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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의 중형교회인 A교회는 최근 교회학교 내 교육부서인 유년부와 초등부를 통합했다. 한 부서의 학생 수가 10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교역자 청빙이 어려워서다. 제주의 B교회 역시 같은 이유로 유치부와 초등부를 합쳤다. 성도 200~300명이 출석하는 중형교회지만 교회학교 학생 감소세가 예전 같지 않아 기존 부서를 유지할 수 없었다.
‘저출산 재앙’에 직격탄을 맞은 전국 교회가 교회학교 부서 통폐합에 나서고 있다. 교회학교 통폐합은 수년 전만 해도 지방 소규모 교회만의 문제였으나 지금은 성도 100명 이하 규모의 전국 교회로까지 옮겨붙은 모양새다.
지방 교회의 다음세대 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8일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교회학교 인구는 2013년부터 10년간 34만명에서 21만명으로 줄어들었다. 10년 새 38% 감소한 것으로 일반 초중고 학령인구 감소 비율(19%)의 2배에 달한다. 초등부의 감소율은 39%로 일반 학령인구 감소율(4%)보다 10배 가까이 높았다.
학생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지방 교회는 교회학교 소멸 직전이다. 이미 교회학교가 폐지돼 장년 성도와 예배를 함께 드리는 곳도 적잖다. 대체로 행정안전부가 2021년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에 있는 교회들이다. 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은 교회학교의 폐지와 부서 통폐합을 앞당기는 데 부채질했다.
축소사회의 파고는 교회학교를 넘어 장년 부서와 지역사회 곳곳까지 영향을 미친다. 인구감소 지역에서 5060세대는 청년층에 속한다. 고령화로 사망자가 늘면서 방치된 빈집 등은 공공기관에 의해 주차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도미노처럼 도심 교회를 뒤덮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내 봉사자가 부족해 칠순 넘은 성도가 구역을 관리하는 ‘은퇴 구역장’도 도심 교회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서울 중구 C교회 집사는 “이사를 온 뒤 몇 년이 지나도 구역에서 연락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구역장 권사님이 이미 은퇴한 분이더라”며 “(고령으로 인해) 구역원의 이사 등을 제때 챙기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장창일 김동규 기자 grieg@kmib.co.kr
출처 : 더미션(https://www.themiss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