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태백 산맥에서 분기한 광주 산맥의 주요 산으로 화악,명지,용문등 고도 1000M 이상의 고봉이 있는데 국망봉은 경기 지역에서 화악,명지 다음으로 높은 광주 산맥의 주요 능선이다.궁예의 전설로도 이름이 높은 국망봉은 산의 자태가 남성적이고 크고 웅장하다.보통 광주 산맥 종주 코스로 광덕고개(680M) 백운산을 거쳐 도마치봉,신로봉을 아우르고 국망봉을 오르면 종주 끝.
등걸이는 토요일(5일) 오후.
원래는 종주의 욕망으로 부푼 마음을 쓸어 안으며 궃은 날씨도 개의치 않고 배낭과 함께 피곤한 몸을 버스에 실었다.
후기 ----
1단계; 상봉 시외 버스 터미날. 강원 고속 소속 오후 7시 35분. 포천행 직행버스를 승차 했다. 차내는 한가했다. 막차인데도 번잡함이 없고 조용했다. 다만 뒤에 앉은 여고생 둘이 시종일관 장난을 치며 잡담을 했는데 그런대로 참을만 했다.구리를 지나며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퇴계원이다.밤에 이동면 까지 가는건 초행인지라 깜깜해진 밖을 손차양까지 하며 살펴 보았다.그러나 칠흑같은 어둠만이 있을뿐..나는 또다시 의자 깊숙히 몸을 숙이며 내일의 멋진 산행을 기대했다.
2단계; 이동면 도착.21시 12분.약 1시간 40분이 걸렸다.땅을 내려오자 먼저 반기는 것은 서늘한 밤기운 이었다.어디선가 물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동면을 비롯한 그 주위의 고장은 물이 참 많다. 대충 부식거리등을 사고 면사무소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커다란 현수막에 '축, 싱크로 나이즈 은메달 000라는 명구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는 면사무소 옆으로 들국화가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3단계: 근처 경신장 여관으로 가서 방값을 지불(30000)했다.-아쉽게도 민박을 발견 못해서..따뜻한 온돌로 대신 해야만 했다.
이것저것 챙기다가 23시 넘어서 잠을 잤다.
4단계; 09시 15분. 아,,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새벽 4,5시에는 올랐어야 했는데..온돌이 주는 따뜻함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부랴부랴 일어나서 숙소를 나섰다.생수 공장 까지는 등산객도 많고 해서 다른 길로 돌아(아카데미 하우스) 들어 갔는데(10시 12분) 잠시 걸으니 길이 세갈래로 나온다.물으니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 한분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오른쪽은 군사 보호구역이라 길이 없고 가운데 길은 475봉 가는길, 왼쪽길은 생수공장으로 돌아 가는길이라고.나는 475봉 쪽으로 진로를 잡고 계속 걸었다.그렇게 평지를 10분 걸었는데 길이 사라졌다.묶여있는 개들만이 요란하게 쾅쾅 짖어대는 꼴만 보고 다시 돌아나왔는데 언덕 하나를 넘으니 오른쪽으로 반듯한 양옥집이 보이고 그 뒤로 길 하나가 빼꼼하다. 그길이 그날의 등산로 C코스다.
5단계: 475봉으로 가는 길. 외딴 양옥집(맘씨 좋은 아주머님 집)을 벗어나 얼마를 오르니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흉물 스럽게 잘려나간 산 마루가 눈에 거슬리기도 했다.나는 그곳에서 입구를 찾았는데 잡 숲풀이 엉켜 있어서 잘 찾지를 못했다. 그렇게 잠시..앞쪽에서 산악회 모임으로 보이는 십수명의 사람들이 나타나 입구를 찾을수 있었다.(별다른 표식이 없이 빨간 리본 하나가 달려 있다.
6단계;그들과 헤어지고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경사가 좀 있는 등성이를 밟으며 시원한 아침 공기도 들이킨다.475봉 도착(11시 18분).날씨가 좋아졌다.산행하기에 알맞은 가을 날씨..그야말로 좋다.잠시 아래를 조망하고 발을 돌린다.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산 꽃들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한다.
된 언덕길이 계속 이어지고 능선 안부에서 가끔씩 올려다 보는 하늘엔 뭉게 구름이 피어 올랐다.
