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사진제공: 연합뉴스) |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한국의 독립영화 발굴과 지원을
지향하는 독립영화들의 축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달 3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 펼쳐지는 독립영화들의 잔치인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변화와 확장을 통해 대중에게 더 밀접하게 다가가고자 한다. 특히 영화의
라인업은 여느때보다 수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주 영화의
거리를 벗어나 CGV전주효자로 메인 상영관을 옮기면서 관객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과 영화제의 전통성을 벗어난다는 쓴소리도 적지 않다.
본지는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를 통해 영화제 방향성과 각종 다양한 부대행사 및 추천작 등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전반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봄날의 영화제인 전주국제영화제는 꾸준히
독립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발견을 통해 여러 작품이 빛을 보도록 노력해 왔는데, 올해 영화제의 특징은 무엇인가.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올해 영화제가 지향한 가장 큰 변화는 공간의 확장이다.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집중됐던 행사공간을 CGV 효자점, 종합경기장에 설치할 야외 상영장으로 넓혔다. 영화의 거리 상영관은 그대로 유지하고 거리
공연 등의 이벤트도 다양하게 꾸민다. 전주 시내 전역에서 영화제의 잔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Q: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년 파르티잔’은 계급과 폭력,
자본의 민낯을 폭로하는 다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개막작으로 선정하게 된 계기와 영화제만의 메시지가
있다면?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이 영화는 한 마을에서 절대적으로 추앙받는 암살
지도자와 그의 훈육을 받아 암살범으로 성장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다. IS 집단을 떠올리게 하는 이 중의적인 소재의 영화는 지금 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비극의 면면을 바닥 깊숙이 훑어 들어가 상상하려는 야심을 보여준다. 시의성과 젊은 감독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가 마음에 들어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Q: 각 섹션별로 다양한 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데, 각 섹션별 특성을
설명해 달라.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전주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새로운, 그렇지만 덜 알려진 재능의 영화들을 상영한다.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
대다수이고 거장급이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감독들의 영화도 있다. 한국, 국제경쟁부문의 영화들은 두 편 미만의 영화를 만든 감독들의
작품이 상영된다.
월드시네마 스케이프와 코리아 스케이프 섹션의 영화들은 한국독립영화들과 세계영화계의 동시대 흐름을 볼 수 있는
영화들을 선정했다.
익스팬디드 시네마 부문은 미학적으로 가장 급진적인
실험영화들을 상영한다. 시네마페스트 부문에 상영되는 영화들은 남녀노소 아무런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영화들이다.
그밖에
심야 상영 섹션이 미드나잇 인 시네마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자극성이 강한 영화들로 편성했고 4천석 규모의 야외상영장에서 상영되는 젊고 활기찬
야외상영작들이 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장편으로 전환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가 있다. 한국영화 두 편, 아르헨티나 영화 한 편이다. 전주영화제가
직접 제작한 영화들이다.
전주 프로젝트 마켓은 올해 약간 더 규모를
확장했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후보작들을 피칭 과정을 통해 선발해 제작기획비를 수상하는 기존 프로그램 외에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부문 상영작들
가운데 역시 피칭 과정을 통해 한 편을 선정해 일천만의 상금을 수여하고 배급회사를 매칭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Q: 각 섹션별 추천작을 꼽는 다면? 한국경쟁 ‘소년’ ‘눈이라도 내렸으면’
국제경쟁 ‘포 더 플라즈마’ ‘내 숨이 멎을 때까지’
월드시네마스케이프 ‘듀크 오브 버간디’ ‘아무르 포’
코리아시네마 스케이프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네마페스트 ‘미소노 유니버스’
야외상영 ‘숀 더 쉽’ 등
Q: 각종 공연과 마스터클래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로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대중성’과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교육 프로그램도 신설했는데 어떤 프로그램인지
설명한다면?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시네마톨로지 섹션 부문에 상영되는 영화들은 영화역사에 관한 교육적 가치를 지닌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영화들이다.
해당 영화 상영이 끝나면 감독이나 비평가가 심도 깊은 해설을 제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Q: 올해부터는 영화의 거리를 떠나 CGV전주효자로 메인 상영관을
옮긴다는 것에 논란이 적지 않다. 전주 시내 인근이 메인이 됐다면 자리를 옮긴 메인 상영관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일정한 시행착오를 각오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경우 해운대와 남포동 두 군데서 치러진다. 상대적으로 전주는
작은 도시다. 관객들에게 더 많은 상영관과 상영회차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더 나은 시설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싶은 데서 나온 정책이기도
하다. 영화의 거리 상영관은 작년 수준을 유지한다. 야외상영장도 있다. 더 많은 상영 회차 제공이 이동의 불편함을 상쇄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