로 해동감결을
찾으려 들 거에요.. 물론 우리가 해동감결과 우사경을 순순히 내놓지는
않을 거지만요."
"설마...."
"제가 말한 것 중에서 쥐이띵, 빼륭, 치이도 파에서는 마사부라 불린 사람
말고는 공력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리고 마사부도 혼자서 건물 하나를 부
술 만큼 힘이 강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설마.. 키건?? 아이고 현암군!"
"어유... 잘좀 생각해 봐요! 승희누나.. 키건이 들어왔다면 어디선가 보고
신문에 거인이라고 대서특필이.. 게다가 키건은 눈까지 멀었어요."
"음.. 그렇다면 성당기사단의 다른 단원들이나 세븐 가디언, 또는
멸망하지 않은 마지막 밀교의 짓이라는 이야기.."
"하지만 신부님. 세븐 가디언은 그따위 짓은 하지 않는다구요! 그리고 성당
기사단도 지난번에 승희와 싸운 키건과 미루어 볼 때.. 그딴 일을 할
사람들이 아녜요. 그리고 해동감결의 복사본.. 세븐 가디언과 키건은
해동감결은 보지도 못했어요. "
"맞아요. 현암 형이 얻기 전에는 밀교의 창고 속에 수천년 있었거든요.."
"그러면...설마.."
현암은 서교주의 생각에 치를 떨었다. 현암의 두 눈에서 불길이 타올랐다.
'서교주든 누구든.. 현암형에게 걸리면 죽겠다..'
준후는 현암이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문득 준후의 눈앞에 그 팩스종이가 들어왔다.
마지막 구절은 신시문자가 아니었다.
"가림토문자!"
"뭐?/^%&%*^"
"승희누나!현암형!신부님! 마지막 구절은 해동감결이 아니에요."
"뭐라고??"
"이것 보세요. 가림토문자에요."
"뭐라고 써 있어!!!!!"
"가만히 좀 있어 봐요..승희누나"
"아니 쪼끄만게?!?!!&*(&(&^#%%^!()(^&"
"해....동....감....결....우....사....경....밀....교??"
"너 조금전에 뭐라고 했어! 뭐 해동감결 우사경 밀교?"
준후의 낯빛이 변했다. 무언가 짐작이 간 것일까..
승희가 투시를 하려고 했지만.. 퇴마사의 일원인 준후가 투시를 막는
그런 능력이야 없을까.
"너 지금 무슨 생각 한 거야! 바른대로 말 못해?"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미안해요 누나.... 확실하지 않아 지금은 밝힐 수 없어요..'
"가림토문자는 치우천왕이 죽고 우리나라 상고사에서는 언어가
후퇴하던 시기에요.
가림토문자까지 잊혀지고 난 다음에는 한참 동안 우리나라 언어가 공백
이 되죠. 삼국시대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난 뒤 한자를 사용하게 되요.
그래서 가림토문자는 말이 명사와 동사, 형용사밖에 없고 조사나
어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죠."
"그러면 어떻게 해석을 하지? 해동감결우사경을 밀교가 어떻게 했는지
아니면 밀교가 해동감결우사경 때문에 어떻게 된 것인지를 어떻게 알아?"
현암이 불쑥 질문을 던졌다. 현암은 역시.. 어쩔 수 없나보다
"한국말에는 수동태가 없잖아."
박신부가 말했다. 박신부는 그래도 의사를 해서인지 영어를 좀 아는 모양
이었다. 승희는 그 말을 알아들었지만 특히 준후는 무슨 뜻인지..
"신부님! 수동태가 뭐에요?"
"**가 **에 의해서 &*(되어졌다.. 이런 거지.."
"아이참 신부님도.. 그렇게 말하시면 준후가 어떻게 알아들어요..
그런 건 성문영문법에나 나오는 말인데.."
"승희야... 그러면 어떻게 설명을 하라구.."
"준후야.. 그러니까 수동태는.. 우리나라 말을 할 때 예를 들어서 내가
공을 차서 유리를 깻다고 하니 아니면 유리가 내가 찬 공에 의해서 깨트려
졌다고 하니?"
"첫번째요.. 두번째는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수동태는 두 번째 같은 거야. 영어에서 나오는 거지.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 당연히 해동감결,우사경을 밀교가 어떻게 했다는 뜻이 되지."
준후는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았다. 하지만 해동감결,우사경이 밀교를
어떻게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같았다....
'그렇다면.. 밀교가 아직 남아 있고 해동감결과 우사경을 찾으러??'
"아이고 현암군! 이거 큰 문제 같은데.. "
"누가 해동감결과 우사경을 찾으러 올지도 모르지."
"으이씨.. 오기만 해 봐 그냥 혈을 찔러서...."
