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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시 : 2011년 5월 8일 08시 48분 ~ 14시 12분
※ 산행지 : 춘천 삼악산(654m)
※ 날씨 : 연무 후 맑음
※ 산행구간 : 매표소(의암) ~ 상원사 ~ 동봉, 삼악산 ~ 큰초원, 작은초원 ~ 매점 ~ 등선폭포 ~ 매표소
매표소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가 보다. 난 오이무더기를 들고 상원사를 향한다. 예상치못한 짐이라 순간적으로 당황했었다.
상원사에 도착하는 근처에 산길이 엉망이다. 예전의 수해 때문인가 생각했는데, 막상 옆에 있던 산님의 설명에 따르면 오늘 06시 30분경 작은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래도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다.
입산 초기부터 눈을 싱그럽게 해주는 것은 바로 '금낭화'다. 참 오묘한 꽃이다.
첫 대면은 산장 주변이라 마치 심어놓은 것으로 보여 그 감흥이 반감되었지만 상원사 주변에서 만난 금낭화는 그 느낌이 많이 달랐다. 군락지를 보는 듯 해서 반가움이 남달랐다.
▲ 입산 (08:48) 상원사 입구에서 절에 전해줄 오이더미를 따로 받아서 올라선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연등이 널렸다.
▲ 산괴불주머니 (08:56) 입산 초기부터 들꽃이 반긴다.
▲ 금낭화 (08:58) 역시 예쁘다.
▲ 오묘한 모양 (08:59) 아름답지 않은가?
▲ 의암호 (09:04) 호수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 산사태 (09:19) 새벽 6시 30분경 일어난 산사태. 주변이 상원사인데 화장실 쪽만 훼손 당했다.
▲ 매화말발도리 (09:20) 유사한 꽃을 찾았더니... 그렇단다.
▲ 연두의 느낌 그대로 (09:24)
▲ 금낭화의 향연 (09:26) 금낭화는 곳곳에 널려있었다.
▲ 상원사를 지나며 (09:33)
오랜만에 산을 접해서일까? 봄꽃에 반해서일까? 온통 산의 느낌을 확인하려는 듯 거북이 걸음이다. 그러고보니 어느 순간 급할 것 없이 즐기는 것이 입산 아닌가?
깔딱고개를 앞두고 만난 산님이 한마디 도움말을 주신다. "깔딱고개를 넘어서는 지팡이를 접어야 합니다. 길이 험해요" 하신다. 고마운 느낌이 하나, 아쉬운 느낌이 하나!!
고마운 것은 미리 안내해주시는 마음!! 아쉬운 것은 미리 재단한 듯한 표현!!
내가 안내한다면, "즐거운 암릉 산행되세요"다.
지난 묘봉에서 들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던가? 삼악산에서 보는 들꽃의 향연도 그럴 듯 하다.
▲ 깔딱고개 (09:40) 된비알은 맞지만 '깔딱고개'라는 이름에 비하면 초라하다.
▲ 남산제비꽃 (09:48)
삼악산도 '악(岳)'산이라 그런가? 바위가 우릴 반긴다. 주변 시설이 워낙 좋아서 문제될 것은 없다. 적절한 바위지대가 놀러온 듯한 우리를 적당히 긴장시킬 뿐이다.
한참 놀긴 했다. 어느새 우리를 쫓아 몇 무리가 지나간다. 단체 산행에 나선 분들이다.
밑에서는 들꽃을 보느라 바쁘고, 오르니 진달래, 철쭉, 연녹색 새순들이 봄이 왔음을 절절히 느끼게 해준다. 여름이 되면 연녹색은 진녹색으로 바뀌리라!!
▲ 고목과 의암댐 (10:07) 의암댐의 모습이 한눈에!!
▲ 암릉 (10:13) 제법 씩씩하게 오른다.
▲ 마눌도 오르고 (10:16)
▲ 초록의 향연 (10:40) 파란 하늘과 초록잎, 상록수의 위력.
▲ 부녀 휴식 (10:40)
▲ 각시붗꽃 (10:54)
▲ 바위에서 (11:02) 주변 하늘금이 배경이다.
▲ 의암호 전경 (11:03)
여유부리며 산에 들어와 놀면서 거닐다보니 어느덧 산마루에 닿았다. 오랜만에 쉬엄쉬엄 산을 거닌 셈이다.
산마루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정상을 즐기고 있었다. 과거 인증처럼 남겼던 정상석의 장면에 대해 이제 집착을 버렸다. 여유가 있으면 담을 뿐이다.
정상을 조금 벗어나 점심을 먹었다. 열무쌈의 진가를 확인한 순간이다. 자연을 닮은 먹거리는 어느 곳에서나 그 맛을 느끼게 해준다.
점심을 먹고 여유있는 하산을 준비한다. 삼악산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가평역'까지 내닫는 것이었다. 종주를 계획할 때, 등선폭포를 버려야 하고, 그 아쉬움에 대해 표현한 김장호 선생님을 떠올리며 우리는 등선폭포길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 용화봉 봄 (11:10) 삼악산의 최고봉이다. 등선봉까지 생각했지만, 다음 기회로...!!
막상 등선폭포로 하산을 결정하고 길을 나서자 예기치 못한 장관에 감탄하게 되니 그것이 바로 '큰초원', '작은초원'이다.
