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갈과 고삐의 원리
고삐는 승마에 있어서 자동차의 핸들과 브레이크 역할과 통신선 기능을 합니다.
즉, 말의 진행방향을 조정하고 걸음을 멈추게 하는 등의 기수의 의지를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가장 간단하게 본다면 한쪽 고삐를 당기면 그쪽으로 말머리가 돌아가면서 진행방향을
바꾸고 양쪽 고삐를 동시에 당기면 걸을을 멈춥니다.
이것은 말을 처음 타시는 분들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왜 말이 고삐를 통한 명령에 순종하는지,
또 때에 따라서는 고삐에 반항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 분은 드뭅니다.
오늘은 재갈이 어떤 작용을 하길래 말이 고삐에 순종하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말의 목은 엄청난 근육 덩어리이므로 힘으로 하자면 사람의 팔 힘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느다란 고삐에 순종하는 것은 그만한 사정이
있다는 뜻이죠.
먼저, 말의 입의 구조를 보면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이빨이 없습니다.
재갈은 그 이빨이 없는 잇몸에 걸쳐집니다. 물론 혓바닥 윗부분입니다.
부드러운 잇몸에 금속이나 플라스틱 또는 딱딱한 고무 등과 같은 재질로 된 재갈을
걸쳐놓고 그걸 고삐로 걸어서 당기면 잇몸이 몹시 아프고, 혓바닥도 심하게 눌립니다.
그리고 재갈은 말의 입 안에서 두개의 덩어리가 고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고삐를
당기면 연결된 부분이 위로 밀려 올라가 입천정을 찌르므로 고통이 심합니다.
말이 엄청난 목힘을 가졌지만 고삐에 복종하는 것은 이 고통 때문입니다.
고삐가 당겨지면 그쪽 잇몸, 혓바닥, 입천정이 몹시 아프기 때문에 고통을 완화하려
본능적으로 사람이 요구하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삐를 당기면 아프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 고통이 사라지는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말은 고삐가 살짝 당겨지려는 기미만 보여도 미리 고개를 돌리는 조건반사를 하게 되지요.
같은 원리로 양쪽 고삐를 당기면 양쪽 잇몸이 몹시 아프므로 턱을 뒤로 당기면서 목이 수축
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말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곤란해져서 멈추어 서게 됩니다.
위와 같은 원리로 고삐가 강하게 당겨지거나 출렁거리면 말은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고삐는 은근한 힘으로 가볍게 일정한 강도를 유지하면서 당겨져 있어야 합니다.
만약 고삐가 축 늘어져 있으면 말은 제 맘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 것이고,
너무 세게 당겨져 있으면 고통스러워 기승자를 떨구려 합니다.
초보자들은 고삐를 일정한 강도로 은근히 당기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많은 연습을 통해 익혀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왜냐면 말은 움직이는 동안 어떤 형태로던 목과 머리를 흔들기 때문에 그 말의 동작을
부드럽게 기수가 맞추어주지 못하면 일정한 강도로 고삐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초보자가 탈 수 있는 말은 어지간히 고삐가 출렁거리고 당겨지다 말다 해도 그냥
나 죽었소 하고 별 탈 없이 가는 말이라야 합니다만, 능숙한 기수는 손가락만 까딱해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말이라야 다양한 기술을 힘들이지 않고 구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능숙한 기수가 타는 예민한 말을 초보자가 타게 되면 말은 당장 난리를 치게 됩니다.
고삐가 제 멋대로 출렁거리고 시도 때도 없이 당겨졌다 느슨해졌다를 반복하면 말은 돌아
버리는 것입니다.
기수가 일정한 강도로 부드럽게 고삐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고삐를 통해 말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수준이 되면 말은 기수를 신뢰하고 오히려 고삐에 의지하게 됩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고삐와 재갈은 말에게 더이상 고통이 아니라 고마운 존재가 되겠지만
초보자의 익숙하지 못한 고삐와 재갈은 말에게 고통 그 자체이지요.
그리고, 고삐를 통해 기수의 의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고삐가 일정하지 못하고 출렁거리면
말에게 기수의 의지와 관계없는 잡음이 많이 들어가게 되어 말은 기수의 명령과 잡음을
구분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게 됩니다.
승마장에 가보면 멋지고 잘생긴 말도 있고, 좀 초라해 보이는 말도 있습니다.
멋진 말을 타고 싶은데 그런 말은 절대로 안주지요.
그 이유는 멋져 보이는 말들은 모두 능숙한 기수가 타는 예민한 말들이기 때문입니다.
타게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그 말을 초보자가 통제할 수가 없어서 사고위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예민한 말을 초보자가 타면서 말에게 나쁜 버릇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능숙한 승마인이 되기 위해서는 손이 부드러워져야 합니다.
즉 어떠한 경우에도 고삐와 재갈이 은근히 살짝 당겨진 듯한 정도로 일정한 압력을
유지해야 하며, 명령은 명확하지만 고통스럽지 않게 전달되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통신선에 일체의 잡음이 없으면 명령히 즉각적으로 명확하게 전달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고삐가 축 늘어져 있으면 이것은 통신선이 끊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말에게
명령을 전달할 수 없게 됩니다.
정말 쉽지 않은, 많은 노력을 요하는 일이지만 꼭 할 수 있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첫댓글 불쌍해여. 고통스러우니 복종한다...........
제주관공대 승마동호회입니다.좋은 자료, 앞으로 많은 도움 얻겠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