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安否)라는 제목을 선택하면서 안부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라면 '편안한지 않은지' 라는 뜻으로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정확한 어의를 이 참에 확인해 본거지요.
안부는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에 대한 소식. 또는 인사로 그것을 전하거나
묻는 일' 이라고 정의되어 있었습니다. 유사어로는 문안(問安)이 있었습니다.
'웃어른께 안부를 여쭘. 또는 그런 인사'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안부에 비해 좀 더 구체적으로 대상을 전하고,
'묻는다' 는 의미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며느리가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는 자주 하지요. 아주 착한 며느립니다.
"아버님!
건강은 어떠세요?" 늘 시작하는 인삿말입니다.
그 다음은 조금 더 구체적인 문안을 합니다." 알레르기는 좀 괜찮으세요?"
늘 겨울에서 봄으로 갈아타는 시기에 심하게 알레르기로 시달리는 것을 아는지라 참 적절한 계절 인사를 택했지요.
"괜찮다. 올핸 공기가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서 그런가? 심하게 치르질 않고 넘어가네."
며늘아이가 전화를 한 건 안부도 안부지만 올 여름에 맞게되는 내 칠순을 어떻게 준비할까 해서 확인을 하려고 전화를 했네요.
"아버님 올 생신이 칠순이신데, 어떻게 해 드리면 좋을까요?"
"친한 친구분들을 초청해서 자리를 마련할까요?"
깜짝이야. 칠순이라니?
탁상 달력을 황급히 넘겨봤습니다. 음력 6월이 올핸 7월에 들어있더라고요.
"아니다 친구들은 뭔 친구들. 난 사회 나이는 내 본 나이보다 한 살이 많게 지내는 터라. 다른 친구들은 칠순 다 지났고.
친구들 칠순이라고 날 초대한 x 한 x도 없었다."
"그냥 가족끼리 저녁 한 끼 하면 되지."
아마 며느리 생각엔 회갑연이 없는 요즘이다 보니 칠순은 칠순답게 치러드리려고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근데 참 멋적잖아요? 마음은 그렇질 않은데 세월이 어느 새 날 여기에다 끌어다 놨네요.
며느리가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면 가족끼리 하는 걸로 하고요. 좋은 장소 정해서 아주버님하고 협의해서 결정하겠습니다."
그 아주버님은 아직 미혼이라서,
큰 일이 있을 것도 없습니다만, 대소사를 작은 아들 며느리가 챙깁니다.
하여튼 올 제 칠순은 아마 1박 2일로 제법 짜임새 있게 치러질 전망입니다.
물 좋아하는 수국이 화단 한 구석에서 갈증나서 못견디겠다는 표정으로 고갤 떨구고 있길래,
물 한 대접 갖다 뿌려주곤, '산다는 건, 돌봐야 하는 것들을 잘 챙기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모양이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이면 두 편의 성경말씀 톡을 받습니다.
하나는 우리 목장 목자님께서 전달해 주시는 성경통독이고, 또 하나는 친구가 보내주는 말씀 톡이지요.
가끔 말씀 톡을 주는 친구에게는 '셩경해석을 무리하게 억지 춘향으로 해서 말씀이 오히려 왜곡되게 하는
현상은 좋지 않다.' 라면서 나름 묵상의 방법을 택하고 있고요.
성경 통독 톡을 통해서는 '00 회차 읽었습니다.' 라는 피드백을 목자님께 드립니다.
덧 붙여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며느리가 칠순 준비를 위해 안부를 하는 게 저리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매일 아침 하나님께 제일 먼저 문안을 드리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런 생각 말이지요.
칠순이 되어가니 늦철이 나는걸까요?
오늘 아침 며느리 문안 덕분에 올 핸 또 한번 '(일)독한 남자' 도 되어야 겠고.
카페 오픈 전에 먼저 하나님께 문안하는 성도다운 일과시작 절차를 거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혹시 '(일)독한 남자 '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지 몰라서 설명 덧붙입니다,
제가 출석하는 교회 올 해 성경 통독 목표 슬로건이 '(일) 독한 남자, (일)독한 여자 됩시다.' 입니다.
슬로건을 읽을 때는 그냥 "독한 남자, 독한 여자 됩시다." 그러고는 박수를 크게 칩니다.
첫댓글 벌써? 칠순이시네요
축하드립니다!
사랑스런 며느리도 있으시고 ~
주 안에서 강건하시고 올해 꼭 독한 남자 되셔요
댓글 감사합니다.
짧은 네 줄 댓글에 축하도 있고, 놀람도 있고, 권면도 있고
대단히 함축적인 댓글입니다.
독한 남자 되려고 애쓰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