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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쁨이와 다슬이 / 김경빈
아침부터 참새들이 유달리 짹짹거리며 맑은 바람을 일으킨다. 가정의 달이라는 5월이 되니 할머니와 손녀들이 외출을 나가는 날이 많다. 어버이날이 지난 오늘은 외출을 나간 사람은 없는데 일요일이라서 아직 식사시간이 되려면 이른 시간이라 조용하다. 원장은 로비에 내려와서 일찍부터 주춤거리고 있다. 오늘 쌍둥이 아가 손님이 오기로 한 날이다. 노처녀로 늙은 권말숙씨의 소개로 5세인 쌍둥이가 들어오기로 한 날이다. 미나는 아침 줄넘기를 하려고 마당으로 나오려다말고 원장님을 만나 인사를 건넨다.
“우리 맑음이, 운동하러 내려오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응, 오늘은 귀중한 두 동생이 들어오기로 했어.”
“아, 네. 동생이 생기면 전 좋아요. 저도 잘 보살펴줄게요.”
“그럼, 우리 미나가 우리 동심원에서 제일 언니인 걸? 동생들이 아주 좋아할 거야. 맑음아, 항상 고마워. 성경이가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도 모두 미나 덕분인거 잘 알아. 오늘 오게 되는 아이들이 쌍둥이인데 여자 아이들이야. 할머니가 돌보다가 몸이 아프신 모양이야. 미나가 큰언니처럼 엄마처럼 많이 도와줘?”
“네, 전 동생들이 좋아요. 학교 시간이 끝나면 많이 데리고 놀아줄게요.”
언제나 든든한 미나를 보고 있노라면 송주희 원장은 마음이 흐뭇하다. 할머니와 둘이서만 살다가 할머니 항암치료 때문에 건강할미가 소개해서 들어온 아이이지만 이 동심원의 맏딸처럼 든든한 아이다.
“타타타닥!”
미나의 출넘기하는 소리가 리듬을 타고 있는 동안에 서브 차량 한 대가 마당으로 들어선다.
“어서 오세요.”
차 문이 열리고 키가 훤칠하고 멋진 남자가 내려선다.
“안녕하세요! 전화로 말씀드린 김대식입니다.”
“반가워요, 잘 오셨어요.”
차의 뒷문을 열고 귀여운 여자 아이 둘이 살며시 웃음을 보내온다.
“예쁨이와 다슬이 어서 내리자. 원장님께 인사드려야지!”
원장은 아가들이 내리기 전에 한명씩 안아서 내린다. 쌍둥이라서 둘이 똑같이 생겨서 이름만 알뿐 구분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여기 키가 작은 아이가 언니인 예쁨이고요, 키가 큰 아이가 다슬이에요. 그런데 구분이 되려고 그런지 다슬이 손목 뒤에 상처가 있어요.”
아빠가 다슬이의 손목을 보여주자 눈에 띄는 상처가 있었다.
“어머나, 얼마나 아팠을까?”
“자기 엄마가 요리하느라 아기일 때 커터 칼을 가지고 노는 걸 못 본 거예요. 조금 찔렸다는데 워낙 뾰족해서 힘줄을 건드려 그렇게 되었어요.”
아빠와 원장이 잠깐 얘기를 나누는 중에도 아이들은 미나가 있는 곳을 보고 있다. 원장은 미나를 불러 아가들과 마당을 한 바퀴 구경시켜주라고 말을 한다.
“권말숙 어르신께서 원장님의 칭찬이 대단했어요. 남의 아이들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식처럼 아이들을 대하신다고요. 미나라는 아이는 시골 학교지만 두각을 드러내고 성경이라는 아이도 할머니와 있어 마치 자기 집처럼 잘 지낸다고요.”
“아, 혼기를 놓치고 나서 홀로 늙어가는 게 조금 서럽다할 즈음에 저를 만난 분이시고 여기에서는 아이들이 할머니라기 보단 이모님으로 통하기도 하죠. 어린이들이 예쁘고 가족처럼 같이 지내는 다른 할머니와 생활하니 가정에 돌아온 것 같다고도 합니다.”