'하지만..... 교회당을 그렇게 부수면 우리의 눈에 띄이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설마..아까 내가 한 생각이 맞는다면.."
박신부를 제외한 세 퇴마사들은 모두 동요하고 있었다.
"자네들.. 그만들 하시게.. 우리마저 동요한다면 누가 말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인도하겠나..."
"하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 앞에 있어요. 우리의 존재는 이미
웬만한 능력자들은 다 알고 있다구요.
"진정하게 현암군... 솔직히 말해 적이 우리의 공격방식을 다 알고 있는 것
은 사실이네. 하지만 언제나 정의의 편이 이기기 마련이야."
"신부님! 저 잠깐 나갔다 올께요."
"준후야! 어딜!"
"슈퍼에요.. 라면 사게요."
"라면?"
"으이구 승희누나.. 우리 지금 저녁 안 먹었다구요."
"야 장준후! 괜히 사람 놀래키고 난리야..."
10분쯤 후.. 준후가 라면과 어떤 종이를 들고 헐떡거리며 뛰어왔다.
"편...지...."
성질 급한 현암이 뺏어서 읽었다.
<내일 해동감결과 우사경을 찾으러 가겠다.
일광 선사, 청룡 거사>
"뭐? 일광 선사, 청룡 거사?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현암형.. 뭔가 생각나지 않으세요?"
"뭐?"
"일광은 태양빛 즉 해빛이에요."
"준후야.. 해빛이 아니라 햇빛이야."
"승희누나 가만 좀 있어요. 나도 그건 아니까. 백호는 주작 현무 청룡과
더불어 사방를 뜻하는 거에요. 백호는 동,...
"그리고!"
"준후야..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승희누나 한번 생각해 봐요. 해빛, 동,....."
"야 장준후.. &^%$&() 해빛이 아니라 햇빛이라고 몇 번 말해야 알아듣
겠어????"
"이게 현암형과 승희누나 머리의 한계인가..."
"야 이녀석! 탄자결 한방 맞고싶어서 안달이야? 나도 지금 죽겟다구!!!!"
"해동!"
"뭐?? 해동밀교??"
현암의 머리에 서교주가 떠올랐다.
처음 박신부를 만날 때의 서교주.. 너무 힘겨운 상대였다.
준후를 구하고 서교주를 죽이긴 했지만.. 다섯 호법이 모두 죽었다.
그리고 두 번째, 황금의 발로 강집사에 빙의되어 만난 서교주...
그 때 정선생이 15년치의 공력을 넣어 주어 천정개혈대법을 행하지 않았더
라면 자신은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황금의 발도 모조리 탔다.
'서교주가 없는 해동밀교는 전부 다 덤벼도 상관없지....'
하지만 준후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무언가 큰일이 나고 있어....'
승희는 해동밀교는 분명 망했지 않은가.... 어떻게 망한 해동밀교가 우사경
과 해동감결을 찾아올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온
다면 키건보다 참혹한 꼴을 만들어 주겠다고. 박신부는 아무 생각이 없이
"야훼시여...." 를 연발했다.
퇴마사들은 지쳐서 잠이 들었다. 하지만 준후만은..
마당에 나와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별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내일을 기다리며......
다음날.. 퇴마사들은 모두 초조해 하고 있었다.
준후가 잠시 나갔다 오더니 얼굴빛이 하얘져서 돌아왔다.
"또....편....지"
<기다려라. 나 혼자 간다. 청룡 거사>
현암은 그 불같은 성격에 불이 붙었다.
"오기만 해봐라 그냥 탄자결로 한방에.."
승희도,...역시나였다
"망할... 급소를 찔러 주지.. 후후후"
박신부마저도.. 평소에 침착하던 박신부마저도 베케트의 십자가를 들고
청룡거산지 창룡거산지 끝내준다며 난리를 피웠다.
하지만 준후는 왠지 불안했다. 큰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준후에게는 무언가 짐작되는 것이 있었다.
'아니야.. 안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정말 있어서는 안돼..'
하지만 그 불길한 생각?? 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는 없었다. 더욱더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띠리릭.. 띠리릭.. 띠리릭.. 띠리릭..(박신부 핸드폰 문자메세지 소리)
문자메세지를 열어본 박신부는 무지 놀랐다.
"헉!"
"왜그러세요 신부님??"
"신부님!"
"현암군..승희야..준후야.. 이걸 좀 봐라.."
<오늘 밤 11시. 기다리고 있어라. 청룡 거사>
회답 번호 000-000-0000
"이런 망할.. "
현암의 말이 끊어졌다. 아마 욕을 찾고 있는 듯..
"주기선생보다 못할놈!"
현암의 입에서 끝내 나온 욕이다.. 현암이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인
듯.......