삼악산을 가평역부터 먼발치로 보며 지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곳에 신선이 머물렀음직한 큰초원, 작은초원이 존재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적당한 거리에 된비알 몇 번으로 맛을 다할 것이라 느꼈던 삼악산이다. '큰초원'이라는 이정표에 속웃음을 웃다가 멈춘 주변 경관이... 이 정도일 줄이야!!
오죽하면 마눌과 딸이 '공중부양'을 시연하겠는가? 야영이 즐거운 나는 이곳이 최고의 야영지임을 다시 확인한다. 산을 사랑하고, 머무는 것에 마음이 있는 산님들께 강추한다.
▲ 큰초원 (12:10) 스스로 이름붙인 '큰초원' 진정 넓은 초원이다.
▲ 이것은 무슨 상황인가? (12:21)
▲ 꽃망울 (12:26) 철쭉이 서서히 머리를 드러낸다.
▲ 휴식 (12:28) 이렇게 넓은 평지가!!
▲ 나도양지꽃 (12:30) 대략 추정할 뿐!!
▲ 꼬깔제비꽃 (12:31)
큰초원을 지나 계속 하산하다보니 333계단이 나온다. 계단하면 '계룡산'이 떠오르고, '지리산' 계단도 새삼 기억난다. 이곳 계단은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계단의 숫자가 아니라 아담함을 표현한 느낌이라면 딱 맞다.
큰초원과 333계단이면 하나의 산으로 충분한 모습을 갖추었다고 느낄 때쯤, '작은초원'이 우릴 반긴다. 에상치 못한 또 다른 '초원'이 있다. 규모를 비교하자면 정말 '작다'.
그러나 그 품은 제법 크다.
마눌과 딸은 그 품을 참지 못하고 '낮잠'을 청한다. 말이 낮잠이지 내가 재촉해서 그들의 낮잠은 '꿈'처럼 지나갔을 것이다.
하산길은 예상과 달리 넉넉한 물길과 만난 들꽃들이 우릴 즐겁게 해주었다.
흔히 접하지 못한 들꽃을 보며 삼악산의 또 다른 면모에 반한다.
▲ 333계단 (12:34) 오르면 고행인 곳!!
▲ 기묘한 나무에서 (12:16)
▲ 낮잠은 달콜하여랴 (12:45)
▲ 작은초원 (12:50)
▲ 푸른 하늘과 새순 (12:59)
▲ 매미꽃 (13:11)
▲ 참꽃마리 (13:17)
▲ 벌깨덩굴 (13:29)
넉넉한 물길은 등선폭포의 전주곡이다. 물길이 모이고 모여서 큰 물줄기가 되고 그 물줄기가 큰 폭의 낙차를 만나니,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폭포'를 만들었다.
어디서 배웠을까? 누가 가르쳐줬을까? 봄은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의 본질인 '연출'을 기획한다. 주변에 사진찍기를 생업으로 하는 분이 있어 급하게 찍었더니 연출조차 부실하다.
▲ 물놀이 (13:38)
▲ 선녀탕 (13:52)
▲ 작은 폭포(13:55)
▲ 등선폭포에서 (14:06)
▲ 폭포 부부 (14:08)
▲ 하산 (14:12)
▲ 폭포수 마시기 (14:12) 사진은 작품이다.
등선폭포로 이어지는 길은 짧은 산행을 대체할 만큼 매력적인 길이다. 어찌 규모가 작은 듯한 산에 '초원'이 있을 줄 알았으랴. 또한 풍부한 들꽃이 자리잡고 있으니 경기에서 쉽게 찾지 못할 들꽃들이다.
마눌의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강원'도라더니 달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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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들꽃 소식 전해주셔서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요즘 들꽃이 좋네요^^
잘 봤습니다. 아름다운 가정 이네요...따님이 귀여우세요...ㅎㅎ
고맙습니다. 노는 것만 좋아해서.. ^^
단풍제비꽃이라는 사진의 그림을 보니 남산제비꽃이라는 사진과 매우 닮았네요. 그 두 이름이 같은 꽃을 지칭하는 것인지요?
님이 지적하신대로 단풍제비꽃이 아니라 '남산제비꽃'이네요. 저도 책을 뒤져 찾아봤는데, 핵심은 잎의 차이네요. 고맙습니다. 수정합니다^^
즐거운 산행모습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래전 등반했던 기억이 납니다....^^
추억이 많은 춘천 의암호와 함께 있는 삼악산 좋지요...^^
조금은 힘든산이기도 하지만 보람있는 산이기도 하지요...^^
정말 좋았습니다. 큰초원, 작은 초원은 특히 이색적이었지요^^ 들꽃은 보너스고요^^
넘 보기좋네요^^ 가족들이 모두 산행을 하시구 넘 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산에 오래 머물기로 바뀌는 듯 합니다^^
저도 산행하면서 궁금했던 야생화의 이름을 이제야 알았네요. 생긴 모습이 붓꽃을 닮았다 생각했었는데 아! 각시붓꽃이었군요. 춘천 삼악산에 다시 가보고 싶어요.
5월은 정말 들꽃의 향연입니다. 특히 강원도쪽 들꽃이 참 풍성하더군요^^