“아이들에겐 친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강하게 있어요. 겉으론 먹고 잘 자고 시간을 보내지만 내면에 흐르는 외로움을 다독여줄 부모라는 존재는 또 다른 것이죠. 아이들을 여기에 안전하게 맡겼다고 부모의 책임까지 덜어버리면 안됩니다.”
“원장님께서 제 아이들을 엄마처럼 잘 보듬어 주세요. 전 적어도 한 달에 두 번 이상 찾아올 수 있도록 할게요.”
“그러면 됐어요. 핏줄의 소중함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여기서는 아이들이 서럽지 않게 잘 커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곳이에요. 여기 계시는 할머니들께서도 아이들을 참으로 예뻐하시고 인간과 인간이 부닥치며 살아가니 좋다는 정이 많으신 분들이에요. 자기 손녀들뿐 아니라 여기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우리의 손녀들로 대해줄 거예요.”
원장님과 김대식씨와의 긴 대화가 끝날 즈음 아이들이 상담실로 들어온다. 누가 부른 것도 아닌데 시간이 그렇게 흘러간 것이다.
“미나야, 아가들 어땠어? 동생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지?”
“네, 예쁨이랑 다슬이 너무 귀여워요. 성경이 한 명 뿐이어서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두 명이나 생겨서 좋아요. 둘이서 같이 친구처럼 잘 지내고 저한테 언니, 언니, 하니까 너무 행복해요. 마치 저한테 선물이 생긴 것 같아요.”
“녀석, 네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미나는 가서 아침 먹을래? 예쁨이하고 다슬이는 내가 데리고 갈 게.”
미나가 밥을 먹으러 가는 뒷모습을 보던 김대식씨는 흡족해 했다. 아이들의 표정이 벌써 밝아지고 저리도 동생을 아끼는 언니가 있다는 것에 안심을 하고 미소를 짓는다.
“원장님께서 제 구세주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좋은 가정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아가들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요, 우리 아이들은 대가족 같은 이 곳 분위기에 맞게 성장을 안전하게 잘할 거예요.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자주 못 오시더라도 부모의 존재를 꼭 보여주시고 전화는 자주 해주세요.”
김대식씨 차가 동심원에서 멀어지자, 원장은 울적해지려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심원의 마당을 한 바퀴 돌아보며 많은 대화를 나눈다. 마당가의 과수들과 활짝 핀 여러 꽃무리를 설명해준다. 꽃만 있는 것보다 나무들이 섞여있으니 더욱 아름답다는 말도 하면서 사람도 큰 사람 작은 사람, 예쁜 사람 못생긴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야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말을 해준다. 꽃에 대한 설명을 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르르 달려가고 큰 나무를 올려다보면서 어느새 분위기에 동화되어 아빠 생각을 잊은 것 같다. 밥 먹으러 가서 성경이 언니를 만나면 3학년이니 조금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 말을 해준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많아서 귀여움을 많이 받을 거라고 말을 하면서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말을 하나 잘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예쁨이와 다슬이 여기 어때? 살기 좋을 것 같아? 다른 아가들이 없으니 귀여움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물론 나는 우리 아가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네, 사람이 많아서 좋을 것 같아요. 친할머니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예쁨이가 말을 하자, 다슬이도,
“맞아, 친할머니가 우리 때문에 아픈 다리 끌고서 고생을 얼마나 많이 했어? 이제 병원에도 마음대로 갈 수 있고 힘이 덜 드실 거야. 원장님, 우리 할머니도 무릎 수술하고 건강해지면 여기에서 지낼 수 있어요?” “음, 그래도 좋지. 모여서 사는 것도 좋을 수 있어. 할머니 몸이 좋아지시고 너희들이 도시에서 살고 싶으면 다시 나가도 되고. 난 그 때까지 우리 아가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잘 지낼 수 있게 도와줄 거야.:
“할머니하고 우리 셋만 지내는 것보다 여기에서 다른 할머니, 언니들이랑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치?”
예쁨이의 말에 다슬이도 동의 한다는 듯이 박수를 친다.