"아이고! 이런이런.. 마스터보다 못한놈이!!!!!"
승희도.. 마스터보다 못하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욕(??)을 퍼부었다.
박신부는 조용했다. 자세히 보니 쇼크먹은 듯 했다.
준후는 조금 전부터 머릿속을 맴돌았던 그 너무나 불길한 생각이 더욱더 선
명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내 생각이 처음부터 틀리지 않았다면....'
준후는 자신의 생각이 처음부터 틀렸기를 바랬다.
준후는 무슨 생각인가를 했는지 풍수지리에 관한 오래된 책을 꺼냈다.
그리고는 겉표지를 지우고 해동감결이라 썼다. 그것을 현관 어귀에
내 놓았다.
11시.
10분 전부터 4인의 퇴마사는 마당에서 청룡 거사라는 작자를 기다렸다.
가면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담을 휙 넘어 들어왔다.
"내가 청룡 거사다. 어서 해동감결과 우사경을 내놓아라!"
용감하게도?? 준후가 나섰다.
"우사경은 지금 우리에게 없다!"
"무슨 말이냐! 여기 옆에 있는 승희가 우사경을 성당기사단의 키건에게서
빼앗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은 다른 곳에 보관중이다. 하지만 해동감결은 여기 있다!"
준후는 미리 준비한 가짜 해동감결을 집어들었다. 가짜지만 고문서로 만들
었기 때문에 제법 진짜같았다. 물론 그 풍수지리책은 오래 전에 복사해둔
것이 있었다.
"가져갈 테면 가져가 봐라!"
준후는 뇌전을 날렸다. 뇌전은 빗나갔다. 하지만 준후의 계략이었다.
"하하하..."
청룡거사라는 사람은 준후의 손에서 해동감결을 채갔다.
'설마.. 내 생각이 맞는 것 같은데.. 이럴 순 없어..'
승희가 염력을 집중해보려 했지만 너무 놀라 정신이 산만해져 염력을 쓸 수 없었고 현암이
탄자 결을 맺는 순간 청룡거사는 해동감결을 채서 가져갔다.
"장준후! 무슨 짓이야!"
준후는 아무말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야!"
"현암형.. 승희누나.. 걱정마요. 저건 내가 미리 만든 가짜에요. 청룡
거사라는 사람의 실제를 밝히기 위해..."
승희가 재빨리 투시를 했다. 말은 안할것 같아서..
하지만 미리 가짜 해동감결을 만들 정도로 잔머리(?)는 잘 돌아가는 준후라
미리 마음을 가려 놓아 투시도 소용이 없었다.
"청룡거사의 실제가 뭔데?! 빨리 말 못해??"
현암이 너무 흥분하는 바람에 월향이 조그맣게 울었다.
"알아내지 못했어요."
'현암형..승희누나.. 미안해.. 아직은 말할 수 없어..'
하지만 준후도 막연하게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 날 밤.. 준후는 침대에 누워 청룡 거사의 진짜 정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꺅!"
'이상하다... 월향의 목소리도 아닌데...'
밖을 보니 승희가 기절해 쓰러져 있었다.
'앗! 내 실수다. 내가 방심하고 있는 사이 승희 누나가 투시를...
큰일났다. 현암형이 알게 되면 난리가 나는데..'
다행히도 현암과 박신부는 잘도 자고 있었다.
띠리릭..띠리릭..띠리릭..띠리릭..
박신부가 일어나 문자메세지를 열었다.
<감히 가짜를 넘겨 날 속이다니. 내일 오전 9시에 간다. 청룡거사>
* * * *
다음날 오전 8시 50분..
마찬가지로 4명의 퇴마사들이 모두 나와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과는 달랐다.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현암은 오른손에, 비록 공력은 넣지 않았지만 월향검을 이미 빼들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9시....
(청룡거산가 하는 사람은 상당히 시간을 잘 지키는군요.. ??)
역시 가면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청룡 거사가 담을 넘어 들어왔다.
"청룡거사! 정체를 드러내라!"
준후가 소리쳤다.
"후훗.. 어린 꼬마놈이 건방지군.."
"뭣이 어째? 잔말 말고 정체나 드러내!"
"후후후.. 해동감결과 우사경이나 내놓아!"
별안간 준후가 소리쳤다.
"서교주! 이제 그만 정체를 드러내시지!"
(준후에겐... 서교주가 아버지 장호법을 죽인 원수라.. )
그 동시에 뇌전을 날리자 청룡 거사가 피하다가 가면과 검은 옷이 벗겨졌다.
"아니.. 당신은 서교주??"
"배은망덕한 꼬마놈이 드디어 내 정체를 알아냈군.. 후훗"
"무슨 말이냐!"
"기다리고 있었다.. 네놈들에게 복수할 이 날을.."
