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와 러시아 연해주, 중국 훈춘을 잇는 `백두산항로'가 존폐기로에 놓였다는 소식이다. 이 뱃길을 오가던 뉴동춘호의 운항중단 장기화로 인한 사업 파산 일로에 처했다. 유일했던 북방항로가 끊김에 따라 여파가 적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뉴동춘호는 지난해 10월 초 항 방파제에 부딪혀 스크루 등이 파손돼 수리 중에 있다. 이런 지경에 또다시
선박 기름값을 정산하지 못해 감수보전신청으로 조선소에 발이 묶여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출입문이 쇠사슬로 묶여 있다. 선사인 동춘항운이 최근 4개월치 전기료 1,000여만 원을 내지 못해 한전이 지난달 28일 단전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터미널
내부는 암흑세계다. 입주해 있던 10여 개의 무역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다. 궁여지책으로 외부 컨테이너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처리하는 실정이다.
속초항에서 출발,
동해에 접한 4개국(속초항~일본 니가타~러시아 자루비노~중국 훈춘)을 연결했던 `동북아 신항로'가 지난해 사업권 자진반납으로 폐쇄됐다. 여기에 백두산항로가 5개월째 막혀 있어 속초항이 북방교역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속초와 중국 훈춘을 오가던 소무역상들은 손을 놓은 상태에서 기약도 없는 운항 재개만을 고대하고 있다. 일부는 생계를 위해 동해, 인천, 평택 등 다른
무역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선사가 더 이상 백두산항로를 유지할 경제력이 없어 선박 운항을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사안에는 갖가지 부작용이 줄을 잇게 돼 심각성을 더한다. 동해안시대를 위해 속초항을 동북아 관광·물류 거점항으로 육성하겠다는 도와 속초시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속초항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동해안시대의 물류·관광
관문, 북방·대륙 진출과 해양자원
개발의 전초
기지다. 더욱이 남·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5개국이 참여한
광역두만강
개발계획(GTI) 2011년 총회가 도에서 열리지 않는가. 도는 수년 전부터 속초항을
국가 주요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 요로에 건의해왔다. 이 와중에 속초항의 북방항로, 그 바닷길이 끊길 위기라니 답답하다.
관계당국과 선사 등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항로 회생
방안을 찾아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