할머니 이야기에 시무룩해지려는 아이들을 다독이면 식당으로 들어선다.
“다슬아, 예쁨아! 할머니 다리가 잘 낫고 요양원에 안 가셔도 되고 할머니가 좋다고 하면 여기로 오시라고 해서 같이 지내자. 그 때까지 여기 할머니들을 친할머니처럼 생각하자?”
아이들이 이해를 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에 안도의 미소를 띤다.
“아, 고기 냄새, 맛있겠다!”
다슬이가 먼저 냄새를 맡고 설레발을 치는데, 밥을 먹던 성경이와 김미숙 할머니가 원장님을 보면서 쪼르르 달려 나온다.
“잘 주무셨어요?”
할머니가 말을 건네고, 성경이도
“안녕히 주무셨어요? 하고 인사를 한다.
“오늘 아침 식사는 어때요? 입에 맞으세요?”
“원장님도 참, 맛이 없을 때가 없죠. 벌써 마당으로 밭으로 산책을 한 바퀴 돌아왔으니 너무 맛있어요. 박 선생 음식 솜씨도 좋고요. 그 아이들이 오늘 온다던 쌍둥이인가 봐요?”
“네, 예쁨이와 다슬이에요.”
“아이들이 곱게 컸네요. 할머니께서 키웠다면서 잘 키우셨나 봐요.”
“얘들아 자기소개 한 번 해드릴 수 있어?”
“안녕하세요, 전 예쁨이고요, 제가 언니예요. 저는 핑크색을 좋아하고, 딸기우유를 좋아해요. 헤헤.”
“전 다슬이에요. 녹색이나 파란 계통의 옷을 입은 아이가 저예요. 저는 초코우유를 좋아한답니다. 언니하고 구분이 안 될 때는 제 손목을 보면 돼요, 흉터가 조그맣게 나와 있거든요. 제가 조금 더 키가 커서 같이 있을 땐 구분할 수 있을 거예요.”
다슬이가 왼쪽 손을 들고 손목 안쪽을 보여주자, 거기에 조그만 흉터가 보인다.
“어머나! 아팠겠네? 그런데 어쩜 말을 저렇게 잘할까? 아이들 할머니께서 의젓하게 잘 키우셨네. 여기에서도 잘 적응할 것 같아요.”
“그러게요. 저도 놀랐어요. 여기 선경이 언니랑 잘 지내?”
“예쁨아 ,다슬아 안녕! 난 하성경이야. 여기 계신 분은 나의 친할머니이셔. 우린 여기에서 모두 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어. 둘이서만 살 때보다 아주 재미있고 좋아. 난 3학년이고 여기 학교생활도 재미있어. 미나 언니가 5학년이라서 든든해. 미나 언니는 학교에서도 짱이야! 나도 너희들의 든든한 언니가 되어 줄게.”
성경이는 말을 마치자마자 두 아이들을 와락 안아준다.
“호호호, 우리 성경이가 동생이 둘이나 생기니 좋은가 봐요. 원장님, 성경이에게 두 동생을 선물로 주셔서 감사해요.”
“호호 뭘요, 항상 밝게 생활하시는 성경이나 할머니가 고맙지요. 어서 식사 드셔요.”
성경이와 할머니는 식사자리로 가고 원장은 두 아이들에게 식판을 들려주면서 음식을 처음에는 조금씩 담아가서 먼저 먹어보고 맛이 있거나 좋아하는 것은 더 가져다 먹는 게 좋다며 음식은 남기지 않도록 하라고 그 이유까지 알기 쉽게 잘 설명해준다.
저녁식사를 하기 전, 동심원 가족들이 큰 거실에 모여들었다. 별채의 식당에 딸린 큰 거실은 큰 행사가 있거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거나 잔치를 열 때 사용하는 곳이다. 큰 원탁테이블 주변으로 할머니들이 앉고 그 앞의 작은 사각테이블에는 아이들이 앉았다. 이곳은 너무 어린 아이들은 들어올 수 없고 적어도 5살, 유치원은 다닐 나이가 되어야 들어올 수 있다. 오늘 들어온 예쁨이와 다슬이는 가장 어린 아이들인 셈이다. 다른 때보다 거실이 꽉 찬 느낌이 든다.
