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빠의 부재로 늘 마음 한켠에 바람이 불던 난다는 그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학교에서도, 아파트 앞 바다공원에서도 말썽을 일으킨다. 아홉 번째 생일날, 취업준비생인 외삼촌에게 스파이더맨 슈트를 선물 받은 난다는 외삼촌의 강요에 못 이겨 똥꼬가 끼는 스파이더맨 슈트를 억지로 입게 된다. 바다공원을 관리하는 할아버지는 난다가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마음에 뚫린 구멍 때문이라며 그 구멍을 메우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집으로 돌아온 난다는 마음에 뚫린 구멍을 메우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다음 날부터 꼬마 스파이더맨이 되어 바다공원에서 할아버지를 도와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과연 난다는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바다공원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 것인지!!!
저자소개
한세경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작가가 되었고, 31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습니다. 부산광역시 창작영재학급 담임 및 강사로 활동하며 8년 동안 글쓰기 영재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수영성, 열리지 않는 화장실』, 『작전명, 쪼꼬미 리턴즈!』, 『중고 엄마, 제발 좀 사가세요!』, 『부산이 품은 설화』(공저), 『만만찮은 두 녀석』, 『외계견 복실이의 참 쉬운 일기쓰기』, 『콩가루모둠의 참 쉬운 독서록쓰기』 등이 있습니다. 『명탐정, 블랙맨을 잡아라』가 2022 부산문화재단우수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책 속으로
외삼촌은 티셔츠를 꺼내 들더니 가슴팍에 그려진 거미를 손가락으로 꾹꾹 찔러댔어요.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어요. 눈앞에 보이는 옷은 영화에서 본 슈트랑 달라도 너무 달랐거든요.
외삼촌은 옷을 입어보라며 자꾸 내 등을 떠밀었어요.
“어렵게 구해줬더니. 자꾸 그러면 이 삼촌 너무 서운하다!”
나는 마지못해 옷을 갈아입었어요.
“햐, 진짜 스파이더맨이 울고 가겠다. 정말 멋져!”
“이게 뭐야!”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정말 끔찍했어요.
꽉 들러붙은 슈트 때문에 몸매가 다 드러났어요. 볼록 나온 배에 참외 배꼽, 반으로 자른 수박을 엎어놓은 듯한 엉덩이. 고구마 같은 종아리에다가 다리 사이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외삼촌,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나가?”
“스파이더맨이 헐렁한 옷 입는 거 봤어? 스파이더맨이 슈트 꽉 낀다고 밖에 안 나가디?”
외삼촌이 눈을 부라리며 언성을 높였어요.
--- p.31
“엥? 제 마음에 구멍이 뚫렸다고요?”
나는 걸음을 멈췄어요. 마음에 구멍이 뚫렸다면 병이 났다는 거잖아요.
“밥을 먹어도 배가 고프고, 뭘 하고 있어도 허전하고, 나만 외톨이가 된 것처럼 느껴지고…….”
“맞아요, 할아버지! 허전하고 심심하고, 뭘 자꾸 건드리고 싶고……. 그러다가 말썽 피웠다고 혼나고요.”
“그게 바로 마음에 구멍이 뚫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야.”
“할아버지는 제 마음이 보이세요? 참, 신기하네요!”
나는 할아버지보다 몇 걸음 앞서 걷다가 뒤돌아보았어요.
“혹시 할아버지 마음에도 구멍이 뻥 뚫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 마음을 다 아시는 거잖아요.”
“이 녀석이!”
할아버지가 꿀밤 먹이는 시늉을 했어요.
“난다야, 집에 가서 마음에 뚫린 구멍을 어떻게 메울지 생각해 봐라. 할아버지는 답을 찾지 못했다만 난다는 똑똑한 아이니까 찾을 수 있을 거야.”
할아버지는 아리송한 말을 남기고, 갈림길에서 손을 흔들었어요.
--- p.40
“쟤가 또 잘난 척이네. 너나 내복 같은 슈트 벗어버려라!”
점점 짓뭉개진 풀밭이 늘어났어요.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요.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카메라 동영상 모드로 바꿨어요. 화면에는 풀밭에 난 자전거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어요.