현암의 월향검에선 검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박신부도 기도력을
응축시키고 몸에서는 오오라를 발하고 있었다.
갑자기 서교주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승희의 염력이 급소를 친 듯 했다.
아무리 강한 서교주라도 승희가 정확한 급소의 혈을 2킬로그램의 염력을
집중하여 찌르자 견딜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키건도 팔을 들어올리지 못
했는데.. 체격은 보통 한국인인 서교주가 어찌.. 승희의 염력을 당할 수 있
으랴. 하지만 서교주는 그것을 몰랐다. 현암의 짓으로만 알았다.
서교주의 몸에서 붉은 구름이 피어올랐다.
현암은 그 붉은 구름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말세편 1권에서의.. 서교주와의 두 번째 대결.
자기의 탄자 결에 맞아 사라진..
하지만 그 때보다는 훨씬 기운이 강해 보였다.
그러나.... 현암은 생각했다.
'지금은 우리 퇴마사들이 모두 있어. 서교주에게 질 수는 없다..'
준후가 우보의 방위를 밟았다.
서교주도 움직이지 못하지만.. 준후도 역시 움직일 수 없다.
'서교주와 대적하기에는 준후는 아직 너무 약해..'
현암은 그렇게 생각했다.
"십이지신! 자번!"
준후가 소리쳤다. 쥐신의 기술.
전에 주기선생이 전한 십이지신술의 하나이다.
준후는 항상 십이지신의 도형을 그린 창호지를 품에 열두 벌 넣고 다녔다.
붉은 구름이 조금씩 갉아먹혔다..??
'준후가 지치기 전에 내가 처리해야 되..'
지금 서교주는 우보법에 걸려 있어서 내가 기공력을 쏘아도
피할 수 없다.
현암은 손에 탄자 결의 공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승희는 어느새 기절해 있었고
박신부는 오오라의 구체를 날리고 있었지만 별로 타격이 없었다.
예전에 정 선생이 맞아도 별 타격이 없었다. 박 신부는 영이 아닌 사람을
상대할 때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다..
'지금 싸울 수 있는 상대는 준후와 나뿐이다.'
한편.. 준후도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역시 내 추리가 맞았아.. 역시 서교주야.'
준후는 뇌전을 연거푸 세 방 날렸다. 서교주에게 직접적인 타격은 없어도
붉은 구름이 조금씩 약해졌다.
"리매!"
리매가 한 마리 어슬렁거리며 서교주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서교주는 강했다. 리매는 무리였다.
리매가 사라지려 하는 것을 본 준후는 얼른 주문을 외워 리매를 불러들였다.
"멸겁화!"
멸겁화의 불길.. 붉은 구름이 다시 약간 걷혔다. 하지만.. 별 효과는
볼 수가 없었다.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반쪽이라도 자신이 맞으면 그냥
죽게 될 것이다.
그 때 준후의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간 것이 있었다.
옛날.. 현암과의 첫 대면. 서교주가 아버지 장호법을 죽이던 때..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박신부에게 썼던 최강의 부적.
박신부의 오오라의 모든 힘을 모아도 겨우 버티기밖에 할 수 없는 최강
의 힘의 부적.. 박신부의 오오라의 힘은 총알의 힘도 몇백분의 일로 약하게
했는데..
그 부적이.. 만일을 대비해 준후의 품 속에는 있었다.
준후는 서교주가 아버지의 원수임에도 망설였다.
그 순간 현암이 탄자결을 동시에 세 방 날렸다.
현암은 기진맥진해 있었다.
붉은 구름은 모두 없어졌다. 현암은 놀랐다.
'전에는 두 방이면 붉은 구름이 모두 없어졌는데.....'
서교주의 주위에는 다시 붉은 구름이 일기 시작해 자욱해졌다.
'나를 이전의 서교주로 보지 마라.'
준후는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부적을 던졌다.
붉은 불기둥이 붉은 구름과 마주쳐 밝은 빛을 내며 서로 없어졌다.
그 때.. 준후가 날린 뇌전.
연속해 다섯 방을 날렸다. 준후는 탈진 직전이 되었다.
승희가 기절해 버려 힘을 밀어주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서교주도 기절해 버렸다.
현암이 가서 공력으로 때렸고 준후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
퇴마사들은 외진 산에 가서 서교주의 시체를 발가락, 손가락 아니 머리카락
도 하나 남기지 않고 깡그리 태워 버렸다.
그러자 몸에서 서교주의 영이 나왔다.
현암은 서교주가 술수를 부리기 전에 월향에서 길게 검기를 뿜었다.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 번.
서교주의 영도 다른 많은 영들처럼 현암의 검기에 맞아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사라졌다.
앞으로는... 다시는 서교주가 나타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