송주희 원장은 예쁨이와 다슬이가 여기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하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마치면서 식구들에게 소개를 하고 인사를 시킨다. 식탁에는 참외가 깎아져 있어 도란도란 속삭이며 새로 들어온 아이들을 바라보며 모두들 만면에 미소를 보낸다.
예쁨이와 다슬이는 하루 동안 원장님과 부원장 선생님으로부터 여기 가족들에 대한 소개를 받은 후라서 전혀 낯설지 않은 듯이 할머니들이나 성경이, 미나를 보며 미소를 보낸다.
“우리에게 손녀가 또 둘이나 생겼어요. 다들 예뻐 해주시고 잘 보듬어 줍시다.”
할머니를 대표 격인 건강할미 정숙자씨의 말에 성경이네 할머니인 김미숙씨, 오수경씨, 노처녀로 늙어버린 권말숙씨가 박수를 힘차게 치면서 환영을 해준다.
“성경이와 저도 학교시간이 끝나면 새로 들어온 동생들을 잘 데리고 놀고 공부도 많이 시켜줄게요. 예쁨아, 다슬아, 반가워! 우리 좋은 언니 동생으로 잘 자라자.”
미나의 환영사에 할머니들이 역시 큰언니답다면서 미나의 칭찬과 성경이의 머리도 서로들 쓰다듬어 준다. 부원장 겸 보모인 김지수 선생님이 아이들의 알과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나서 예쁨이와 다슬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운 건지, TV에서 배웠는지 신나는 율동을 한 후에 새로운 가족 맞이 행사가 끝났다. 코끝으로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오면서 식당에선 저녁식사 준비가 되어 감을 알린다.
동심원의 구조를 보면 가족들이 기거하는 2층으로 된 본관 건물이 있고, 식당과 회의장 겸 많은 수가 자리하여 회의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큰 거실이 있는 식당건물이 있다. 본관건물의 1층 입구에는 사무실 겸 원장실과 할머니들의 개인방과 모두 담소를 할 수 있는 거실과 화장실, 샤워장이 있고 2층에는 아이들이 두 명씩 기거할 수 있는 방들이 몇 개 있는데, 아래층의 할머니 방이 1인 실이라면 아이들 방은 그 두 배로 크다, 책상이나 침대가 두 개씩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실이나 화장실, 샤워장은 아래층과 같은 위치에 있다. 식당건물 2층에는 원장 가족들과 외부인들이 머무를 수 있는 룸이 몇 개 있어 원장 가족들의 손님이 와도 본관의 할머니나 아이들 생활에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식사를 맛있게 하고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자 할머니들은 오늘 들어온 쌍둥이 가족이야기가 궁금한 듯이 원장님 주변으로 모인다.
“조금 궁금한 게 있죠?”
“당연하지요, 우리가 그 아이들에 대해 알고 있어야 대화를 조심해서 하고 잘 보듬어주죠.”
김미숙씨가 걱정이 많은 표정으로 대답을 하자 할머니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아빠가 젊어요. 아내가 바람이 나서 이혼하고 아빠가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 한부모가족이에요. 70을 막 넘긴 아이들 친할머니가 도움을 주었는데, 갑자기 무릎관절염이 심해져서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도 겨우겨우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대학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대요.”
“그러게 늙는 것도 서러운데, 고놈의 병까지 우리들을 괴롭힌다니까.”
권말숙씨 말에 모두가 웃는다.
“그래도 거기는 혼자서 편히 살아와서 병은 없었겠지?”
김미숙씨가 말을 하자, 권말숙씨가 피식 웃으면서,
“왜요? 생로병사가 처녀는 피해간대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늙고 아플 줄 알았다면 결혼해서 자식이라도 하나 낳을 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들어온 쌍둥이들을 보니 자식을 하나도 낳지 못한 게 조금 서운하네요. 예쁨이와 다슬이는 제 손녀처럼 더욱 잘 보살필 게요.”