“야, 뭐하는 거야?”
악당 범석이가 고함을 질렀어요.
“당장 그만 두지 않으면 학급 톡에 다 올릴 거야!”
“뭐? 저 녀석이!”
“휴대폰 뺏어야 돼!”
자전거 세 대가 나를 향해 달려왔어요. 나는 자전거가 산책길로 나올 때까지 동영상을 찍은 뒤에 헐레벌떡 달리기 시작했어요.
“가짜 스파이더맨이 도망간다. 빨리 잡아라!”
범석이는 자기가 대장인 것처럼 일당들에게 명령했어요. 내가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자전거를 당해낼 순 없을 것 같았어요. 숨도 차올랐어요.
“휴대폰 이리 내!”
자전거 세 대가 나를 에워쌌어요.
--- p.93
외삼촌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린 건 바로 그때였어요.
“여보세요? 스파이더맨 외삼촌이하는 집안청솝니다. 네, 바다공원 전망대에서 본 스파이더맨… 맞아요. 네, 네, 맡겨만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내일 오전에 연락드리고 방문하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외삼촌은 얼이 빠진 얼굴이었어요.
“유튜브에 올린 청소업체홍보 영상을 보고 전화했대요. 난다덕을 톡톡히 보네요.”
“삼촌, 첫 주문 축하해!”
“태주야, 축하한다. 잘 해봐라!”
모두들 외삼촌에게 축하인사를 건넸어요.
--- p.104
줄거리
아빠가 없는 주인공 난다는 아홉 번째 생일 날, 취업준비생 외삼촌으로부터 스파이더맨 슈트를 선물 받는다. 바다공원 관리 할아버지는 난다가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마음에 뚫린 구멍 때문이라며 그 구멍을 메우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집으로 돌아온 난다는 마음에 뚫린 구멍을 메우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다음 날부터 꼬마 스파이더맨이 되어 바다공원에서 관리할아버지를 도와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외삼촌은 난다의 달라진 행동이 자신이 선물한 스파이더맨 슈트 덕분이라며 출장 간 누나에게 용돈을 톡톡히 받아낼 궁리를 한다. 그러던 중, 관리실 할아버지는 지시를 어긴 운전자에게 뺑소니를 당하게 되고 외삼촌과 난다는 병원을 방문하며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를 보살핀다.
외삼촌은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에게 대기업 취업은 포기하고, 적성에 맞는 청소업체를 운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 개업 첫날, 엄마와 난다, 외삼촌은 퇴원하는 할아버지 집을 청소하면서 관리할아버지를 진짜 할아버지로 모시자고 의견을 모은다. 아빠가 없어 허전했던 난다와 새로운 가족이 생긴 관리실 할아버지는 어느 새 마음의 구멍이 말끔히 메워졌음을 느끼며 서로의 손을 잡고 활짝 웃는다.
출판사 리뷰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래요, 영웅입니다.
영화 속 영웅들은 악당의 손아귀에서 위험에 처한 지구를 구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착한 시민들을 구해내지요.
누구나 영웅이 되고 싶어 합니다.
강력한 초능력을 장착하고 정의의 편에 서서
무너져 내리는 지구를, 인류를 구해내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으니까요.
돈이 많아야, 능력이 탁월해야 영웅이 되는 걸까요?
지구를 지킨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잘못인 줄 알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용기야말로
영웅의 참된 행동이지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소한 잘못들이
제 자리를 찾아갈 때
우리 가정이, 우리 지역이,
더 나아가 우리나라와 우리가 머물고 있는 지구에
온기가 돌고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가 멀리멀리 퍼져나갈 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전쟁의 두려움도,
배고픔의 허덕임도,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도 사라지겠지요.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겠지요.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스파이더맨 슈트를 입은 주인공 난다처럼
주변에서 내가 할 일을 찾아 해결하는,
진짜 스파이더맨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 출처 : 아홉 살 스파이더맨 - 예스24 (yes24.com)
첫댓글 한세경 선생님,
책 발간 축하드립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소재입니다.
세경 씨의 새책 발간을 축하합니다 ☆ 그림 그린 동미 씨도 수고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