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토요일, 수요일 새벽 4시부터 움직여 배타고 완도에 온 후, 분당 아이들집에 모두 데려다주고 용인집에 도착하니 저녁 7시. 새벽잠 깨워 왔는데도 배타고 가는 아이들은 꽤 즐거워합니다. 전날 배변문제로 늦게 짐든 완이가 새벽에 못 일어날까 걱정했지만 녀석 많이 컸습니다... 배타러 가자는 말에 준비를 하는데 짜증내지않는 녀석이 기특합니다.
목요일부터 병원검진에다 간만의 용인집 정리, 태균이 머리이발에다 제주도가져갈 필요식품들 구매 등등 종일 글 하나 못올릴 정도로 몸이 바빴습니다. 그나저나 이제는 연령이 있다보니 그토록 건강했던 태균아빠가 극심한 독감으로 몸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풀코스 마라톤대회를 거의 15회 완주한 경력에서 보듯 참으로 건강체질인데 딱 보아하니 체력과 면역력이 바닥인 듯 합니다.
아들은 내 마음대로 만들어갈 수 있으나 남편은 그게 쉽지않으니 그래도 이제는 신경 좀 분산해주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 자기인생 잘 알아서 챙기고, 자기고집이 장난아니어서 저는 늘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곤 합니다. 자기고집이 지나치게 센 경우 부딪치는 일도 많고 먹혀들지 않을 게 뻔하니 굳이 각자 의견이 옳다고 날을 세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참 빨리 터득한 듯 싶습니다.
긴 세월, 태균이 양육에도 조금의 시간적 여력도 없이 바쁜 사람이기도 했지만 제 방식대로 태균이라는 특수상황에 대한 부담도 별로 주지 않은 듯 합니다. 덕분에 태균이하고 긴 세월, 하고싶은대로, 마음내키는대로 즐겁게 좌충우돌 삶을 즐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양육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을 보면 충분히 큰 도움없이 할 수 있다고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때로 남편이 거추장스러울 때도 있고, 물론 남녀역할이 바뀐 가정도 있어 아빠가 전담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지요.
밤에 잠깐 보는 상황이니 (운좋게도 아직도 퇴직을 안했으니) 뭘 어떻게 해줄 것도 없지만 마음쓰느라 며칠 더 머리가 부산했었던 듯 싶습니다. 금요일, 아침부터 준비해서 영흥도에 들어왔습니다. 간만에 왔더니 태균이 도예전시회했었던 건물 주인이 아주 반갑게 맞아줍니다. 사실 도예전시장을 아직도 정리하지 못해 작정하고 정리모드로 진입, 종일 이 작업으로 바쁜 하루였습니다. 태균이까지 동원시켰으나 녀석 한 시간도 못하고 장갑 벗어던지고는 그 건물 1층 중국집에 가자고 합니다.
영흥도집은 매번 다양한 수선문제를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에는 보일러입니다. 난방도 온수도 안된지 근 한달이 넘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as불러 점검을 해보니 보일러가 수명을 다해 터졌다고 합니다. 펜션으로 썼던 집형태라서 보일러 크기도 작지않은데 내참, 영흥도 이주역사는 수리역사이기도 합니다. 어찌 이리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문제들이 생기는지...
새로 교체가 필요하니 급하게 주문했지만 일주일이나 걸린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냉방과 차거운 물을 감수해야 합니다. 라디에이터와 전기요를 찾아내 틀어놓기는 했지만 매일 샤워 안하면 몸에 가시가 돋는 태균이가 걱정입니다.
그래도 간만에 집에 와서 서해앞바다를 바라다보니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바다는 어디에 있으나 바라다보면 마음의 고향같습니다. 새삼 바다가 있어 삶은 건강하게 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더 바다가 좋아지는 이유란, 과학적으로 보면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정입니다. 심장건강에 여성호르몬의 역할은 너무 중요해서 갱년기를 맞으면서 여성들의 심장병 발병 비율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아래 통계를 보면 70대 이후의 심혈관질환 사망자 비율이 여성들이 앞서게 됩니다. 고지혈증과 같이 심장건강과 직결되는 성인병의 성비가 이미 50대 이후 급격히 역전되는 현상의 배경에는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현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저처럼 오랜 세월 자기 개발의지가 좀 과하다싶은 체질의 경우 스스로에게 가하는 스트레스는 정도 이상입니다. 태균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덜 받자 많이 노력하지만 그래도 벗어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오랜 세월의 상황에서 스스로 타격했던 심장의 충격들은 갱년기를 맞아 결국 병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스스로 심장이 조여지거나 두근거리는 증세가 나타날 때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저에게 가장 큰 치유책입니다. 이런 신체적 메커니즘에 의해 저는 바다에 무척 끌리고 바다근처에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제가 건강하고 팔팔해야 태균이와 여생을 그야말로 누구 도움없이 해낼 수 있을테니까요. 저같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한 저는 태균이를 누군가에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왜 바다와 심장병적 문제는 깊은 관련을 갖게 될까요? 바로 눈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눈이 열려야 인간도 광합성 작용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인간의 광합성 작용은 눈을 통해 받아들인 햇빛의 양에 맞춰 뇌가 진행하지만 결국 심장이란 인체기관이 그 작용을 구체화 해주는 것입니다.
저같이 갱년기에 들어선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바다가 주는 의미는 너무 커서 그 어떤 치료효과보다 크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눈에 문제가 생긴건 (시각정보처리, 안구실행증, 약시 등등) 뇌의 광합성작용 (신경전달물질 생성과 호르몬 합성, 심장기능 조절)에 치명타를 가하게 됩니다. 제가 바다를 좋아하는 배경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같은 원리일 것입니다.
첫댓글 눈코 뜰새 없이 바쁘셨네요.
배 위에서의 사진을 보니 우리 친구들에겐 뱅기보다 훨 이익일듯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