“애들 아빠 직업은 괜찮은가요? 아내가 바람나는 건 경제적인 문제들 많아요.”
정숙자씨는 경제적인 문제도 걱정이라도 되는 듯이 묻는다.
“탄탄한 회사래요. 그러니까 아이들을 혼자서 키우겠다고 했겠지요. 아이들한테 잘하지 못하고 양육비만 챙기는 여자들이 많은데, 변호사를 통해 아내의 과실이 커서 양육비 걱정은 덜게 되었대요. 자기 어머니와 함께 아이를 키워온 지도 벌써 3년이 되었대요. 아이들 겨우 기저귀를 뗄 정도 되었을 때 애들 엄마가 대학 동창회 다녀와서 그리 된 모양이랍니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의심이 되어 친자 검사까지 했는데, 아이들은 아빠의 자식이 맞는 것으로 나와서 친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키우기로 했던 것이지요. 애들 할머니도 그동안 자식의 일이지만 자신의 손녀들이라서 조금씩 아픈 다리를 이끌고 생활을 했지만 지금처럼 수술까지 하게 되니 여기저기 많이 알아본 모양이에요. 우연히 권여사님을 만나 이곳의 이야기를 들은 애들 할머니가 아들에게 말을 했나 봐요. 몇 번의 전화 상담을 한 후에 들어오게 된 것이고요.”
“아이들이 복이 있네. 우리 원장님이나 우리 식구들이 모인 이 곳으로 찾아오게 되었으니 말이야.”
“성경이 할머니께선 여기 생활에 만족하시다는 거죠? 호호호.”
“그럼요, 아이들 밥하고 빨래하는 것은 물론 공부나 학교 업무 같은 것까지 다해주시니 저야 아이 커가는 것 보면서 제 건강 유지 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아이고, 그런 말 말아요. 사람이 많아지면 별일들이 많아져요. 이제 그만 들어와도 돼요. 원장님 수입이 좀 줄어지려나?”
정숙자씨의 말에 원장이 말을 받는다.
“선경이 할머니 말씀이 맞아요. 제가 뭐 큰 돈 벌려고 하는 일도 아니고. 사람이 많아지면 골치 아픈 일도 생길 수 있죠. 미나 할머니께서 지금 항암 마지막으로 하셨답니다. 미나가 잘 지내는 것 보니 회복이 잘 되고 있대요. 항암 끝나고 우리 집 식구가 되시겠다고 하니 받아주셔야죠?”
“그럼요, 내 아우가 그 날만 손꼽아 기다린대요.”
미나를 이곳으로 소개하고 데리고 온 정숙자씨가 말을 받는다.
“공기 좋은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는 게 소원이래요. 미나 시집까지 보내고 싶다는데, 제 어깨가 무거워요, 호호. 그리고 오늘 들어온 쌍둥이 할머니까지 예후가 좋아지면 아들 입장에서 살게 하고 싶답니다. 그 분까지는 받아들여야겠죠?”
“그러면. 저와 애들 친할머니가 같이 맡을게요.”
“우리 권 여사님, 성경이 할머니가 은근히 부러웠나 봐요?”
“하하하, 맞네, 일찍 시집을 다녀왔어야지.”
정숙자씨 말에 모인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져만 간다.
♡ㄱlㅁㄱㅕㅇㅂㅣㄴ♡
첫댓글 동심원에 찾아들어온 예쁨이와 다슬이,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가 키우는 한부모가정, 친할머니의 돌봄이 할머니 병 때문에 함게 살기 위한 복지랜드로 찾아왔지요. 이제 동심원의 등장 인물들이 얼추 맞추어져 갑니다. 장편 동화의 일부입니다.
Evergreen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가정이 해체되어도 혈연을 떠난, 더 큰 의미의 가정-대가족, 동심원-이라는 해결책이 준비되어 있군요. 가족애는 한 가정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가정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사랑의 용광로, 동심원은 보호막에서 벗어난 어린이와 노인을 수용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ㅡ고맙습니다 ♡♡♡
네 동화는 꿈 꾸는 이상의 나라를 만들어 나가기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나중 나도 시간의 여유 속에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지도 편달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