7단계;얼마쯤 올랐을까.가파른 등성이 하나를 넘자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이제부터 본격적인 주능선이다. 아래를 굽어보니 내가 올라온 루트가 한눈에 보이고.. 노랗고 빨간 단풍들이 보이기 시작.훠이훠이 저으며 나가는 산길이 이리도 유쾌할수가.. 중간에 화제로 데인듯한 고사목도 보이고 깊고 큰 숲이 토해내는 바람 소리도 제법 크고 강한데 사선으로 비껴 보이는 건너편 산자락이 아래로 아래로 장쾌하게 뻗어 나간다.수령을 헤아릴수 없는 신갈 나무와 떡갈 나무, 굴참 나무. 나의 가족들이 손사래를 치며 반기는듯 하다.아기자기한 소로를 빠져나가 당도한 곳은 전망 좋은 헬기장(12시 59분).시야가 뻥 뚫린 그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배낭을 내리고 한참 동안 넋을 놓아본다.멀리 명지,운악 가까이는 백운,수미,광덕이 그외 이름 모를 산중에 겹겹이 일대 장관을 풀어 놓는다. 그라고 아직은 덜하지만 단풍이 들어있는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8단계; 어디선가 '야호,야호'. 지척에 불쑥 솟은 봉우리가 있는데 망원경으로 보니 꽤 여러명이 그곳에 있다. <저곳이 국망봉!!>
배낭을 다시 메고 속보로 그곳을 향한다.주작대로가 아닌 화작대로!! 국망봉 오르는 길은 단풍꽃으로 만개하고 있는 그림의 길이다.
9단계; 1168M. 드디어 국망봉 정상이다(13시 28분).그곳엔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사진을 한컷 찍고 나도 사과 하나와 초코파이 두개를 먹었다. 국망봉에서 본 북쪽능선은 내가 올라온 길로서 개이빨봉,강씨봉등 내가 애초에 잡았던 봉우리들이 보였다.태야에 역광 되어서 강한 빛 때문에 경치가 한눈에 보이지 않은 것이 아쉽다. 지도를 펴 놓고 진행방향을 꼼꼼히 살펴 보니 신로봉과 도마치,그리고 가리산이 보였다.
어느쪽을 가든 내맘이다.그것이 나홀로 산행의 최대 장점 아닌가~~
10단계; 정상에서 한발짝 내려오면서 나는 깜짝 놀랬다. 눈에 뭔가가 화려한 뭔가가 스치는게 아닌가.제대로 정신을 차려서 보니 아...
'국망봉엔 신로봉이 있다'.라는 말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려는듯 신로령의 암봉과 단애들 사이에 울긋불긋, 천상의 화필이 수놓은듯 담징이 살아나 벽화를 그린것인지 와아!!.. 탄성이 절로 난다.도도히 흐르는 장강이라는 말이 있다.그것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칭할때 보통 지칭되는 말인데 나는 같은 맥락에서 유유히 흐르는 국망의 숨결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그만큼 신로봉(실제는 험한 암봉임)과 거기에서 뻗어나간 신로령이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이다.
11단계; 신로봉엔 소나무 한그루가 있다.그곳에서 역시 사과 하나,초코파이 네개를 먹고 잠시 이런 저런 상념에 젖어 보았다.이곳은 군사지역이라 참호도 많다. 시간을 보니 15시 45분. 신로봉이 990M이니 이젠 내려가야 한다(집안에 일이 있으므로). 아쉽지만 도마치는 다음에 가기로 하고 가리산으로 내려 왔다.가리산 정상은 못가고 옆으로 빠졌는데 말을 들으니 사고가 많은 험한 두개의 거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이라고..그런데 언뜻보니 세개 인듯도 했다.
내려오는 길에 은신천도 가보고 고려장의 비애가 있다는 가리산이라서 수목토 농장 위 은신천에 앉아 시도 적었다.
농장을 빠져 나오니 엉뚱한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일인지 내가 육군00 부대에 있는것이다. 실명은 밝힐수 없지만 위병소에 있던 국군이 내게 총을 겨누며 어리벙벙한 표정을 짓는다. 나도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짐짓 웃음이 나온다. 결국 신분증을 보이고 군인중 고참인 사람이 어디와 무선 교신..나는 15분쯤 있다가 밖으로 빠져 나올수 있었다.
신분증 보이면서 등산하기는 그때가 처음이다. 쩝!!
군인 아저씨들 화이팅!!!. 내게 총을 겨눈 일병 아저씨. 특히 하이팅!!!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