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중국선교와 한국(5) (11/6/2003) (3/18/22)
예전에는 모텔에서 식사를 그냥 주었는데 이 모텔은 싼 모텔이어서인지 좁쌀죽, 국수, 빵, 우유, 계란후라이, 땅콩, 햄 등으로 주는데 한 사람 당 10위안($1.12)이었다. 점심, 저녁보다 비싼 것이 좀 이상했다. 바로 근처 바닷가를 산책하러 나갔다가 관광 유람선을 30분 타는데 20위안($2.25)이라고 해서 탔다. 날씨가 화창하고 참 좋아서 모텔 16층에서 내려다본 새파랗고 끝없는 아름다운 바다를 배를 타고 구경할 수가 있었다.
유람선에서 한국말을 하는 화교 부부를 만났는데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말을 잘하고 중국 학교를 다녀서 중국말도 잘하고 지금은 미국 아틀란타에 살고 한국교회를 다닌다고 하며 8박 9일 중국 관광에 850불로 중국 명소를 다 구경하고 좋은 호텔에 항공료까지 포함하고 한국 안내원도 있고 너무 좋다고 한다. 이곳은 시집이 있는 동네로 자기네가 따로 계획하여 온 것인데 안내원을 고용하고 오늘 우리가 어제 가려던 그 산에를 간다고 한다. 참으로 싼 값으로 중국을 여행할 수가 있는 것을 보았다.
서둘러 모텔에 돌아와 체크아웃하고 식당에서 똑같은 해물탕과 같은 메뉴의 식사를 하니 처음처럼 맛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이곳은 팁을 안 주는데 서비스하는 아가씨와 총각에게 1불씩 주려는데 아가씨는 안 와서 총각에게만 주었다. 전도사님이 1불을 더 주며 미국에서 온 목사님인데 예수를 믿으라고 하니 예수를 믿고 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너무 예뻐서 4불을 더 주며 멋있다고 칭찬도 해주었다. 너무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인물도 단정하고 아름다워 보인 것은 주의 사랑 때문이리라.
역전에서 알이 크고 먹음직스럽고 반들반들 윤이 나는 군밤을 한 보따리 샀는데 너무나 싸서 장사하는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윤이 나며 반짝거릴까 너무 이상했다. 어제의 밴 중국기사가 와서 2시에 공항에 도착하여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3시 중국을 떠났다.
미국 성도들이 넣어준 모든 달러를 다 쏟아놓고 무일푼으로 서울에 도착했는데 이제 주보인쇄기를 사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남편은 하나님의 일이니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책 출판비도 선교비로 일부를 써 버렸고 빚이 너무 많아지면 어떻게 하나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중형차를 가지고 마중 나오셔서 밀리는 차 때문에 고생하시는 시아주버님께도 미안하고 늦은 저녁을 차리고 기다리는 시누이께도 미안한 마음이지만 형제들의 사랑에 감사하며 포근한 잠자리에 피곤한 몸을 누이며 한국의 일주일을 시작하였다.
11월 7일 (금요일)
11시 녹번동에서 제자 목사님을 만나 그 차로 춘천의 교회 금요집회에 오는데 그곳의 깨끗한 세종호텔에 우리의 숙소를 정해주고 곧 저녁식사를 하러 나오라고 했는데 나는 몸이 춥고 떨리고 눕고만 싶어서 안 나가다. 점심도 한정식으로 잘 먹었고 차만 타고 다녔는데도 갑자기 몸살이 나서 10시 철야 예배에도 억지로 나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뜨겁게 찬양하는 것이 은혜로웠다.
담임 목사님은 교단에서 유명한 부흥강사라고 하는데 강사 목사님을 소개하면서 과거에 자기에게 F학점을 주고 미국으로 도망가신 교수 목사님을 지금 모셨다고 하며 웃기셨다. 담임목사님은 찬양이 우렁차고 은혜롭고 너그러운 자신만만한 모습이셨다. 깊은 밤에 은혜를 사모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더 큰 은혜가 넘치었다.
샤워도 못하는 열악한 환경, 중국에서는 건강했는데 내 조국에서 너무나 잘 먹고 좋은 호텔에 숙박하며 호강을 하는데 몸살이 난 것을 감사하는 마음이다.
11월 8일 (토요일)
아침 8시, 체크아웃하고 권사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 가서 뜨겁고 얼큰한 콩나물 해장국을 땀을 흘리며 먹다. 이 집은 음식이 맛이 있어서 장사가 너무나 잘되는데 “주일은 쉽니다”라는 글이 잘 보이는 곳에 쓰여 있었다.
아드님이 목사님이고 권사님은 30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하고 계신다고 하는데 환갑이 지난 연세인데도 너무나 젊고 아름다우셨다. 식당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는데 어제 철야예배에 참석하시고도 이렇게 아침부터 장사를 하시니 얼마나 부지런한지를 알 것 같다.
미국에 갖고 가라고 감자떡을 얼음에 채워 주시는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셨다. 목사님 댁에 가서 이웃교회에 시무하는 친구 목사님을 부르니 금방 달려오셔서 다과를 들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
11월 9일 (주일)
아침 7시에 간단한 짐을 챙겨 시누이 집을 떠나 지하철을 타고 수원에 도착해서 그곳의 목사님을 만나 9시, 11시 예배를 드리고 교회에서 맛있게 준비한 점심식사를 하다. 2시 예배에 친구 교수 목사님 내외분이 참석하셔서 같이 예배를 드리다. 오늘부터 수요일 아침까지 부흥회를 하는 것으로 성도들이 큰 은혜를 받도록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곳 호텔에 짐을 풀고 친구 목사님 내외분과 안수집사님 댁에서 정성껏 차린 저녁식사를 대접받다. 모두들 큰 은혜를 사모하고 정성껏 대접하는 것과 좋은 호텔이 항상 나에게는 마음에 부담이 되었다.
중국에서 우리가 갖고 간 돈을 다 나누어주면서 9시간씩 공부를 가르칠 때가 더 마음이 편하고 좋은 것은 너무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것이 죄송하기 때문이다. 감기몸살로 그렇게 정성껏 차린 음식도 맛이 없었는데 그래도 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셔서 감사했다.
*** 중국에 다녀와서 몸살과 설사로 무척 고생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나 큰 하나님의 은혜였다. 중국에서 그렇게 설사를 했다면 화장실은 문도 없고 물을 퍼날라야 했고 화장지도 없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